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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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금기와 유혹
 
히브리어 לֹ֣א(lo)는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부정의 뜻으로 일반적으로 쓰이는 단어지만 특별히 성서에서 이 단어의 충격적인 사용은 호세아 예언자의 두 딸 ‘로루하마’와 ‘로암미’입니다. ‘로루하마’는 ‘하나님의 불쌍히 여김을 받지 못한다.’, ‘로암미’는 ‘나의 백성이 아니다.’란 뜻입니다. 호세아는 이스라엘 백성의 신앙에 대해 딸의 이름으로 선언하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께 돌아가 ‘루하마와 암미가 되자’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사용은 바로 창세기 3장 1절입니다.
 
뱀은, 주 하나님이 만드신 모든 들짐승 가운데서 가장 간교하였다. 뱀이 여자에게 물었다. “하나님이 정말로 너희에게, 동산 안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느냐?” 창세기 3:1.
 
여기서 לֹ֣א(lo)는 ‘-하지 말라’, ‘금기’로 번역됩니다. 성서가 전하는 인류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범죄의 장면에 사용되게 됩니다.

Duerer.jpg
 
알브레이트 뒤러(Albrecht Dürer, 1471-1528)는 독일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입니다. 그는 인체의 올바른 균형과 조화를 찾기 위해 몰두했고 이러한 연구의 하나가 바로 아담과 이브를 그린 이 동판화입니다.
그림으로 들어가 보면, 오른쪽 상단부의 앵무새는 지혜의 상징이고 왼쪽 상단의 절벽 위에 양은 높은 곳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는 하나님의 눈을 뜻합니다. 그림 왼쪽에는 생명의 상징인 물푸레나무 가지를 든 아담이 오른쪽에는 뱀이 문 사과를 들고 있는 이브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중요한 동물들이 등장합니다. 왼쪽부터 엘크 사슴, 고양이, 토끼, 그리고 황소입니다. 이 네 마리 짐승은 엠페도클레스(Empedokles, 기원전 493?-기원전 430?, 그리스 철학자)의 4원소설을 따라 4체액설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엘크 사슴은 차고 건조한 흑담즙을, 고양이는 열하고 건조한 황담즙을, 토끼는 열하고 습한 피를, 그리고 황소는 차고 습한 점액질을 표현합니다. 그리스 의학자인 히포크라테스(Hippocrates of Cos, 기원전 460?–370?)는 네 가지 액의 조화가 깨졌을 때 병이 생긴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뒤러는 그림의 네 마리의 동물을 통해 ‘금기’(לֹ֣א(lo))를 넘어가기 전 조화로운 삶과 금기의 파괴로 인해 발생할 조화롭지 못한 삶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뒤러의 생각은 좀 뒤로 하고 이제 다시 성서로 들어가야겠습니다.
 
여자가 그 나무의 열매를 보니, 먹음직도 하고, 보암직도 하였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을 슬기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나무였다. 여자가 그 열매를 따서 먹고, 함께 있는 남편에게도 주니, 그도 그것을 먹었다. - 창세기 3:6
 
금기의 대상이 먹음직하고 보암직하다고 합니다. ‘훔친 사과가 맛있다.’라는 말도 들어보셨죠. 그런데 좀 이상합니다. 대상이 금기가 아니었을 때, 다시 말해 뱀에 의해 금기로 드러나지 않았을 때는 먹음직스럽고 보암직스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뱀에 의해 금기로 드러나자 곧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인식되자 곧바로 그것은 유혹의 대상이 됩니다. 그러니 어쩌면 우리를 유혹하는 어떤 것들 자체가 아니라 그 어떤 것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의 문제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 말라. 말라.’ 하니까 자꾸 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그리고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 독일의 전직 가톨릭 사제, 그리스도교개혁자)가 유혹에 대한 좋은 말을 우리에게 건넵니다.
 
새가 우리의 머리 위로 날아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지만 머리 위에 집을 짓는 것은 막을 수 있다. 악한 생각은 마치 머리 위를 날아가는 새와 같아서 머릿속에 스쳐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그 악한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들어앉지 못하게 물리칠 힘만은 있다.
 
너무 자주 ‘하지 말라. 말라.’ 말하지 않았음 합니다. 유혹이 오더라도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음 합니다. 금기가 유혹을 만들까 걱정이고 유혹에 대한 자신감을 잃을까 싶어서요. 금기와 유혹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않았음 합니다. 세상에 발 딛고 살아야 하는데 이것 때문에 한 걸음도 못 떼게 될까 걱정입니다.
그림을 좀 유심히 본 사람들의 질문입니다. 아담이 들고 있는 게 궁금하시죠. 뒤러는 자랑스럽게 자신의 금기에 대한 철학을 그림에 담고 라틴어 푯말을 아담에게 들게 합니다. “ALBERTUS DURER NORICUS FACIEBAT 1504”(뉘른베르크의 알브레히트 뒤러 1504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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