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 곽해룡 시인

by 좋은만남 posted Dec 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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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

개미떼에게 끌려가는
배추흰나비 더러워진 날개를 보고
알 것 같았다.
나비가
삐뚤삐뚤 나는 이유를.

온갖 때에 절어
기름걸레처럼 더럽혀진
나비의 날개는
먼지 낀 공중을
구석구석 닦고 다녔다는 것을

추레한 옷을 입고
구석구석 빌딩 청소하는 할머니도
한 때는
배추흰나비 눈부신 날개였다는 것을

곽해룡 시인
* 세상의 소외된 것들의 아름다움을 묵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