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한 목사님을 만나 하시는 얘기를 듣고 생각이 많아 몇 자 적어봅니다.
이 목사님은 현재 모 인터넷 교계언론(?) 사이트를 운영하시는 분이십니다.
김모 목사가 간통혐의로 재판을 받고 위증 혐의로 처벌을 받게 되자 이에 대한 운동을 하시다가
이 목사님도 모욕죄로 100만원 벌금형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100만원의 벌금을 받았는데 책임을 져야 한다면 아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지만
교회를 사임하고 나오셔서 교회개혁의 기치 아래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시게 된 것입니다.

그분이 하시는 말씀이 25년 동안 교회라는 틀 안에서만 살았는데 교회를 나와서 교회를 바라보니
참 많은 문제점들이 보이더라고 하십니다.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니까 그 문제에 대한 것들은 접어두고
이 목사님은 설교에 관한 것을 말씀하시더군요.
무엇보다도 자신의 설교가 진정한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그저 그런, 교회 안의 관습에 따라, 배우고 주워 들은 것들을
반복 되풀이 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는 부끄러움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한 설교 중 많은 부분, 자기 자신도 믿지 않는 것들을 설교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요.
그래서 이제 목회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설교를 하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에 설교초청을 한 번 하려고 햇더니 단호하게 거절하십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는 어떤가 하고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 역시도 내가 확신하지 못하거나 않는 부분에 대해서 설교한 적 적지 않았습니다.
나의 (혹은 그 목사님의) 믿음이 없는 것이 문제인지,
아니면 믿지 못할 것들을 믿으라고 설교하는 것, 교회가 문제인지?

설교를 듣는 청중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하는 것은 그 말씀이 옳다는 동의가 아니라
자기가 가진 생각과 목사의 설교가 비슷하다는 것에 대한 동의라고 신학교 설교학 교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내 생각과 설교가 다르면'내가 그동안 잘못 믿어왔구나, 잘 못 살았어'가 아니라 
 '저 목사 이상한 거 아냐?' 하고 생각하게 되지요.

저도 이 목사님처럼 설교를 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만
저에게는 설교하라는 사명이 있으니 그리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정말 강단에서 거짓을 선전하지는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도 동의하지 못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동의하라고 강요 혹은 권면한다면
그것은 분명한 사기일 것입니다.

말주변이 좋은 목사가 되기보다는
진실하고 정직한 목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여러분,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