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 돼버린 체!

by 방현섭 posted Jul 1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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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누구라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법한 이름입니다.
특히나 세계의 변혁과 가난한 자들의 해방을 꿈꾸어봤던 사람이라면 그 이름을 모를 리가 없을 것입니다.
체 게바라!
원래 이름은 에르네스토 게바라이지만 사람들은 체 게바라라고 부릅니다.
체는 포루투갈어인가로 '친구'라는 뜻입니다.
즉 게바라는 친구, 바로 민중의 친구라는 뜻이지요.
의사라는 촉망 받는 진로를 거부하고 남미의 해방전사의 삶을 살았던 체 게바라는 모든 억압받는 민중, 인민의 친구입니다.

이상북에 갔더니 피규어 전시된 한 곳에 체 게바라의 피규어가 있더군요.
얼마나 정교하게 잘 만들었던지 실물의 축소품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놀랐습니다. 체 인형이 있다는 것에!
이상북에 있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이런 인형으로 만들었다는 것, 그리고 판매를 한다는 것에 놀랐다는 말입니다.
윤 사장님의 말에 의하면 이 피규어를 만들어 파는 업체는 미국업체라고 하더군요.

포장상자를 보여주는데 손 모양을 갈아끼울 수 있게 몇 개의 손 부속이 있고 갈아 입힐 수 있는 점퍼도 있었습니다.
그외 만년필, 수첩 등의 소품도 들어 있었습니다.

기가 막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돈이 되면 무엇이라도 팔아먹을 수 있다는 생각이 모든 민중의 친구인 체 게바라를 인형, 상품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문득 십년 전에 중국에 갔을 때의 내 부끄러운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북조선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식사를 하다가 서비스하는 여성의 가슴에 달린 김일성 뱃지를 보고 그것을 살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렇게 친절하게 손님을 맞이하던 여성 접대원 동지의 얼굴이 싸늘하게 변하더니 '이건 파는게 아닙네다!'하고 대꾸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척 기분이 나빴을 것입니다.
그때 내가 느낀 생각은 '아, 나도 돈이면 다 된다는 못된 생각에 사로잡혀 있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체 바라는 그리고 (그 접대원 여성동무에게) 김일성 뱃지는 돈으로 따질 수 없은 가치입니다.
모든 가치를 다 상품으로 생각하고 돈으로 환산할 때 우리 자신도 물질, 상품으로 전락합니다.
상품과 물질의 가치로 세상을 사는 사람에게는 당연한 일이지요.
그러나 어느 누가 우리 자신의 가치를 매기고 값을 정할 수 있겠습니까!

상품이 되지 마십시오.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가 되십시오.
그리고 소중한 가치를 소중하게 볼 줄 아는 사람이 되십시오.
거기에 바로 하나님 나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