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인으로서 예수님의 삶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사순절입니다. 기다리던 3월의 봄은 오지 않고 녹록치 않은 예수님의 생애를 말하듯이 이번 주는 꽃샘추위가 찾아왔습니다. 늘 그렇듯 불청객은 무엇 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습니다. 꽃샘추위는 성실한 계획주의자들과 추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멋쟁이가 미리서부터 겨울옷을 정리하고 봄옷을 꺼냈건만, 다시 장롱 구석에서 겨울옷을 힘겹게 내 몸에 칭칭 둘러야 합니다. 불청객의 등장은 예상치 못한 일들이 연이어서 일어나게 됨은 물론, 이에 대해 불필요한 힘을 쏟게 됩니다. 봄을 시샘해서 추위가 왔다고 하지만 인간관계의 불청객은 겨울옷을 꺼내 입는 힘에 몇 배를 육체적-정신적으로 쏟아야만 합니다. 힘을 쏟은 만큼 결과가 나오지도 않습니다.
우리네 삶에 반갑지 않은 손님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사랑에 있어서 불청객, 취직에 있어서 불청객, 인간관계에 있어서 불청객 그리고 신앙생활에 있어서 불청객 등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청객들을 만났을 때, 어떻게 우리가 대처해야하는 것도 인생에 있어서 크나큰 관건입니다. 나의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자 집중해야 할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순절은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언제부턴가 예상 가능한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교회의 절기 그 이상의 의미를 우리에게 주지 못합니다. 사순절은 예수님의 공생애를 돌아보며, 그의 삶을 본받고 함께 동행하기위한 절기입니다. 곧 신앙인으로서 ‘예수 따르미’로 살기를 작정하는 절기입니다. 그런데 사순절은 이름뿐인 사순절이 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신앙생활에서 불필요한 힘을 쏟게 만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번 사순절을 계기로, 신앙생활에 있어서 예상 가능하고 잔잔한 내 삶에 예수님이라는 불청객을 받아드리고 사용하지 않고 있던 생각의 힘과 생각의 근육들을 사용하는 계기가 되고 예수님의 삶을 따라 지금까지 쓰지 않던 근육들을 사용해, 행동하는 신앙인인 되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