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일(16일)은 우리교회 평화통일기원주일로 예배하였습니다.
평화통일남북공동기도주일이라는 명칭을 써왔는데 항상 남북이 함께 지키기로 한 일정을 맞추지 못하여 우리교회는 따로 평화통일기원주일이라고 정하여 지키고 있습니다.
해마다 이 주일에는 우리가 쉽게 찾아가 확인하고 지켜볼 수 있는 분단의 현장을 찾아가 그 자리에서 예배를 드리고 현장을 참관합니다. 작년에는 임진각에 가서 예배하였고 재작년에는 철원으로 갔었습니다.
그동안 매해 이 행사를 진행하여서 주일에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거의 모든 현장은 다 다녀보았고 한번 갔던 곳을 다시 가고 있는 셈입니다. 올해는 파주의 통일동산으로 갔었습니다.
파주 통일동산 오두산 전망대는 우리교회가 처음으로 평화통일기원주일을 지키기로 하고 방문하였던 분단현장입니다.
벌써 7-8년 된 것 같은데 다시 찾은 통일동산은 조경이 바뀌고 입장료를 받는 곳이 달라졌을 뿐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모습, 여전히 요원한 통일의 현실은 별로 달라진게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니, 오히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대치국면이 더욱 심화된 것을 느낍니다.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는 것을 지켜보면서 통일이 성큼 다가왔다고 느꼈던 몇 년 전을 생각하면 크게 후퇴한 느낌입니다.
아래쪽 주차장 부근에 있는 통일동산에서 먼저 평화통일기원예배를 드렸습니다.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성인만 13명이 참여한 조촐한 예배였습니다.
게다가 올들어 최악의 무더위를 온 몸으로 느끼면서 드린 예배였습니다.
서서 인도하고 설교하는 사람이나 앉아서 예배에 참여하는 사람이나 모두 힘겨운 예배였습니다.
그래도 감사하게 모든 이들의 표정이 진지합니다.
뙤약볕 아래 서서 설교하는 제가 안스러웠던지 양산을 건네고 시원한 물병을 건네주셨습니다.
이날의 설교는 열왕기하 20:16-20의 본문으로 '누가 통일을 원하지 않는가'라는 제목으로 하였습니다.
강대국을 의지하여 자국의 안전을 보장받으려는 유다의 경우를 통하여 오늘날 미국을 의지하는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고, 남북 분단을 통해 이익을 챙기려는데 혈안이 되어 한반도의 위기를 부추기는 미국을 바빌론의 모습에 투영해보고, 우리가 기독교인으로써 통일을 위해 더욱 열심히 기도해야 한다는 주제의 설교였습니다.
예배를 마친 후에 아침 일찍부터 싸서 준비해온 김밥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역시 음식을 나누는 곳에는 기쁨이 있고 웃음이 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셔틀버스를 타고 오두산 전망대로 올라갔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영어와 중국어, 한국어 등으로 전망지역과 남북분단에 관해 설명하는 방송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날이 너무 맑아서인지 아니면 안개가 끼어서인지 북녘땅은 조금 히뿌엿게 보입니다.
통일이 한 걸음 뒤로 물러난 것 같아 마음이 아쉽습니다.
올해에는 이런 분단의 현장에 난생 처음 와본 학생들과 교인들이 있어서 더욱 뜻깊은 자리였습니다.
전망대 옥상으로 올라가 뜨거운 태양 아래에서 통일을 염원하는 노래를 두 곡 부르고 기도하였습니다.
늦봄 문익환 목사님께 헌정된 '그대 오르는 언덕'과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불렀습니다.
무더운 날씨이지만 통일을 염원하는 절절한 심정을 느낄 수 있는 간절한 한 자락 기도와 다름 없었습니다.
낡고 후지고 뒤떨어진 북한의 모습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진열된 북한 상품과 일상용품 진열대를 둘러보았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끊임없이 나오는 선전방송도 더욱 자극적으로 들립니다.
통일이 북한에게 무슨 큰 인심이라도 쓰는 일처럼 들리고 통일보다는 북한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고방송처럼도 느껴집니다.
그래서 대충 둘러보고 전망대를 내려왔습니다.
신경질적으로 만드는 무더위속에 진행된 평화통일기원주일 행사였지만 다시금 이 시대에 통일의 의무와 당위를 되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은 해방의 날이었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또다른 분단을 의미하는 날이었습니다.
해방군 미국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미군은 일본에게 치안을 맡겨 우리 민족을 다시 한 번 일제의 폭력적 몽둥이에 내팽개쳤습니다. 이 와중에 두 명이 사망하기까지 했답니다.
결국 미국은 일본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똑같은 모습으로 들어온 점령군에 지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역사는 64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원래 하나였던 것이 하나로 회복되는 것은 하나님의 순리이자 자연의 법칙입니다.
우리 민족의 통일도 하나님이 정하신 순리입니다.
이 민족이 통일을 이뤄 대동단결을 이루고 하나됨을 이루는 날이 속히 오기를 염원하며 기도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평화통일기원주일 행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세 교회가 함께 모여 예배하였었습니다.
가깝게 목회하며 뜻이 맞는 교역자들이 함께 이 예배를 진행하기 위해 모였고 김포 애기봉전망대와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함께 했었습니다.
그러나 여건이 여의치 않게 되고 함께 했던 교역자가 임지를 옮기게 되고 하는 바람에 오늘날까지 지속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고 우리교회만이 꾸준하게 주일을 지켰습니다.
그런데 이제 여건이 많이 나아졌고 새로운 동역자들도 많이 생겼으니 다시 한번 연합예배로 추진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 듭니다.
올해도 미리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했더라면 몇 교회나마 함께 할 수 있었을텐데 아쉽게도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로 시간을 놓쳐버렸습니다.
이 주일을 함께 지키는 것은 참 큰 힘이 됩니다. 외롭지 않고 함께 하는 신앙동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입니다.
올해는 이렇게 지냈지만 내년에는 예수살기, 감리교평화행동 등의 모임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교회들을 찾아서 연합으로 진행하도록 준비하고자 합니다.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와 호응을 바랍니다.
오늘 인터넷경향신문에 나온 기사입니다.
참으로 기가 막힙니다. 정말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초등학생 시절에 학급에 비치되었던 반공만화가 생각납니다.
빨갱이, 뿔난 괴물로 북녘동포를 묘사했던...
[경향신문] 초중교에 반공만화, 사무관엔 해병대 캠프 / 이용균·김지환기자
ㆍ경찰청, 북핵 비난 내용… 행안부도 특별훈련
ㆍ반공 이데올로기 - 획일적 군사문화 강요 논란
경찰이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핵개발을 비난하는 내용의 안보 홍보만화를 만들어 전국의 초·중학교에 배포하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행정고시에 합격한 수습 사무관들을 해병대에 입소시켜 특별훈련을 받도록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교육현장과 공직 사회에 ‘반공 이데올로기’ ‘획일적 군사문화’가 일방적으로 강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17일 청소년용 안보 만화 15만권을 10월 말까지 제작해 전국 초등학교 4~6학년, 중학교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안보와 관련해 백일장 등의 행사를 연 적은 있지만 직접 홍보만화를 제작해 일선 학교에 배포하기는 처음이다.
경찰은 업체에 보낸 ‘안보 홍보만화 제안 요청서’를 통해 북한 핵개발에 따라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선제 예방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농후해졌고 한반도는 핵재앙의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또 ‘좌파정권은 지난 10년간 입법·사법·행정부의 요직을 반미친북세력으로 모조리 갈아치웠음. 이 여세를 몰아 대한민국의 인민공화국화 작업을 가속화하기 위해 주한미군 철수를 강요해 왔음’ ‘이를 통해 6·15 선언의 마무리인 고려연방제 통일이 목전에 당도했음’이라고 적었다. 또 북한체제의 문제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남한에 미치는 위협, 적화통일 시 참혹한 우리의 생활상, 정부의 상생공영 정책 등이 담기도록 했다.
만화업체는 경찰 요청서대로 만화를 구성할 수밖에 없어 완성 홍보만화는 이러한 주문을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올바른 안보관 정립을 위해 만화를 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행정안전부 중앙공무원교육원은 17일 연수 중인 제54기 행정고시 수습사무관들을 4박5일 일정으로 포항의 해병대 훈련 캠프에 입소시켰다. 신임 공무원의 해병대 입소는 1967년 행정관 훈련과정 개설 이후 처음이다. 사무관들은 이곳에서 화생방·각개전투·유격훈련 등의 체력훈련과 북한 문제 등에 대한 안보교육을 받는다.
전교조 엄민용 대변인은 “경찰이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하고 70~80년대 공안기관으로 회귀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이재근 팀장은 “공직사회내에 ‘시키는 대로 하라’는 군사문화를 심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