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옷 이야기 1


                                                                                                                                                                                                       홍영의 전도사(중계교회)

1. 심판 이야기
"밭에 있는 자는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지어라"(마 24:18) 마태복음 24장은 십자가의 죽음을 며칠 앞둔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감람산에 앉아 마지막 심판의 때에 일어날 상황들을 말씀이 들어있다. 그런데 겉옷을 가지러 뒤로 돌이키지 말라는 말은 조금 이상하게 들릴 것이다. 겉옷이 무슨 귀중품도 아닌데, 왜 겉옷이 챙겨야할 일 순위 물건일까? 단지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겉옷을 가져가기를 원했던 것일까? 참고로 집 근처에서 일을 하거나 가까운 곳으로 외출할 때에는 속옷만 입고 다녔다.

겉옷은 히브리어 원어로는 '케쑤트', '씸라'등 다양한 단어로 등장한다. 이 말에는 겉옷이라는 뜻도 있지만, 덮는 옷이라는 뜻도 있다. 옷을 '입는다'고 표현해야하는데, 겉옷의 경우는 '덮는다'라고 표현한다. 겉옷은 장기간의 여행에서 낮에는 더위와 비를 막아주고, 밤에는 길거리 노숙을 위한 슬리핑 백 역할을 한다. 전쟁 b등의 환란이 다가오면 생존에 필요한 물건이 귀중품 보다 우선시  되기에 예수님은 겉옷을 예로 드신 것이다. 심판의 날에는 겉옷을 가지러 돌이키지 말라는 것은 그 정도의 혼란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다.

2. 룻과 보아스
시어머니 나오미의 지시대로 룻은 보아스가 덮고 있는 겉옷 속으로 들어갔다. 자다가 함께 누워 있는 룻을 발견한 보아스는 화들짝 놀랐다. 이때 룻은 "나를 당신의 옷자락으로 덮으소서"라고 간청했다. "이르되 네가 누구냐 하니 대답하되 나는 당신의 여종 룻이오니 당신의 옷자락을 펴 당신의 여종을 엎으소서 이는 당신이 기업을 무를 자가 됨이니이다"(룻 3:9) '옷자락으로 덮는다'는 것은 '겉옷으로 덮는 것'을 가리키는데, 이것은 다른 사람의 겉옷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그 사람의 보호 아래 들어감을 의미한다. 즉 룻의 경우는 보아스와 결혼하기를 간구하는 표현인 것이다. 현대 이스라엘의 회당에서는 이와 유사한 의미의 예식이 있다. 이 예식이 진행되면 집안의 가장들은 그들의 어깨에 걸친 숄을 넓게 펼친다. 그 안으로 아내와 자녀들이 들어간다.

3.겉옷의 용도
산업혁명 이후 잉여 생산물을 쌓아 놓을 수 있게 된 현대 사회와 달리 성서시대는 모든 재화와 상품이 한정되고 턱없이 부족했다. 겉옷도 마찬가지로 부족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생 겉옷 한벌만 가지고 산다. 그래서 아무리 가난한 사람도 최후의 수단으로 겉옷을 전당 잡혀 돈을 빌릴 수 있었다. 겉옷이란 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기에 밤에는 추위로 부터 몸을 지키는데, 겉옷이 없다면 충분한 쉼을 얻을 수 없고 자칫 추위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래서 율법은 전당 잡은 겉옷을 해가 지기 전에는 반드시 돌려주라고 명령하고 있는 것이다. 신약에서는 세례 요한이 무리들에게 설교 할 때에 "옷 두 벌 있는 자는 옷 없는 자에게 나눠 줄 것이요 먹을 것도 그렇게 할 것이다"했는데 이도 비슷한 이유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