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이야기
홍영의 전도사(중계교회)
1. 말의 쓰임
성서시대 국가들의 말의 쓰임은 전쟁과 군사적 목적이 가장 크다. 말은 나귀나 소처럼 가축의 범주에 들지 않았다. 성경에서도 말이 농경적 목적으로 사용된 구절은 이사야 28장 28절이외에는 없다. '평화'를 상징하는 나귀와 대조되는 개념으로 말은 '전쟁'을 상징하는 동물로 인식되었다.
농업과 운송 목적의 가축이 아니라 전쟁과 사냥 목적의 성격이 강한 말은 유대인들에게 '우월감'과 '교만'을 상징하는 동물이다. 왕은 자신이 소유한 말의 수로 군사력을 '과시했고' 이로 인해 '말을 많이둔다'는 것은 군주의 공격적이고 호전적인 대외정책과 부와 권세로 백성과 이웃을 내리누르고 싶어하는 포악함을 의미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신명기 모압 평지 설교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삼가해야할 3가지 목록을 말씀하셨는데 그중 하나가 '말'과 관련되어 있다. 첫째, 말을 많이 두지 말라. 둘째, 아내를 많이 두지 말라.
2. 말에 대한 다윗과 솔로몬의 대조적 행동
다윗은 암몬 성을 정복할 때 이들을 도우러 온 소바 왕 하닷에셀을 치러 계속 북진하여 그들을 격파했다. 이때 수많은 말과 병거를 전리품으로 얻게 되는데, 이중 병거 일백 대의 말만 남기고 나머지 말은 발의 힘줄을 끊어 버렸다. 다윗은 분명 하나님이 모세를 통해 주신 '말을 많이 두지 말라'는 명령을 기억하여 순종한 것이다. 그러니 다윗을 가리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고 불린 것도 당연한 듯하다.
반면 솔로몬은 어떠했는가? 솔로몬은 하나님의 경고의 말씀과 정반대로 행동했다. 그는 곳곳에 병거와 마병을 두고 군사적 목적으로 말을 키웠다. 심지어 평야에서나 쓸모가 있는 말을 예루살렘과 같은 산지에서도 키우고 병거성을 두었다. 이것외에도 솔로몬은 '아내를 많이 두지 말라'는 명령도 어겼고, '금은을 많이 축적하지 말라'는 명령도 어겼다. 방패는 상식적으로 금이 아니라 놋으로 만들어야 한다. 금은 놋보다 무겁고 약하다. 그러나 솔로몬은 금은을 축적해 큰 금방패 200개, 작은 금방패 300개를 만들었다. 솔로몬의 허세와 과시욕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다.
솔로몬은 '지혜의 왕'이라는 말로 인해 자칫 선한 왕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그가 하나님 앞에 온전히 섰을 때는 재임 초기 기브온 산당에서 기도하며 백성을 다스릴 지혜를 간구했을 때 뿐이었다. 자기가 조정 할수 없는 큰 능력을 받는 것은 독이 될 수 있다. 혹 여러분이 큰 부나, 능력이나, 권능이나, 지혜를 구하고자 한다면, 겸손함을 같이 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