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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의 시작? 한국산 중세교회패치

안타깝게도, 한국은 종교개혁 500주년으로 떠들썩하지 않다. 몇몇 행사가 눈에 띄지만, 그것조차도 소수의 몇몇만 공유할 뿐이다. 종교개혁 원년을 1517년 그 당시, 마틴 루터가 비텐베르크 성채교회 문에, 로마 가톨릭의 면벌부 판매와 성직자들의 타락을 꼬집으며, 95개조 논제를 붙였다. 이 작은 반향이 바로 종교개혁을 알리는 서막이었다. 실로 작은 반향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이들이 이에 공감하고, 그 공감이 연대의 끈으로 이어져, 개혁의 큰 물결로 바뀌는 순간, 유럽사회를 뒤흔들기 충분했다. 마틴 루터라는 상징적인 인물이 존재했지만, 그를 도와주는 많은 시민들, 종교개혁가들, 귀족들 그리고 제후들이 없었다면, Protestant라는 집단세력은 로마 교황청에 의해서 공중분해 되었을 것이다. Protestant세력에 뒷받침이 되어준 신학적 명제가 바로, “오직 믿음으로, 오직 은혜로, 오직 성서로, 그리고 오직 그리스도로”였다. 이 명제는 중세교회와 제도를 무시할 수 있을 만큼에 감동과 동력을 마련했다. 그동안 교황청에서 파송된 성직자들에 의해서 독점된 성서를 해방시켰으며, 영안을 확장시키고, 보편이라고 자처했던 가톨릭의 규율상자에 갇혀 있던, 신앙생활의 자유함을 선물했다. 그야 말로 하나님의 은혜였다.
500년 후 한국교회로 돌아보자. 한국 기독교인들, 특히 개신교인들에게 자유와 해방이 있는가? 혹시 ‘자유와 해방’이라는 단어 자체도 종북몰이의 빌미로 제공되는 건 아닌지 실로 염려스럽다. 한국개신교는 500-600년 전, Protestant의 후예라고 말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이던 간에 발을 담그고 있고,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사람은 없다. 그런데 현재 한국개신교는 안타깝게도, 500년 당시 개혁의 대상이었던 중세 가톨릭의 모습과 흡사하다. Protestant의 후예로서의 자질은 상실한지 오래다. 얼마 전, 여러 교단에서 총회가 개최되었다. 총회의 수준과 다뤄지는 안건 그리고 논의되는 수준이 실로 상식이하이고 어디 내놓기 부끄러울 정도였다. ‘상식이하’는 조금 순화된 품평일게다. 그렇다면, 민20180401_02.jpg 주적인가? 이는 더욱 갈 길이 멀다. 여성 총대는 10%이하이며, 청년총대는 가뭄에 콩이다(심지어 투표권이 없는 언권위원이 대부분이고, 이마저도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더 나아가, 낯 두껍게도, 여성안수는 성경으로 볼 때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이라서 허용불가방침을 자랑스럽게 천명한다. 
2000년 전으로 돌아가, 예수님의 공생애를 살펴보면, 예수님 곁에는 제자들뿐만 아니라, 이들과 함께 마리아를 비롯해서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파하시고 제자로 받아들이셨다.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더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보면, 사사시대에도 여성사사가 있었다. 루터를 예를 들어보면, 그의 아내 카타리나 폰 보라도 종교개혁가들의 연석회의에 동석했고 그녀도 종교개혁가의 일원으로 여겨진다. 다시 한 번 한국교회로 돌아온다면, Protestant의 후예라고 혹은 개신교라고 본인 자신들이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도대체 어디서 굴러먹다가 온 자들일까? 엄밀하게 따지면, ‘목사’라는 성직자체도 성경에 존재하지 않는다. 제사장과 레위인의 의미를 비유와 역사적 맥락을 통해서 해석할 따름이다. 
루터가 각 교단 총회를 돌아본다면 경을 칠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아마 칼뱅은 좌절할 것이다. 내가 주창했던 개혁교회와 개혁의 본질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교회가 막 돼먹은 수준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한국개혁교회 일선에서 주도하는 일당들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보다는 츠빙글리와 칼뱅이 시작한 개혁운동을 종교개혁의 시작으로 보고, 이를 준비한다고 야단들이다. 2017년 종교개혁 500주년에 고민하지 않는 개혁의 과제들이 2-3년 후, 칼뱅이 주도권을 가지고 개혁의 칼날을 휘둘렀던 개혁의 날을 기념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는가? 하루빨리 정신 차리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개혁의 본류는 무엇인가? 바로 저항은 기본이요, 기존의 질서 체제를 무너뜨리고, 다시 그리고 계속해서 재정립하거나 리모델링할 수 있는 용기이다. 저항과 용기는 한국교회 종교기득권들에게 눈 씻고 찾아봐도, 언감생심이다. 페미니스트인 정희진은 ‘개혁’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Re-formation, 혁명은 이름과 의식을 바꾸는 것이지만, 개혁(re/formation)은 몸의 형태를 바꾸는 것이다. 개혁은 글자 그대로 살갗을 벗기는 것, 피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때문에 어느 시대나 개혁을 외치는 지도층은 스스로 피 흘리는 고통을 보여줄 때, 국민을 설득시킬 수 있다). <페미니즘의 도전>, 정희진

역사가들은 중세교회의 패악질들을 많이 소개한다. 그리고 계몽주의를 거친 유럽의 지성사에서 중세를 암흑시대로 정의한다. 근대는 이성의 개념이 발명되고, 이것이 정교화 되면서, 근대철학의 역사 발전하게 되고, 이성의 20180401_01.jpg 설계도를 이곳저곳에서 앞다투어 대중 앞에 선보인다. 이 이성의 시대 전 중세를, 이성이 도래하지 않는 시대 그리고 이성의 맹아조차 보이지 않는 시대로 판명했다. 그런데 어찌 보면, 현재의 한국교회가 16세기 유럽 중세 말을 그대로 대변하는 모양새다. 어떠한 타협점도 보이지 않고, 세속적이지 않다고 고백하지만, 몇몇 대형교회와 정치목사들은 누구보다도 세속적이어서 정교유착의 본을 보이고 있다. 정교유착은 수구세력의 본거지이고, 정치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온갖 불통과 배타의 모습을 몸소 시연한다. 또한 이것도 폼나는 권력이라고 생각하기에 교권을 가지고 서로 갖기 위해 이전투구(泥田鬪狗)는 기본이요, 교권정치에 있어서 고소, 고발은 훈장처럼 자랑하는 형국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 표를 행사할 수 있으며, 만 18세 투표권을 외치는 시대가 되었지만, 교회는 특정 나이든 총대들에게만 투표권이 있고, 이들에게 결정권이 몰빵 되어 있다. 그래서 선거판에 현찰이 도는 것은 예사이고, 이를 당연하게 여긴다. 세습(엄밀히 말하자면 부의 세습이다)은 말할 것도 없으며, 모든 절차와 과정들이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는 한국교회이다. 돈이 교회의 머리이신 그리스도를 대신하여 머리가 되었다. 이는 500년 전 유럽 중세교회사와 거울을 보듯, 시공간을 넘어서 오른손과 왼손만 다를 뿐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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