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에덴의 동쪽으로 열린길 (1)
(창세기 3:14-24)
* 징벌이 아닌 은총으로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뱀의 유혹에 빠진 이후 서로가 책임을 떠넘기고 진실을 은폐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에덴의 주역이었던 인간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상황은 분명해졌고, 사건의 책임도 구체적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로써 하나님은 심판을 내리십니다. 징벌은 뱀, 여자, 남자의 순서로 진행되었습니다.
사건의 전말에 대해서는 남자, 여자, 그 다음 뱀의 순서로 물으셨는데, 사실 뱀에게는 질문을 던지지 않고 그대로 판결을 내리십니다. 뱀의 말을 들어 볼 필요조차 없다는 뜻이겠지요. 에덴에서 영원히 지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제 그 곳은 추방당하는 자리가 됩니다. 되돌아가지 못하는 곳,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곳이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을 어겼다고 해서 인간을 영원한 저주의 재상으로 삼지는 않으십니다. 오직 사탄이라고 할 뱀만 심판의 대상이었습니다. 에덴에서 쫓겨나는 인간에게 하나님은 가죽 옷을 만들어 주시는데, 이는 그들에게 보호막을 입혀주신 것입니다. 맨몸으로 내 쫒지 않고 살아남아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셨습니다. 심판의 때에도 새롭게 살 길을 열어주신 것입니다.
심판조차도 새로운 은총임을 깨닫게 하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징벌’이 도리어 축복의 과정으로 변한다는 역설이 여기에 있습니다. 이것을 안다면 어려운 우리의 현실에서도 많은 용기와 희망이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