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들의 좋은만남 12-10 ] - 평화스레 살렵니다. / 이인건 청년

by 좋은만남 posted Mar 0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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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스레 살렵니다.


글: 이인건 청년

 

 

오랜만에 글을 여는 이인건입니다. 오늘이 삼일절이네요. 오랜만에 삼시세끼를 집에서 챙겨먹고 있어요. 밥 먹고 이도 닦고 생활의 기본적인 일들을 하고 있어요. 너무 간단하고 기초적인 것들이지만 즐겁습니다. 삶에 균형이 잡혀가는 것 같은 느낌이라 좋습니다. 이번엔 어떤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생각하다가 저의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요즘 어머니께서 페이스 북을 시작하셨어요. 참, 이게 골 때리는 일이었어요. 제가 페이스 북을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지요. 거기에 욕설을 적는 것도 아니고요. 저의 일상을 적어 나가곤 했지요. FTA 집회때 물대포 맞고 느낀 것을 적기도 하고 재능 교육 농성장에 가서 자는 이야기를 쓰기도 하고요. 네, 보통 대학생의 일상은 아닌 것 같습니다. 헌데 어머니께서 그런 것들을 보고 뭐라고 생각할까 궁금해 졌습니다. 아니, 사실 궁금하지 않습니다. 우리 어머니께서 예전에 제가 FTA 집회에 나간 적 있다, 라고 말하니까 눈에서 물방울 하나를 딱, 한 방울이긴 하지만, 보내셨어요. 참 그게 슬펐는데. 그래서 궁금하지 않아요. 걱정하실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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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페이스 북을 시작하시니까 걱정이 되네요. 예전부터 궁금해 하시던 저의 일상을 알게 되시겠죠? 헌데 한편으로는 제 사생활에 누군가 들어오는 것 같은 기분도 들지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엄마인데. 엄마라서 더욱 보이고 싶지 않은 것들이요. 한번은 제가 올린 글에 댓글을 다셨어요. 마지막엔 어색하게 'ㅋ‘를 붙이시면서 맺은 짧은 글이었지요. 별 내용도 없었어요. 'ㅋ‘가 참, 힘겹게 보이기도 하고 나도 페이스 북 친구로 다가온 엄마를 인정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지요. 당신에게 나의 생활과 이야기를 더욱 들려드리고 싶고요. 하지만 페이스 북으로는 아니 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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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휴학한지 두 번째 학기가 되어요. 아직 학생이다 보니 학기와 방학으로 생활을 나누게 되네요. 또 봄도 왔고요. 누가 나를 깨우는 것 같은 기분이죠. 열심히 살렵니다. 지금보다 더. 제가 교회에선 별로 성실해 보이진 않지만 이래 뵈도 열심히 사는 사람입니다. 헤헤. 이젠 제가 노력하는 부분들, 토마토 학교, 한기연 활동, 운동, 독서, 관계, 인성, 교회, 일상의 전반에서 다른 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만화에서도 그러잖아요. 어떤 때부터는 주인공이 달라져요. 더 강한 상대를 이기기 위해서든, 더 강한 사랑을 하기 위해서든, 새로워지지요.
 오늘의 글이 새해를 맞이하며 쓰는 글은 아니죠. 하지만 오늘이 항상 새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이 글을 마치고 잠깐 산책을 나가려고 합니다. 새것들을 향해서요. 평화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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