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검찰신문] “저희 교회가 바로 ‘블루오션’이죠”

by 좋은만남 posted May 12, 2009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성장보다 개성 있는 교회를 꿈꾸는 목사

아담하지만 잘 꾸며진 ‘좋은만남교회’에서 만난 방현섭 목사는 ‘개척가’ 기질이 다분했다.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던 작은 교회가 이제는 아주 ‘특별한’ 교회가 됐다고 칭찬하니 “나 같아도 작은 교회는 안나가는데… 이런 교회를 안 거르고 나오는 교회 식구들이 더 특이하다 ”라며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방 목사는 출석 교인 20명 남짓한 교회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희망을 양식 삼아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걸어왔다. 그가 발견한 ‘블루오션’은 작은 교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최대한 발현시키는 것이었다.

그가 말하는 작은 교회의 이점은 지극히 간단했지만 대형교회들이 간과하고 있는 부분들이 었다.

교인이 적다보니 예배 끝부분에 교인들끼리 한 사람도 빼놓지 않고 일일이 악수하고 포옹하는 시간을 갖을 수 있고 중요한 안건에 대해 전교인이 참여하는 회의가 가능하다.

방 목사는 “신학생 시절 예배 후에 생전 처음 보는 사람과 인사를 나누라고 하는 시간이 너무나 공포스러웠다”며 “이제 매번 보는 얼굴이라 자연스럽게 눈을 맞추며 악수하고 정이 살아있는 예배를 체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방 목사는 무엇보다도 작은 교회에서는 목회자와 교인 사이, 교인과 교인 사이에 친밀한 직접적 교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남들처럼 시간 내서 특별히 신방을 가지 않아도 그 집 아침 밥상 정도는 금방 알아맞추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우스갯소리도 해본다. “우리 교회 식구 한 명은 다른 교회 100명과 마찬가지죠. 항상 애뜻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정이 넘치는 것 같아요”

그는 정말 작은 교회가 좋은 것일까. 평생 작은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진심이다”고 답하며 “혹시라도 나중에 교회가 커진다면 분가 시키겠다”고 덧붙였다.

방 목사가 바라는 이상적인 교회 연합체는 ‘분가선교회’다. 교회가 어느 정도 커지면 분가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성장주의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요즘 개신교의 세태가 조금은 해결되지 않겠냐는 지론이었다.

“오늘날 대부분 교회가 양적 성장에만 죽기 살기로 매달려 있습니다. 성도가 성도를 모르고 목사가 교인을 모르는 교회가 엄밀한 의미에서 과연 교회일까요? 비즈니스를 위해,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보다 큰 교회를 찾는 현상을 세상에서는 어떻게 바라볼까요? 성장제일 주의로 교인들을 희생시키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해서는 안됩니다”

방 목사는 교인들이 여러 교회에 대해 충분히 판단하고 자신에게 맞는 교회를 선택해 출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여러 개의 교회가 있으면 그 중 큰 교회라고 아무 생각 없이 향하지 말고 그 중에 자신의 성향과 맞는 교회가 있는지 찾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 목사의 요즘 하루는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감리교 감독사태 문제부터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이르기까지 자신이 조금이라도 힘이 될까 해서 이리 뛰고 저리 또 뛴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그는 “앉아있지만 말고 뛰면서 정의를 세우고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목회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마디를 덧붙이며 말을 맺었다.

“말로만 구하는 신앙은 너무나 형식적입니다. 이제는 기독교도 말과 ‘행동’이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도가 아닐까요?”    

송범석 기자

이 기사는 '한국검찰신문 / http://www.k-news.kr'에 실린 내용입니다. 원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