'십일조의 기원'
십일조는 첫 열매를 제물로 드리는 것과 같이 땅의 모든 소산이 궁극적으로 하나님께 속한다는 확신을 표현하는 신앙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첫 열매 제의(신명기 26:1-15)와 십일조는 동일한 기원에서 유래합니다. '십일조'라는 용어는 첫 열매의 양을 구체화 시키고 더 정확하게 규명하기 위해서 도입된 것으로, 레위인 또는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서 쓰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약의 약자들이란 생산의 기본 단위가 되는 토지를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당시는 농경사회이기에 토지는 삶에서 결정적인 요소였습니다. 레위인들은 토지를 갖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들은 이스라엘 형성기에 야훼 신앙을 토대로 나라를 세우는 일등공신이었으며 모세와 아론이 속한 지파였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 각 지파를 하나로 묶어내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각 지파 속에 흩어져야 했습니다. 흩어진 레위인들은 각 지파에게 야훼 신앙과 제사, 예배, 교육 등을 담당하며, 이스라엘을 ‘하나의 야훼 공동체로 묶어내는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일정한 곳에 토지를 분배받고 자리 잡을 수 없었습니다.
십일조는 이들을 위한 몫으로 드려졌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왕정으로 넘어가면서, 신앙공동체를 유지하는 것뿐만 아니라 왕에게 드리는 십일조(사무엘상 8:15 이하)가 추가로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이중 삼중의 세금이 되면서 민중에게는 가혹한 짐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규모의 예루살렘 성전이 건립되면서 성전 유지를 위해서 성전세를 화폐로 바치도록 하는 의무가 추가되었습니다.
본래 십일조는 당시 농경사회에서 곡물과 가축 소산, 즉 땅의 소산을 함께 나누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왕정의 세금 징수로 백성의 부담이 늘어나자 십일조가 온전하게 드려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부를 누리는 일부 제사장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레위인들은 사회적 약자로 전락하게 되었습니다.
홍태의 목사(한강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