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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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자의 창조

“우리 몸은 총 12쌍의 갈비뼈를 가지고 있습니다. 1~7번 갈비뼈는 복장뼈와 직접 관절로 연결되어 있어 참갈비뼈라고 하고, 8~12번 갈비뼈는 거짓 갈비뼈라고 하는데 거짓 갈비뼈 중 8, 9, 10번 갈비뼈는 하나의 연골을 통해 복장뼈와 연결되어 있고 나머지 11~12번째 갈비뼈는 뜬갈비뼈로 복장뼈와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제공하는 갈비뼈에 대한 의학정보입니다.
여자의 창조를 떠올리니 갈비뼈가 생각이 납니다. 처음 교회를 다녔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지금까지 특정 과학회는 개신교 내에서 힘을 잃을 줄 모르고 또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든 상관없이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 때 들었던 이야기 중의 하나가 바로 남자가 여자보다 갈비뼈가 하나 부족하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당시 해부학적인 지식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앞에서 안전장치가 자동으로 고정된 소총마냥 아멘을 연발하시는 목사님, 전도사님, 맨 뒤 어설프게 앉았다가도 분위기에 방아쇠를 당기던 그 때부터 고등학교 생물실 끈으로 연결된 인체 뼈 구조물을 볼 때까지도 그다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아니 관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더 정확히는 내면의 어딘가에서 부터 아멘과 관계없이 이 비합리적인 말들에 대해 이해하려고도 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특정 과학회에서도 남자의 갈비뼈가 하나 부족하다고 말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지대한 영향력이 있습니다. 여자의 창조에 갈비뼈가 생각났으니 말입니다.

그래서 주 하나님이 그 남자를 깊이 잠들게 하셨다. 그가 잠든 사이에, 주 하나님이 그 남자의 갈빗대 하나를 뽑고, 그 자리는 살로 메우셨다. 주 하나님이 남자에게서 뽑아 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 여자를 남자에게로 데리고 오셨다. - 창세기 2장 21-22절

그림1

그림 1의 하나님과 여자의 묘사는 평범하지 않아 보입니다. 하나님께 안긴 여자일까, 여자를 따스하게 안고 있는 하나님일까? 마치 흙에서 나와 하나님이 불어 넣은 생명의 숨결을 받은 인간과 달리 인간의 갈비뼈 하나로 만들어졌으니 보다 더 생명의 숨결 같은 것이 아니 다른 어떤 사랑이 필요했다고 느낀 것일까 화가가 그린 하나님의 손길은 섬세하기까지 합니다. 이는 당시 인간 중심적 문화라는 시대정신의 표현이기도 합니다.여자의 창조에 대한 많은 그림들은 창세기 2장 21-22절에 기초합니다. 성서의 내용을 따라 그림 1과 그림 2의 남자 모두는 잠들어 있으며 둘 모두 벌거벗고 있습니다. 벌거벗음은 아직 부끄러움에 이르지 않았습니다. 부끄러움은 범죄 이후입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의 창조에 대한 그림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두 그림은 생명 나무를 배경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앞으로 그들이 겪어야 할 유혹에 대한 암시 같기도 합니다.

그림2]

그림 2의 하나님은 그림 1에 비해 조금 차가워 보입니다. 왼손에 두루마리를 든 채, 여자를 향해 뻗은 오른 손은 제사장 곧 사제를 떠오르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향해 여자 뻗은 양손에서는 어떤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절대 의존을 표현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하나님과 여성의 관계, 무언가 불안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여자의 출발지가 인간의 갈비뼈이기는 하지만 뒤의 동굴과 어두움에 집중하게 됩니다. 결국 생명 나무가 하나님과 여자, 둘 간의
사이를 갈라놓는데 역시 고조될 갈등 다시 말해 유혹이 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조금 느끼셨는지 모르겠지만 의도적으로 단어를 구별하여 사용하였습니다. 히브리어의 아담은 아직 남성의 하나로 아담이라 부르는 것보다는 인간이라고 부르는 게 좋을 듯싶습니다. 그래서 인간이라고 번역했습니다. 그림의 제목들은 모두 <이브의 창조>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이브 또는 하와라는 단어 보다는 원어 그대로 여자라고 번역하는 것이 아직은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이런 구분에 집중하는 것은 바로 다음의 성서 구절 때문입니다. 

그 사람이 모든 집짐승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러나 그 남자를 돕는 사람 곧 그의 짝이 없었다. - 창세기 2,20 

그리스도교의 오랜 전통은 여성에 대해 적절한 시대적 해석에 실패해 왔습니다. 그 영향일지 모르지만 민주주의에서 특별히 남성과 여성의 참정권의 측면에서도 불평등에 정당성을 부여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1918년 영국의 여성은 30세가 되어야 참정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럽 여성 참정권의 시작은 핀란드였고 사회민주당의 활동으로 1906년에 이루어졌습니다. 
이 실패의 핵심이 바로 ‘돕는 사람’이라는 번역에 있습니다. 성서가 쓰인 당시에는 분명 ‘돕는 사람’이라는 남성 중심적 서술이었을 것입니다. 여성은 존재 이유가 스스로에게 있지 않고 남성에게 기대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이해였을 것입니다. 사실 그리스도교 신학이 시대가 흐르고 예수에게 우주적 또는 보편적이라는 형용사를 사용하려 했다면, 이러한 신학적 개념이 아니더라도 예수에게 율법을 완성시키러 온 분이라는 구세주의 개념을 사용하고 싶었더라면 보다 시대적인 해석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가 로마 제국의 종교가 되고 당시의 남성 중심적 시대에서는 그 해석 역시도 여전히 남성 중심적인 해석이 적절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다시금 ‘돕는 사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싶습니다. 다시 사용하고 싶은 ‘돕는 사람’이라는 개념은 바로 ‘연대’입니다.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는 서로 의존해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들입니다. 이러한 존재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돕는 사람’ 다시 말해서 ‘연대’일 것입니다. 이것은 남성과 여성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인간이 존재할 수 있는 어쩌면 가장 핵심적인 태도이기 때문입니다.

“여자는 거미를 더 두려워하도록 진화했는가?” 모 과학회에서 진화론을 비판할 때 사용하는 자료의 제목입니다. 이를 진화론적으로 설명했는데 그게 말이 되지 않는다, 하나님께서 남자와 여자를 다르게 창조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성서에 바탕한 창조론적으로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게 설명의 기회를 준다면 그건 그냥 사람마다 다른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그렇게 된 것은 진화론 말고도 문화와 양육 태도와 같은 변인이 많기 때문입니다. 이때 창조를 꺼내 둘로 나누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름은 함께함의 조건이고 나아감의 근원이 됩니다. 

사족의 궁금증은 도대체 저 두루마리에는 무엇이 쓰여 있을까? 여러분들이 여자의 창조에 대해 기록한다면 어떻게 기록하고 싶으신가요? 이제 연대를 바탕으로 함께 써 가시면 됩니다.

그림 1] 파울로 베로네세, <이브의 창조/>,  1570년경, 시카고, 미술연구소
그림 2]  <이브의 창조/>, 1174년경, 모자이크,  몬레알레(시칠리아), 대성당12세기 말, 시립도서관, 물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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