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이야기
홍영의 전도사(중계교회)
1. 성서시대 '개'의 위치
고대 근동 지방에서 개는 길들여진 가축이기보다는 야생 개의 이미지가 더 강했다. 다시 말해 애완용 개는 없고 대부분 들개만 존재했다. 가끔 목자들이 양떼를 관리하기 위한 차원으로 개를 사육하기도 했으나 그 수는 작았다. 그러나 예수님의 시대인 헬라 문명이 들어온 시대부터는 일부 부유한 계급층에서 개를 애완용으로 사육하기도 했다. 성경에서 스스로를 '개'라고 표현하는 것은 '겸손'을 표현하지만, 상대방을 '개'라고 부르는 것은 극단적인 '조롱과 경멸'을 표현한다.
자신을 낮추는 겸손의 표현 : " 이스라엘의 임금님은 누구를 잡으려고 이렇게 나오셨습니까? 임금님이 누구를 잡으려고 쫓아다니십니까? 한 마리 죽은 개를 쫓아다니십니까? 한 마리 벼룩을 쫓아다니십니까?"(삼상24:14) - 성경뿐 아니라 고대 근동 문헌에서도 자기 비하적인 겸손의 표현으로 자신을 '죽은 개'나 '길 잃은 개'로 비유했다.
남을 조롱하는 경멸의 표현: "죽은 개가 높으신 임금님을 저주하는데, 어찌하여 그냥 보고만 계십니까? 제가 당장 건너가서 그의 머리를 잘라 버리겠습니다."(삼하 16:9) / 삼상 17:43 / 삼하 3:8
2. 갈렙의 이름 유례
성경에는 양의 비유가 많이 나오는데 목자가 광야에서 양을 칠 때 양 떼를 맹수로부터 지키는 개가 반드시 목자를 따른다. 개는 언제든지 맹수의 공격을 받을 수 있는 광야 한복판에서 밤에도 자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한다. 이처럼 목자와 함께 양 떼를 지키는 개에게 요구되는 최고의 덕복은 '용맹'이다. 히브리어로 개를 '켈렙'이라고 하는데, 출애굽기에서 여호수아와 함께 약속의 땅에 들어간 갈렙은 히브리어로 '칼렙'이라고 하며 어원이 개를 뜻하는 '켈렙'과 같다. 갈렙의 부모는 개의 용맹을 배우라는 의미로 그렇게 작명한듯하다.
3. 최고의 모욕, 개가 시체를 먹어치움
성서시대 유대인들은 육체와 영혼은 '하나'라고 믿었기 때문에 죽은 시체를 매우 주의 깊게 다뤘다. 이런 생각 때문에 고대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복이 사후 생애의 복 보다는 현재의 삶에 복이 맞춰져 있다. 이것을 깨뜨린 사건이 예수의 하나님 나라 증언과 부활 사건이다. 여하튼 고대 이스라엘 민족은 죽은 당일 합당한 절차에 따라 장례를 치러 고인에 대한 예우를 다 했다. 그런데 이러한 예우를 다하지 못하고, 거기에다 돌아다니는 개에게 뜯어 먹히도록 방치하게 되는 것을 인간이 당할 수 있는 최고의 모욕과 수치로 생각했다. 이세벨은 이스라엘 백성을 격동시켜 바알과 아세라 우상숭배에 빠지게 한 대가로, 배회하는 개들에게 시체가 뜯어 먹히게 됨으로 최고의 모욕을 당한 것이다. "주님께서는 또 이세벨을 두고서도 '개들이 이스라엘 성 밖에서 이세벨의 주검을 찢어 먹을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왕상 2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