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jowhasoon1.jpg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춥고 시리던 세상에 따뜻함을 당겨올 반가운 봄비임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앞선다. 오늘은 조화순 목사님의 팔순잔치가 있는 날. 특히나 야외에서 저녁식사가 진행될 예정이기에 더욱 더 노심초사하며 마음이 쓰였다.

 

 몇 주 전 부터 나는 송윤혁 감독(다큐인)과 함께 조화순 목사님의 팔순기념 영상을 맡게 되었는데 영상을 만들며 하얗게 지센 밤들이 쌓여갈 때 마다 이전엔 미처 알지 못했던 조목사님의 새로운 이야기들을 새록 새록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엔 그저 의미있는 행사에 동참한다는 단순한 취지였지만 목사님의 인생을 알면 알수록 나의 인생을 반추해보게 된다. 마침 이번 주 목사 안수를 받게 되는 내게는 잔치일꾼으로 일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정말 뜻 밖의 선물이었다. 예수를 쫒아 사는 목사로서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여실히 보여주셨기 때문이다.

 

 '감히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고개를 절래 절래 내저어 보지만 가슴 한 켠의 뜨거움이 느껴진다. 이번 팔순 잔치가 나에게는(아마도 그 자리에 함께한 모든 이들에게는) 또 하나의 이정표를 발견케한 시간이었다. 그러하기에 모든 꽃망울들이 애타게 기다려 온 봄비일지라도 반갑지 않을 수밖에.

 

‘조. 화. 순’


 너무나 익숙하고 유명한 그 이름. 조목사님은 동일방직 여성노조를 비롯한 수많은 노동현장에서 불꽃같은 삶을 살아오셨으며, 여성운동과 교회운동에도 앞장섰던 감리교의 큰 나무와 같은 분이시다.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삶의 열정과 끊임없이 고난받는 가난한 이들을 향한 실천적인 발걸음은 그 동안 기독교인들 뿐만 아니라 암울한 시대를 살아온 동시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다.
아직도 소녀와 같은 맑은 미소와 옆에 있기만 해도 단박에 느껴지는 비타민 같은 기운을 간직하고 있는 이 분이 향년 팔십세라는 것이 믿어지는가? 포토존에서 아름다운 한복을 차려입고 축하하러 온 이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계신 조목사님을 보면 흡사 팔순잔치가 아니라 젊은이들의 축제마당이 연상될 정도였다.

 

아마도 이 맑고 기품있는 분위기는 새우젓에 물 말아 먹으며 온갖 차별을 감내해야 했던 가난한 여성 노동자들과 함께 굶고 함께 울었던 삶이 빚어낸 향기가 아닐까. 박정희 유신체제에 온몸으로 맞서다가 감옥에 드나드는 것이 일상이었던 여인만이 가질 수 있는 여유가 아닐까.
목사님의 삶이 여실히 보여주듯  잔치가 시작되자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속속들이 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한 없이 해맑은 어린 아이들부터 머리에 안개꽃이 만개한 어르신들까지, 종교계 노동계 여성계 인사들은 물론이고 익숙하게 얼굴이 알려진 정치인들까지 자리했다.


 온 인생을 통해 예수와 춤추었듯 조목사님께서는 잔치자리에 참여한 모든 이들에게도 춤을 청하신다. 삶으로 말을 걸어주며 우리의 닫힌 마음을 열게 하시고 서로의 삶을 엮어 진정한 화음을 이끌어 내신다.

 

jowhasoon2.jpg

 

과거 조목사님은 선동가란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 말에는 일면 부정적이며 비아냥 어린 평가가 포함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목사님은 '선동가'란 말이 듣기 좋으셨다고 한다. 바로 예수님이 선동가이셨기 때문이다. 오늘 잔치에서도 목사님께선 자신의 삶을 담은 영상으로, 지인들과 나눈 몇 마디의 대화로, 잔치 자리에 참여한 이들을 향한 짧은 인사로 사람들을 선동하셨다. 지극히 소박하고 편안한 말투이지만 예수처럼 살자는 그 말이 우리들의 가슴을 뛰게하니 말이다.

 

jowhasoon3.jpg

?

  1. 아이들과 함께 임진각을 / 강경숙 집사

    Date2013.05.15 By좋은만남 Views499
    Read More
  2. 필리핀필드워크를 다녀와서 / 박준수 청년

    Date2013.05.15 By좋은만남 Views596
    Read More
  3. [우리들의 좋은만남] 필리핀평화기행을 다녀와서 / 이관택 목사

    Date2013.05.04 By이관택 Views743
    Read More
  4. [우리들의 좋은만남] 봄은 선물인 동시에 책임입니다 / 남기평 전도사

    Date2013.04.23 By좋은만남 Views684
    Read More
  5. [우리들의 좋은만남] 거침없는 화순씨 세상과 춤추다 / 이관택 목사

    Date2013.04.18 By방현섭 Views584
    Read More
  6. [2013년 릴레이 인터뷰 11] 임세환 성도님과의 Q & A

    Date2013.04.12 By좋은만남 Views650
    Read More
  7. [우리들의 좋은만남 13-14] 부활절 연합예배에 다녀와서 / 윤성일 집사

    Date2013.04.12 By좋은만남 Views562
    Read More
  8. [우리들의 좋은만남 13-13] ‘쉼’ / 임수현 선교사

    Date2013.04.10 By좋은만남 Views722
    Read More
  9. [2013 릴레이 인터뷰 12] 이관택 전도사님과의 Q & A

    Date2013.04.10 By좋은만남 Views615
    Read More
  10. No Image

    교역자와 신학전공자가 많아졌네요...

    Date2013.04.08 By방현섭 Views533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 70 Next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