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좋은만남 13-9] 아름다운 동행을 보고 1 / 임정희 성도

by 좋은만남 posted Mar 05, 201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아름다운 동행을 보고 1

 

글: 임정희 성도

 

 

현수가 4박5일(2/14~18)의 긴 입원생활을 마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을때 전도사님께서 페이스북에 재능교육 해고노동자를 위해 대학로 연극인들이 만든 연극을 혼자 보러 갈 예정이시라는 글을 보고 병원에서 심신이 지쳤던 나는 오랜만에 문화생활이 하고 싶어 전도사님께 연락을 드렸고 그 다음날(20일) 종로에서 맛있는 회전초밥을 먹고 대학로로 발걸음을 옮겼다.

 

연극을 보기 전에 재능농성장에 가서 인사를 드리고 성당 종탑에 올라가 계신 오수영, 여민희 선생님을 위한 응원의 글을 남기고 서둘러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로 향했다.

 

76458c39c09b2c76f5d6f681104763f7.jpg 

c424fbd3f6f3fa673e0e60a52ad31f29.jpg

 

 

평일 오후였는데도 불구하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연극을 보기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총 7편의 단막극으로 A와 B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20일 오후 3시 공연은 A였다. 너무 오랜만에 연극을 봐서 인지는 모르겠지만 15,000원이라는 돈이 적게 느껴지진 않았지만 재능해고노동자들을 위해 쓰이는 만큼 기쁜 마음으로 티켓을 사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렸다.

 

전도사님과 나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대화를 나누며 극장 안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능교육해고노동자들을 위해 관심을 갖고 연극을 보러 왔다는 사실에 놀랐고 극장 안으로 들어가자 심지어 바닥에 앉아서 보시는 분이 있으실 정도로 만인이서 또  한번 놀라면서도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꼈다. 그렇게 부품가슴을 안고 드디어 연극이 시작되었다.

 

ac263e60b63e02e56b6779180f20e251.jpg

 

A-1 <한밤의 천막극장>이라는 제목의 단막극 이었다.


 처음에 세 명의 장정들이 나와 한 여자 위해 의미심장하게 노래를 부르면 천막을 짓는 장면으로 시작되었다. 흥겹지만 뭔가 구슬펐다고 해야할까? 그렇게 천막이 지어지고 여자는 장정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한 후 천막 안에서의 농성 첫날을 맞이한다. 책을 읽어도 집중에 되지 않고 잠을 자려고 하니 온갖 소리에 두려움과 공포가 밀려와 잠을 청할 수 없다. 그때 동료로 보이는 한 여자가 천막 안으로 들어와 오늘 하루만 같이 보내주겠다 하면서 천막에서 같이 잠을 청해보지만 웃음소리, 울음소리, 발자국 소리 등으로 잠을 청할 수 없게 되자 두 여자는 이 서운 소리들을 자신들만의 상상으로 이겨보고자 한다는 내용이었다.

 

재능교육농성을 한지 벌써 1,000일 훌쩍 넘어 1,800일 넘어선 이 시점에서 같이 농성하는 동료들은 늘어나고 매주 재능교육 해고 노동자들을 위한 집회도 열리고 있지만 뭔가 마음 한구석의 깊은 외로움과 쓸쓸함을 묻어나게 하는 단막극이었던 것 같다.(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