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보헤미안의 얀 후스
20171231_002.jpg 얀 후스(Jan Huss)는 14세기 말에 태어나 15세기 초, 종교권력에 의해서 화형을 받은 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화형은 중벌이다. 중벌이라는 의미는 정말 죄의 경중이 커서 그에 합당한 벌을 내렸음을 짐작할 수 있고, 지배체제가 위협을 느껴, 일벌백계(一罰百戒)로 본보기를 삼은 경우다. 후스는 후자 쪽이다. 그만큼 정말 많이 나댔다. 기존의 곤고했던 체계를 송곳으로 찔러서 구멍을 만든 사람이다. 그 구멍이 기존 기득권들에게는 큰 위협이었던 셈이다. 앞서 살펴본 바, 흑사병의 창궐로 인해서, 상위 계층인 성직자들이 그 기득권을 유지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유지하기 위한 마지막 방법이고, 효과적인 것이, 바로 힘으로 찍어 누르는 것이다. 오늘날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힘의 방식이 실로 다양해 진 것 빼고는..
얀 후스는 후시네쯔에서 태어났다. 그가 1369년에 출생했다고 보지만, 이 또한 확실한 기록이 아니다. 후스가 대학을 입학한 해를 기점으로 유추할 뿐이다. 그는 카를 4세(1346-1378, 재위기간)의 원대한 도시계획 속에서 만들어진 프라하 대학(까를대학)에서 석박사를 마쳤다. 후스가 위클리프를 접한 것이, 영국 옥스퍼드로 유학을 해서 그 사상의 세례를 받은 것이 아니라, 프라하의 제롬(Jerome of Prague, 1379-1416)이 위클리프 사상을 흡수해, 프라하대학생들에 흘려보낸 것이다. 이 영향으로 후스는 위클리프을 대변하는 신학자가 된다. 이들은 의기투합해서 보혜미안 지역에 종교개혁사상에 불을 지른다. 그리고 후스가 화형 당한 지 얼마 후, 제롬도 후스와 길을 같이하게 된다. 
얀 후스 이전부터, 보혜미아에 민족적 움직임이 꿈틀거렸다. 이는 체코어 사용에서 볼 수 있는데, 『필립 샤프의 교회사 전집 6』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프라하 초대 대주교인 파르두비츠의 아르네스트(Arnest)와 그의 계승자 블라스킴의 오코(Ocko) 치하에 교회의 폐습들을 바로잡으려는 과감한 시도가 있었다. 1355년에는 민중을 계도할 필요를 인정하여 소교구 사제들이 체코어 설교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률이 제정되었다. 민중의 설교자들인 발트하우젠의 콘라트(Konrad, 1396 죽음),와 크렘지어의 밀리츠(Militz, 1374 죽음), 야노우의 마티아스(Matthias, 1394 죽음)가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339쪽)

얀 후스는 신학자일 뿐만 아니라, 설교자였다. 로마교황청의 간섭으로 체코어 설교를 금지하자, 갈증이 생긴 평신도들이 자신들의 사비를 털어서, 베들레헴교회를 짓게 되었다. 체코어 설교를 듣고 싶은 갈증에서 시작된 것이다. 베들레헴교회는 한 번도 교구에 속한 적이 없었다. 후스는 베들레헴교회에 2대 설교자이다. 그곳에서 양형성찬과 로마카톨릭에 대한 비판적 설교를 해왔다. 라틴어로 점철되었던, 미사에서 설교부터 찬송까지 체코어로 했으니, 민중들의 지지는 물론이요, 감동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이것이 보헤미안 민족의식의 시작이다. 

그(얀 후스)는 체코인으로서 민족의식이 강했다. 언어는 그 민족의 영혼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그 영혼을 살리기 위해 그동안 사용한 라틴어에서 벗어나 체코어로도 저술 활동을 했다. 체코어로 찬송가를 보급했으며 체코어를 개량하고 체코어 철자법을 개혁하여 오늘날의 체코어가 있게 했다. 『꺼지지 않는 불, 종교개혁가들』, (38-39쪽)

후시네츠의 얀 후스20171231_001.jpg
얀 후스(Jan Hus)의 인간적인 면모를 살펴보려고 한다. 보헤미안의 후스는 체코사(史)에서 훑어 볼 때, 민족의 영웅이다. 민족의식을 일깨워준 사람이며, 고취시킨 위인이기도 하다. 영웅으로 재조명될 수 있었던 것은 체코슬로바키아 시절, 공산정권에도 영웅이 필요했고, 체코역사의 자랑스러운 점을 부각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후스는 종교개혁가에서 제국에 맞서는 영웅이 된 셈이고, 민족의 열망에 부흥한 위인이 되었다. 뭐..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아예 미화시킨 것은 아니니, 넘어가자. 그래서 당당하게 구시가지에 화염 속에도 당당한 후스의 동상이 멋있게 서있는 것이다. 루터가 태어나기 100년 전, 그는 멋지고, 오졌다. 당연히 리스펙트해야 한다. 
후스는 후시네츠에서 태어났다. 여기는 남보헤미아 지역으로, 변방이다. ‘후시네츠’는 거위를 잡는 마을이라는 뜻을 지닌 곳이다. 거위를 잡는 이유는 당연히 왕으로 가는 진상품이다. 이 당시 수도도 당연히 프라하였다. 21세기도 마찬가지이지만, 수도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권력과 경제 그리고 문화의 풍족도는 반비례한다. 후스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살았고, 유일하게 출세할 수 있는 길은 당시, 평민계층에서는 성직자가 유일했다. 후스는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본인의 주석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어린 시절에 배고팠을 때, 흘레바(역자주: 체코인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호밀 식빵)로 숟가락을 만들어 콩 수프를 떠서 먹다가 다 먹으면 그 숟가락도 먹었다. 『체코 종교개혁자 얀 후스를 만나다』, (코마시 부타, 21, 재인용)

먹을 게 귀한 시절이었다. 숟가락을 다 먹을 정도였다라고, 말할 정도이니, 한 끼가 귀한 시절이었다. 그런데 그 당시 민중들의 생활상은 이루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린 얀 후스는 성공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그에게 멋드러진 회심사건이나 서원기도는 없었다. 성공해야겠다, 라는 열망 그 자체였다. 

나는 자신의 악한 욕망 때문에 어렸을 때 빨리 사제가 되어 좋은 집에 살며 화려한 옷을 입고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성경을 알게 되면서 그것이 악한 욕망임을 알았다. (위의 책, 22, 재인용)

‘성경을 알았을 때’에 주목해 봐야하는데, 성경을 통해서 깨달은 바, 성직자의 길이 성공하는 길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별히 사제직을 신중하고 진지하게 생각해야 함을 깨닫는다. 예수 그리스도가 광야와 넓은 들판에서 이웃 그리고 암하렛츠와 동거동락했듯, 성직자와 교회는 민중 속에 있어야, 그 쓸모있다 라는 사실이다. 후스는 학자가 되기 이전에 좋은 설교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까를대학(혹은 프라하 대학) 학장이 되기 전부터 후스는 설교자로서 이미 유명해졌다. 다행히 이 당시 대학 학장은 신분을 따지지 않고, 실력으로 선발했다. 어떠한 압력에도 자유로웠다. 학문의 풍토를 오히려 권장하고, 간섭하지 않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까를 대학은 서유럽에서 최고의 대학이었다. 후스는 학장이 되던 시기, 프라하에서 면죄부를 팔기 시작한다. 이를 가만히 두고 볼, 후시네츠의 후스, 보헤미안의 후스가 아니다. 부패한 이들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정조준하기 시작한다. 

겸손하게 기도하오니, 전능하신 주님이 내가 무엇을 할지 가르쳐주시고, 우리를 겸손하게 낮추어 주사, 비참한 내가 현재의 상황에서 정의의 좁은 길을 벗어나지 않게 하옵소서. <마스터 얀 후스의 100편의 서신>, (위의 책, 26, 재인용) 좋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83 Sola Ephebus (솔라 에페부스) "오직 청년으로만" (4)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5.26 37
282 Sola Ephebus (솔라 에페부스) "오직 청년으로만" (3)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4.28 12
281 Sola Ephebus (솔라 에페부스) "오직 청년으로만" (2) - 남기평 목사 좋은만남 2018.04.14 62
280 Sola Ephebus (솔라 에페부스) "오직 청년으로만" (1)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3.31 53
279 종교개혁사(8) "시대에 맞서다!" : 남기평 목사 좋은만남 2018.03.24 21
278 종교개혁사(7) "95개 논제와 그 결과, 루터의 종교개혁 중심 서적"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3.03 78
277 종교개혁사(6) "수도사 루터, 깨어난 용 루터"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2.17 42
276 종교개혁사(5) "초기 루터"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2.05 53
275 종교개혁사(4) “루터의 탄생"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8.01.20 55
» 종교개혁사(3) “루터가 태어나기 100년 전 홀로 빛난 불길! 얀 후스"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7.12.30 90
273 종교개혁사(2) “르네상스의 시작, 팜플렛 혁명"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7.12.16 135
272 종교개혁사(1) “대환장! 16세기 이전 상황들" : 남기평 목사 file 좋은만남 2017.12.02 42
271 박성중 목사의 "그림으로 읽는 구약 이야기" 20 file 좋은만남 2017.11.18 100
270 박성중 목사의 "그림으로 읽는 구약 이야기" 19 file 좋은만남 2017.11.04 14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21 Next
/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