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와 닭 이야기

 

홍영의 전도사(중계교회)

1. 엘리야를 먹인 까마귀

["...요단 강 동쪽에 있는 그릿 시냇가에 숨어서 지내며, 그 시냇물을 마셔라. 내가 까마귀에게 명하여서, 네게 먹을 것을 날라다 주게 하겠다."(왕상 17:3~4)] 까마귀는 시체를 먹는 습성으로 인해 부정한 이미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왜 하나님은 하필 까마귀를 통해 엘리야를 먹이라고 한 것일까? 이에 대해 유대학자 메추다트 다비드는 이렇게 해설한다. 하나님은 일부러 부정한 까마귀에게 하나님의 자비로움을 전하는 심부름을 시켰는데, 이처럼 엘리야도 배교하고 방종한 이스라엘을 미워하지 말고, 자비와 친절로 다루도록 가르치기 위함이었다고 해설한다.

그런데 왜 하필 까마귀일까? 엘리야가 숨어 있던 그릿 시내는 황량하고 바위가 많은 지역으로 까마귀가 사는 서식지이다. 까마귀는 울퉁불퉁한 바위틈에 여분의 음식물을 숨기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엘리야는 그 숨겨진 음식물을 찾아 먹었을 것이다. 물론 사람은 썩은 고기는 먹을 수 없다. 까마귀는 주로 썩은 고기를 먹지만 대추야자와 같은 과일도 먹는다. 엘리야가 먹은 것은 대추야자 등의 마른 과일이었을 것이다.
 

2. 닭의 이미지

 

유대인들에게 닭은 새벽의 도래를 알리는 믿음직한 전령으로 알려져있다. 성전에서 희생제사는 새벽닭의 울음소리와 함께 번제단을 청소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상번제를 드리지 않는 지금의 유대인들은 이른 아침에 마음을 정결하게 하는 축복 기도문을 올림으로써 하루를 시작한다. 물질문명에 익숙한 현대인들은 자연보다는 기계 장치를 이용하는데 더 밝지만, 유대교는 아침을 자명종의 소리가 아니라 '천상의 종'인 새벽닭 울음으로 시작하도록 권면한다.
유대인들은 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데, 탈무드에는 임신부가 꿈에서 닭을 보면 남아를 출산할 징조로 보았고 암탉을 보면 멋진 정원과 기쁨이 생길 것으로 해석했다. 닭과 과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대속죄일 이틀 전에 하는 '카파룻'이라는 풍습이다. 랍비 문헌에는 전혀 규정이 없는 의식이지만 10세기 바벨론에서 시작된 민간 풍습인 카파롯은 닭을 자신의 머리 위에 올려놓고 9번 돌린 후 도살하는 것을 가리킨다. 닭을 돌리면서 "이것을 나의 대속제물로 바칩니다."라고 말한다. 성전에서 대속제물로 아사셀 염소를 사용했듯이, 성전 파괴 후에는 닭을 대속제물로 삼는다.

 

3. 베드로와 닭

 

닭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베드로 이야기 일 것이다. 예수님은 제자 베드로가 닭의 울음소리가 들리기 전에 자신을 3번 부인할 것이라 예언하셨다. 위에서 닭은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며, 그 시작은 번제를 드리는 영적 활동이라고 말했다. 베드로는 닭의 울음 소리와 함께 자신이 엇나갔던 길을 되돌아보고 회계의 영성을 가졌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