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훼공동체
구약성서의 핵심은 과연 무엇일까요? 바로 출애굽 사건입니다. 성서는 반복해서 "너희가 이집트 땅에서 노예 되었던 때를 기억하라"는 말로 출애굽 사건을 회상시킵니다. 열 가지 재앙, 바다를 가른 이야기, 구름기둥, 불기둥, 만나, 메추라기의 기적과 무용담들이 성서 전반에 걸쳐 원초적 경험으로 반복됩니다. 하나님은 불붙는 가시덤불 속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중대한 사명을 주셨으며, 바로 그 자리에서 당신의 이름을 "야훼"로 계시하십니다. 그리고 "가서 내 백성을 구하라!"는 명령을 주십니다. 이와 함께 이집트 노예들을 "내 백성" 이라고 부르시며 "그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내게 들렸다."고 하십니다.
구약성서는 바로 이 야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이라고 선언하신 노예들을 이끌어내셔서 가나안이란 땅을 주시고, 그들이 새로운 평등공동체를 세우게 하시는 역정의 이야기입니다. 나아가서 이 노예들의 역사를 넘어 인류를 해방시켜 나가시는 이야기입니다.
가나안!
탈출한 이집트 노예들이 들어간 땅은 바로 가나안입니다. 가나안은 이른바 4대 문명 중 두 문명의 발상지인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를 잇는 초생달 모양의 기름진 옥토지역의 통로에 해당하는 장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남쪽에는 이집트가, 그리고 동쪽의 메소포타미아에는 아시리아, 바벨론, 페르시아 제국이 차례로 전성기를 이루면서 영향을 끼쳤습니다.
그러므로 가나안은 처음부터 이 거대 문명들이 각축을 벌이며 충돌하는 역사의 장이 될 운명이었으며, 어느 한쪽의 힘이 넘치거나 모자랄 때마다 커다란 홍역을 치러야 했습니다. 지금은 이 지역을 팔레스타인이라고 부르지만, 이 이름은 성서에서 이스라엘과 불구대천의 원수인 블레셋(Philistines)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홍태의 목사 (한강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