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왜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셨을까?
오늘 시작 찬송에서 짐작하셨듯이, 오늘은 무화과 나무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무화과와 관련된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 있는 말씀인 ‘무화과 저주 사건’을 시작으로 무화과에 얽힌 이야기를 할 것이다.
-예수님이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신 이유?
슈바이처의 해석(역사적 예수를 찾아서)
1. 너무 배가 고파서 홧김에 저주하셨다.
성경은 예수님이 무화과의 동네인 베다니에서 나올 때 시장하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배가 고프면 순간 이성을 잃는 사람이 가끔 있다. 특히 체지방이 부족한 사람들이 그러한데, 이런 사람들은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음식이 조금이라도 늦게 나오면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한다.
2. 십자가의 죽음을 앞두고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으셨다.
성경은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에서 마지막 유월절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예수님이 밧바게에서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환호하는 백성들에게 둘러싸여 나귀를 타고 승리의 입성을 하신 날이 종려주일이다. 무화과나무 저주 사건은 그 이튿날인 월요일에 있었고,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목요일이 지나 금요일에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엄청난 스트레스의 압박으로 무화과나무를 죽였다는 것이다.
“무화과 저주 사건은 인간 예수가 임박한 죽음을 앞두고 이성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사건이다.”
그런데, 어떤 인간들은 죽을 때가 되면, 한없이 너그러워지고 모든 것을 배푸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면 지금 예수님의 행동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것인가?
-첫 무화과가 열매 ‘파게’, 일반 무화과 열매 ‘테에나’
지중해와 접한 중동 지방인 이스라엘의 독특한 기후에서, 무화과나무는 유월절이 있는 4우러부터 초막절이 있는 10월까지 모두 다섯 번 열매를 맺는다. 이스라엘의 기후는 4월부터 10월까지 이어지는 건기(여름)와 그 나머지 기간에 해당하는 우기(겨울)로 나뉜다. 6개월의 우기 동안 앙상한 가지로 겨울을 보낸 무화과나무는 유월절이 다가오면서 조그만 잎사귀와 함게 첫 열매인 무화과를 맺고, 긴 여름 동안 무화과 열매를 다섯 차례 맺는다. 그런데 이 첫 열매인 무화과와 이후에 열리는 무화과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단어가 전혀 다르다.
첫 열매인 무화과는 히브리어로 파게라 하고, 이후에 순차적으로 열리는 무화과는 테에나라고 한다. 무화과를 뜻하는 영어 fig도 히브리어 단어 파게에서 나온 단어이다.
밧바게는 히브리어로 집을 뜻하는 베이트와 첫 무화과 열매인 파게가 합쳐진 베이트-파게다. 베다니는 집을 뜻하는 베이트와 무화과를 뜻하는 테에나가 합혀진 단어로 무화과동네인 것이다.
예) 베들레험(벧-레헴/빵), 베데스다(벧-하스다/자비), 벧세메스(벧-세메스/태양), (벧-엘)
유월절 즈음에 잎사귀와 함께 맺어야 할 파게를 맺지 못한 무화과나무는 분명히 문제가 있었다.
-이스라엘을 무화과나무의 첫 열매로 표현한 선지자들
무화과나무는 꽃이 피지 않고 잎과 열매를 동시에 맺는다. 유월절 즈음에 맺히는 파게는 작은 잎과 함께 맺히는 작은 열매다. 이후에 커다란 잎과 함께 맺히는 무화과에 비해 작고 당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파게는 무화과 과수원의 주인 입장에서 보면 상품성이 떨어지므로 일일이 따 줘야 한다. 그래야 이후에 상품성 있는 테에나가 제대로 열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화과의 주인은 자신이 일일 파게를 따는 수고를 하는 대신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이것을 공짜로 따 먹도록 허락했다.
성서 시대에 이스라엘 국민의 90%이상은 가난한 소작농이었다. 파게가 당시 이스라엘의 소작농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먼저 이스라엘의 여름 과실을 알아야 한다.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일곱 개의 작물 가운데 밀과 보리를 제외한 다섯 가지(무화과, 포도, 석류, 올리브, 대추야자)는 모두 여름 과실이다.
8월 포도를 시작으로 9월 석류 10월 올리브, 11월 대추야자를 차례로 맺는다.
문제는 12월부터 파게가 맺히는 4월까지 5개월 동안 가난한 소작농들이 여름과실을 못 먹는다는 것이다. (소수 부자들은 말린 대추야자와 무화과를 창고에 쌓아 놓고 먹었다) 그래서 추운 우기 동안 단 열매를 먹지 못한 이들은 건기의 시작과 함께 공짜로 얻게 될 파게를 간절히 파게를 기다렸다. (팔레스타인 아이들=눈깔사탕)
예수님이 마지막 유월절을 앞두고 일주일을 보내신 베다니와 밧바게는 모두 무화과와 관련된 동네다. 예수님도 유월절을 앞두고 간절하게 파게를 찾으셨을 것이다.
구약성서에 파게에 대한 표현들은 세 번 나온다.
선지자 미가는 의인이 없는 유다 말기의 상황을 독특하게 묘사하고 있다. 초여름에 맺히는 파게를 간절히 기다리며 긴 겨울을 버티던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그토록 사모하는 파게가 없는 것만큼 더 절망적인 상황이 있을까?
선지자 호세아는 솔로몬 시대 이후 ‘이스라엘의 백은기’로 표현되는 마지막 전성기를 누리던 북이스라엘의 여로보암 2세 때 활동했다. 그는 극심한 빈부 격차와 당시에 만연하던 우상숭배를 탄식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선지자 이사야는 이사야가 활동하던 남유다의 히스기야 왕 때에 북이스라엘은 앗시리아에 의해 멸망당하고 말았다. 이사야는 일장춘몽같이 무너녀 가는 북이스라엘의 영화를 초여름에 지나가는 행인들이 처음 익은 무화과를 어른 따서 먹는 것에 비유했다.
-토라를 공부하기에 제일 좋은 장소였던 무화과나무 아래
“무화과나무 아래에 있다”는 말은 유대인들이 자주 쓰던 숙어 같은 표현이었다(물레방앗간). 성서 시대에 이스라엘에서 토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두루마리 성경인 토라는 1년치 봉급을 모아야 겨우 살 수 있는 귀중품이었다. 늘 다음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소작농이 대부분이던 성서 시대 이스라엘에서, 토라는 어는 정도 규모가 되는 마을의 회당에나 있는 것이었다. 회당이 없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토라를 공부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건기에 그늘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화과의 향기는 기억력을 좋게 하는 청량제 역할을 한다.
나다나엘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열심히 토라를 공부하고 진리를 찾던 구도자였다.
분명 무화과나무는 성지 이스라엘의 대표 나무였을 것이다. 서양에서 생각하는 사과나무는 아니다. 사과나무는 중동에서 자라는 나무가 아니다. 가장 유력한 후보는 바로 쥐엄나무다. 쥐엄 열매는 히브리어로 하루브다. 이는 멸망을 뜻하는 마하리브와 그 어원이 같다.
-무화과나무의 쓰임
히스기야의 수명을 연장시켜 준 무화과 수액, 앗시리아 산혜립의 침공을 막아 내고 위기를 넘긴 히스기야 왕은 이사야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예언을 듣는다. 하나님은 히스기야 왕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그의 수명을 15년이나 연장시켜 주셨다. 그 징조로 히스기야의 아버지 아하스 왕이 만든 일영표의 해 그림자를 뒤로 10도 물러가게 하셨다. 아울러 히스기야 왕의 병을 치료할 처방전을 주셨다. 무화과로만 이뤄진 단일 처방이었다. 현대 의학에서 무화과 수액은 피부암에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사울을 피해 광야를 헤매던 다윗은 그의 추종자 600명과 함께 이스라엘의 적수인 블레셋의 가드 왕 아기스에게 항복하으로써 위기를 넘겼다.
다윗은 아기스로부터 변방의 성읍인 시글락을 받고, 아기스의 충성스러운 신하로 1년 4월 동안의 위태로운 망명 생활을 시작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블레셋은 이스라엘 땅의 패권을 놓고 북쪽의 이스라엘 평야에서 운명의 결전을 앞두게 되었다. 다윗이 이 전투에 참전하지 못하게 되고, 시글락 성으로 돌아와야 했다. 근데 이 틈을 타 다윗의 시달림을 당했던 아멜렉이 시글락 성을 공략하고 다윗의 추종달의 모든 가족들을 포로로 잡아 갔다. 그래서 추격하기 시작하고 네게브 사막 한복판에서 아말렉의 행방을 알지 못해 절망에 빠진 일행은, 천신만고 끝에 아말렉 사람의 종인 이집트 사람을 만났다.
아말렉 종은 거의 탈진 상태였는데, 이를 주고 탈출에 성공했다.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무화과는 특히 많은 철분을 함유하고 있어 이스라엘에서는 임산부에게 적극 권장하는 과실이다. 빵보다 3배 많은 영야분이 있고 빠른 속도로 혈당을 올릴 수 있다. 특히 저형당에 빠진 환자에게 무화과 열매를 짜서 수액을 먹이는 것은 최고의 처방이다.
-정성이 필요한 무화과나무
유대인의 설날인 나팔절(10월초)에는 말리지 않은 생무화과가 시장에 나온다. 이는 무화과처럼 달콤한 새해가 되길ㄹ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성경에 따르면, 나팔절은 가을 농작물을 마지막으로 거두게 되는 초막절의 시작인데, 나팔을 불어 속죄일의 준비로 성회를 열어 거룩하게 지키는 날로서 성력으로 7월 1일에 거행되는 절기이다
무화과나무는 오랜 평화와 번영을 뜻하지만 전쟁의 황폐함을 뜻하기도 한다.
-사계절을 알려주는 무화과
무화과나무는 이스라엘의 사계절을 정확히 알려 주는 나무다. 겨울에 모든 잎이 떨어져 회색의 앙상한 가지만 남은 무화과나무는 여름이 다가오면 가지가 연해지면서 작은 잎과 첫 무화과나무 열매인 파게를 맺는다.
3-4월 파게, 5-10월이 되면, 잎사귀가 커지고 두 번재 무화과나무 열매인 테에나를 네 차례 정도 반복해서 맺는다. 이 때가 여름이다. 11월이 되면 무화과의 수액이 흘러나와 끈적거리고 공기 중의 흙먼지가 열매와 잎사귀에 달라붙어 지저분하게 보인다. 이때가 가을이다.
여름하면 유대인들은 종말을 떠올린다. 히브리어 여름과 종말은 그 어원이 같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사계절은 가을부터 시작된다. 가을, 겨울, 봄, 여름으로 끝이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새해가 10월에 시작된다. 그래서 10월 첫 날을 신년으로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