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 이야기
홍영의 전도사(중계교회)
1. 영화 쉰들러 리스트
세계적인 유대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만든 <쉰들러 리스트>의 마지막 장면에는 무덤에 '돌'을 올려놓는 장면이 나온다. 나는 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무덤 위에 '꽃'을 헌화하지만 유대인들은 무덤 위에 '돌'을 올려놓는다. 우리에게 '돌'은 하찮은 것이다. 그래서 돌머리, 돌아이 등이 부정적인 표현이 된다. 그러나 유대인들에게'돌'은 자연 만물 중에서 가장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지속되는 것으로 하나님의 '영속성'과 연결되는 신성한 것이다. 무덤 위에 돌을 올려놓는 유대인들의 풍습도 비록 육신은 썩지만 내세에서 부활해 영생하기를 소망하는 믿음을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모세가 40일 동안 하나님과 대면하고 받은 율법도 돌판에 세겨져 있다고 성서는 증언한다.
2. 반석위에 지은 집
예수님은 모래위에 집을 짓지 말고 반석위에 집을 지으라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에 나오는 모래와 반석은 우리는 이렇게 상상한다. 모래는 바닷가의 모래 반석은 거대한 큰 바위 그렇기 때문에 모래위의 집은 약하고 반석위의 집은 강하다
그런데 거대한 물 앞에서는 모래위이든 큰 돌덩어리 위이든 상관없이 무너질 것이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건축을 잘 모르기 때문에 대충 말씀하신 것일까? 그건 아니고, 모래와 반석이 뜻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이 정착한 중앙산지는 산과 골짜기로 이루어져 있다. 비가 오면 산지의 빗물은 땅에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골짜기로 흘러 내려간다. 이는 중앙산지가 흙이 아닌 석회암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비록 많은 양의 비는 오지 않는다 할지라도 골짜기에는 여러 갈래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이 한 곳에 모여 순식간에 홍수가 나게 된다. 비록 골짜기의 땅에 흙이 많고 옥토라 할지라도... 건축 자제를 운반하기도 수원하고 집짓기도 쉽더라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집을 지을 때는 산 위에 집을 지어야한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모래란 골짜기를 가득채운 흙을 말하는 것이고, 반석이란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산 위를 가리키는 것이다.
3. 석회암 지대의 무덤 풍습
이스라엘 민족이 정착한 중앙산지는 거대한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이다. 약간의 흙이 덮고 있지만 조금만 파 들어가면 석회암으로 이루어진 암반이 나타난다. 이러한 지역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은 매장을 위한 무덤을 미리 준비해 두어야 했다. 왜냐하면 유대인들은 죽은 당일에 시체를 매장하는데, 바위로 이루어진 지형으로 인해 금방 매장지를 파들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유대인들에게는 죽기 전에 미리 석회암 바위를 파서 매장지를 준비해 두는 풍습이 있었고, 이러한 무덤은 가족이 대대로 사용하는 가족묘로 사용되었다. 아리마대 요셉은 자신을 위해 준비한 무덤에 예수님을 매장한 것으로 보아 아리마대 요셉도 노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