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에 대하여(보아스)

 

5. 보아스(룻 4:1~2)

 

가부장적 씨족사회였던 성서시대에 과부가 된 시어머니 나오미와 또 다른 과부인 룻은 누가 봐도 딱한 처지였다. 그 시대 여성은 기업을 이어 받을 수 없기에 남성 가족이 없는 이들의 토지와 모든 소산은 일순위 친척에게 물려받게 된다. 물론 이 과부의 재산을 물려 받은 친척은 이 과부 중 한명과 결혼해야하는 의무가 생긴다. 의무는 있지만, 결혼만 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렇기 때문에 진심으로 이 둘을 아끼고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가 이들에게는 필요하게 된다. 그 사람이 바로 보아스이다. 그런데 안따깝게도 보아스는 나오미와 룻의 기업을 무를 수 있는 일순위의 친족이 아니었다. 그래서 룻을 부인으로 맞이할 각오를 한 보아스는 구체적인 이름이 나오지는 않지만 무명의 일순위 친족으로 부터 기업 무를 권리를 공식적으로 양도받을 필요가 있다. 보아스는 이 사람을 찾기 위해 성문에 가서 앉는다. 보아스는 성읍 장로 열 명을 청해서 일순위에 있는 친족으로부터 나오미와 룻의 기업 무를 권리를 공식적으로 양도 받았다. 그러면 왜 보아스는 성문에서 이러한 공식적인 거래를 한 것일까?

6. 성문, 만남의 광장

성곽으로 둘러싸인 성읍에서 성문은 사람들의 출입으로 늘 북적거리는 곳이었다. 이런 의미에서 성서시대 성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딜레마가 있다. 성문은 적의 공격에 가장 취약한 곳이었기 때문에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성문을 가급적 좁고 접근이 어렵게 만드는 것이 유리했다. 하지만 전쟁이 없는 평화 시에는 되도록 넓고 접근이 용이하게 만들어야 많은 사람들이 출입할 수 있었다. 이처럼 두 가지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했다.

성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성문을 통과하면 넓은 광장이 펼쳐졌다. 일종의 '만남의 광장'인데 성서시대 이스라엘 사람들은 이곳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중요한 거래와 비즈니스를 했다. 보아스가 나오미와 룻의 기업 무를 권리를 일순위의 친족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양도받기 위해 성문으로 간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성문에 모인 많은 백성과 장로들이 증인이 되어 이들 사이에 이루어진 거래를 확증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 성문 위 회관에 모인 온 마을 사람들과 원로들이 대답하였다. "우리가 증인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의 집안으로 들어가는 그 여인을, 이스라엘 집안을 일으킨 두 여인 곧 라헬과 레아처럼 되게 해주시기를 빕니다. 에브랏 가문에서 그대가 번성하고, 또한 베들레헴에서 이름을 떨치기를 빕니다."]

많은 사람들이 출입하는 성문은 한편 각종 루모와 가십들이 생산되고 퍼지는 진원지이기도 했다. 나쁜 소식도 성문에서 퍼지지만 좋은 소식도 퍼져 나갔다. 현숙한 여인에 대한 칭찬도 성문에서 퍼져 나갈 것이다.

                홍영의 전도사(중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