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중 목사의 "그림으로 읽는 구약 이야기" 15

by 좋은만남 posted Aug 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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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나라가 없다는 상상, 왕자의 난

 

태정태세.” 노래처럼 입에 붙은 조선왕조의 시작입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에게는 두 명의 왕비가 있었습니다. 고려 장수 시절 부인이 된 한 씨와 조선 개국에 큰 도움을 준 강 씨입니다. 한 씨에게는 방과, 방간, 방원 등의 여섯 아들이 있었고 강 씨에게는 방번, 방석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한 왕조의 시작. 이제 권력을 안정시켜야 하는데 아들이 너무 많습니다.

먼저, 이성계는 막내 방석을 왕세자로 삼았습니다. 때문에 첫 번째 부인 한 씨는 당연히 후궁으로 내려앉습니다. 그 아들들의 분노는 어땠을까요? 1차 왕자의 난이 일어납니다. 한 씨의 아들들은 강 씨의 아들 모두를 죽이고 방과를 왕세자로 세우니 그가 정종입니다. 그러나 다시 방원은 정종을 압박하고 이에 방간은 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킵니다. 이 난을 진압한 방원이 왕세자에 오르고 이후 형 정종을 물러나게 한 후 왕이 되는데 바로 태종 이방원입니다. 

 

이스라엘 역사에도 비슷한 일이 일어납니다. 바로 다윗의 아들들 사이의 사건입니다. 다윗에게는 헤브론과 예루살렘에서 낳은 아들들이 19명이나 되었습니다. 게다가 성격이 서로 다른 정치 세력들을 모아 한 통일왕국을 이루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하나는 압살롬의 반란입니다. 어느 날 다윗의 첫째 아들 암논은 여동생 다말을 성폭행합니다. 다말의 오라버니인 셋째 아들 압살롬은 이에 분노합니다. 후에 압살롬은 암논을 포함해 여러 형제들을 죽인 후, 지지 세력을 모으고 이들의 추대로 왕에 올라 대대적인 반란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다윗의 친구인 후새의 꾀임으로 친히 전투에 참전했다가 대패하고 다윗의 부하들에 의해 살해됩니다.

두 번째는 아도니야의 음모입니다. 압살롬의 반란 이후 넷째 아들 아도니야가 왕권에 가장 가깝게 다가갑니다. 당시 통일 이스라엘에는 주요한 두 정치 그룹이 있습니다. 한쪽은 헤브론이 중심인 이스라엘 전통 그룹으로 아도니야가 여기에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예루살렘이 중심인 가나안 전통의 신흥 그룹으로 솔로몬이 있습니다. 다윗은 이 두 그룹을 어떻게든 모아 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두 그룹은 충돌하게 되고 솔로몬의 예루살렘 그룹이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noname01.jpg 조명 같은 노란 빛이 다윗의 얼굴에서 그의 오른손 끝으로 팔을 타고 내려 동그란 왼손을 통해 압살롬의 얼굴에 맺힙니다. 아들 압살롬을 향한 다윗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빨강의 다윗과 파랑의 압살롬에서 긴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그림 왼편 위 부분에는 그 긴장의 장면이 그려져 있습니다. 바로 압살롬의 죽음입니다. 반란의 끝, 압살롬 도주는 상수리나무에 걸리는 것으로 매듭 됩니다. 그림의 다윗과 압살롬은 그 아픈 미래를 예견하고 있지 못합니다.

그림은 대칭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노란 대각선과 빨강과 파랑. 그렇다면 압살롬의 죽음을 왼쪽 윗부분에 그렸다면 오른쪽 아랫부분 역시도 무엇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도무지 알 수가 없네요. 샤갈에게 물을 수도 없고 여러분들의 몫입니다. 부담스럽지 않은 원색의 과감한 사용. 샤갈, 빛의 예술가 맞습니다.


마르크 샤갈, 『다윗과 압살롬』, 

마르크 샤갈 성서 메시지 미술관, 

프랑스 니스.

 

 아이들은 질문합니다. “그래서 누가 이겼어요?” 이 질문의 끝은 태종 이방원과 통일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질문을 좀 바꾸어 보겠습니다. “그래서 누가 졌을까?” 좀 달라집니다. 승리자의 죽어간 형제들?

이 권력의 개편 과정에서 승리자를 묻고 답하며 나오는 패배자들은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가슴 아픈 것은 승리자의 편이든 패배자의 편이든 그들의 권력 욕망 때문에 죽어간 많은 이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이 이름 없는 사람들이 주인공인 역사를 만나기는 예나 지금이나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일본의 아나키스트(무권력추구자) 가네코 후미코가 그의 옥중 수기에서 말합니다.

사회주의는 민중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난동을 일으킬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에 변혁이 도래했을 때, 아아 그때 민중은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지도자는 권력을 장악할 것이다. 그리고 민중은 다시 그 권력의 노예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떠오른 노래가 있습니다. 존 레넌의 노래 이메진 Imagine.20170827_003.jpg

 

Imagine there's no countries

국가가 존재하지 않는 것을 상상해요.

It's isn't hard to do

그건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Nothing to kill or die for

누군가를 죽여야 하는 일도 없고 무엇을 위한 죽음도 없는

And no religion too

그리고 종교도 또한 없는.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eace

모든 사람들이 평화 속에서 살아가는 것을 상상해요.

You may say that I'm a dreamer

당신은 내게 몽상가라 말할 거죠..

But I'm not the only one

하지만 저만 그런 건 아니에요.

I hope someday you'll join us

언젠가 당신도 우리와 함께 하길 바라요.

And the world will be as one

그리고 세계는 하나가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