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형제를 죽이다 (4)
(창세기 4:1-8)
* 자기성찰의 기회를 버린 가인
가인이 자기 제물이 거부당한 뒤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자 하나님이 그에게 말씀하십니다. “왜 그러느냐? 얼굴빛이 좋지 않구나. 죄가 너의 문 앞에 도사리고 있으니 정말 조심해라.” 하나님은 가인의 내면에 나타나고 있는 마음을 꿰뚫어보십니다.
주께서 가인에게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네가 화를 내느냐? 얼굴색이 변하는 까닭이 무엇이냐? 네가 올바른 일을 하였다면, 어찌하여 얼굴을 펴지 못하느냐? 그러나 네가 올바르지 못한 일을 하였으니, 죄가 너의 문에 도사리고 앉아서, 너를 지배하려고 하니, 너는 그 죄를 잘 다스려야 한다.” (창세기 4:6-7)
“네가 올바른 일을 했다면 얼굴색이 변하지 않았겠지”라는 말은, “일이 왜 이렇게 됐는지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너지 다른 사람이 아니”라는 말과 같습니다. 하나님은 가인의 성찰을 촉구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아버지 아담이나 그 아들 가인이나 모두 문제의 출발을 자기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고 밖에서 찾았음을 보게 됩니다. 아담은, “당신이 나랑 살라고 짝지어준 그 여자 때문에” 하고 하나남과 여자를 한꺼번에 비난함으로써 “내가 문제의 출발점이 아니고 하나님 당신과 저 여자 때문이야”라고 했는데, 가인도 그 아버지 아담과 다르지 않습니다. 자신의 주체적 성찰이 보이지 않습니다. 가인이 아벨을 죽이려 들기 전에 하나님께서 가인에게 이렇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가인은 아벨을 죽일 마음을 품고 결행 준비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