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흔적따라
이관택
세상 모든 생명을 존재케 하는 힘
들리지 않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표현 불가능한 존재
그 존재는 지금 이 순간도 세상을 창조하며, 구원의 발길을 내달린다.
하지만 그 내달림의 흔적은 어디에.
표현 불가능함은 곧 침묵이니 하나님의 흔적은 도대체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남대문 지하상가 곰팡이 가득한 한쪽 귀퉁이에 앉아 있는 주름 많은 한 남자에게서
포크레인 앞에 무릎 꿇고 더는 갈 때가 없다고 탄식하는 젖먹이를 등에 진 여인에게서
전쟁이 싫다고 소리치다가 경찰 여섯 명에게 끌려가며 몸부림치는 젊은이에게서
급식비 보조 받아야하는 사람 손들어 보라는 선생님의 사무적 언질에 고개를 푹숙인 아이에게서
거기서는 하나님의 흔적을 찾을 수 있을라나
도대체 언제까지 그 흔적 좆기만 해야 하나
세상 모든 생명을 존재케 하는 힘
보이지 않는 몸부림에 주목하고,
들리지 않는 소리에 귀 기울이는 표현 불가능한 존재
이 존재는 분명히 지금도 있을 곳에 편만하게 있으며, 충분히 존재한다.
흔적을 찾게 하소서.
희망의 갈피를 보이시어 울먹이지 않게 억울함에 몸부림치지 않게 하소서.
그 흔적의 존재, 이미 보이셨기에, 곧 보이실 것이기에
숨 쉬는 것이 당연하듯 존재에 대한 감사도 당연한 것
하나님의 흔적은 또 다시 아래로 흐른다.
나도 그 흔적 따라 아래로만 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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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만남교회에서는 매주 수요일 수요성서대학을 진행합니다. 지난 6월, 한 달에 거쳐 시편을 공부하고
그 마지막 시간인 지난 6월 30일 각 자가 배운 것을 토대로 하나님에 대한 시를 한편씩 짓기로 하였습니다.
하나님에 대한 감사시, 찬양시, 탄식시, 지혜시 등 다양한 내용과 형식의 고백들, 이 아름다운 시를 통해
우리의 일상 가운데 계신 하나님의 존재에 대해 더욱 실제적으로 만나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