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일벗교회 교류 위한 연합예배 드리다

by 좋은만남 posted Jun 20,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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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의 좋은만남교회(방현섭 목사)와 강화 일벗교회(서정훈 목사)가 도시-농촌 교류를 위한 연합예배를 드렸다. 2016년 6월 19일 오전 11시, 강화도 양산면 교산리의 일벗교회에서 두 교회의 교우들, 강화도에서 은퇴생활을 하시는 조화순 목사님, 일벗교회의 소속목사 김정택 목사님 내외 등 50여명이 연합예배를 드리고 성만찬을 함께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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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합예배는 우연한 자리에서 일벗교회 서정훈 목사의 가벼운 제안으로 열리게 됐다. 일벗교회는 친환경 먹거리 생산업체인 사회적 기업 콩세알을 운영하고 있다. 서 목사는 결연을 맺고 교류하는 교회가 있긴 하지만 교회 규모와 교인 수 등이 차이나는 큰 교회들과의 교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비슷한 규모의 교회가 오가며 함께 교류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이에 방현섭 목사가 호응하여 이번에 전격 방문하게 되면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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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는 일벗교회 윤경구 일꾼이 인도하였다. 마음을 여는 노래와 ‘일벗의 신앙고백’으로 이어졌고 난정교회 소속 은퇴목사인 이필완 목사와 김미영 사모가 특별히 선사하는 노래로 ‘날마다 숨 쉬는 순간마다’를 찬양하였다. 이어 좋은만남교회 함옥분 장로의 기도와 서정훈 목사의 ‘함께 일하고 더불어 살자’는 주제의 말씀나눔이 있었다. 서 목사는 요한복음 5장 16~18절의 말씀과 독일의 정치신학자 도로테 죌레의 ‘사랑과 노동’을 인용하며 설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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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일벗교회를 창립하게 된 이야기와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게 된 이야기로 문을 열었다. 늦깎이로 감신대에 입학, 졸업한 서정훈 목사는 농촌과 농업에 관심이 있어 농촌목회자협의회와 긴밀하게 활동하면서 감리교농도생협에도 관여하였다고 한다. 부친이 돌아가시면서 강화로 돌아와 부친이 하시던 농업을 이어받게 되었는데 오자마자 논에 그물을 치면서 유기농 오리농작법을 적용하였는데, 마을 사람들이 ‘정훈이가 오랜 만에 돌아왔는데 좀 이상해졌다’는 소리를 듣기도 하였지만 지역에서 친환경 유기농법을 정착시켰다. 수련목 과정을 밟았으나 적당한 기회를 찾지 못하다가 지역의 시민활동가들이 ‘서정훈 일꾼을 목사로 만들자’고 뜻을 모아 일벗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이 활동가들은 기독교적 배경이 없는 이들이었지만 농촌지역에서 건전한 활동을 하는 서 목사를 돕고자 자발적으로 나서 일 년 간 방치된 다방 건물을 임대, 직접 청소하여 예배당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물론 이들은 지금도 일벗교회에서 뜻을 함께 하고 있다.

농목 사업을 위해 대량으로 백령도 콩을 주문하였는데 사업이 어긋나게 되어 큰 손해를 볼 상황에 처했는데 이때 서 목사가 이 콩으로 두부를 만들어 보겠다고 나섰다고 한다. 그것이 콩세알의 출발이다. 2008년에 설립한 콩세알은 지금은 20여명의 직원을 둔 기업으로 성장하였고 사회적 기업의 취지에 따라 직원의 60%는 사회적 약자이다. 두부 제조 공정에 대해 잘 몰랐으나 직접 기계를 수리하고 또 생산 경험을 바탕으로 개량하여 지금은 두부제조와 관련된 몇 개의 특허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서 목사는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천지창조가 사랑을 바탕으로 한 노동이었다며 우리의 노동도 사랑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사랑 없는 노동, 노동 없는 사랑이 됐다며 노동과 사랑이 하나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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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를 마치고 방현섭 목사가 집례하는 성만찬을 하였고 좋은만남교회의 파송의 말씀을 받으며 서로 인사하며 교제한 후 모두가 함께 선포하는 공동축도로 예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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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를 마친 후 두 교회의 구성원들이 함께 정성껏 준비한 점심식사를 나누었고 서정훈 목사의 안내에 따라 콩세알 공장을 견학하고 친환경 두부 제조 공정을 살펴보았다. 서 목사는 두부와 순두부 선물까지 한아름 안겨 주어 좋은만남교회 교우들의 얼굴에는 함박웃음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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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벗교회를 나서 인근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이필완 목사님 댁에 방문하여 직접 내린 더치커피와 핸드드립 커리를 대접 받고 여유로운 농가의 풍경을 만끽하고 헤어졌다.

이번에는 도시교회인 좋은만남교회가 농촌의 일벗교회를 방문하였지만 차후 일벗교회가 좋은만남교회로 방문하기로 하였다. 몇 번의 편안한 만남을 가진 후에 보다 깊이 있는 교류의 장을 만들어가는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과학과 공업이 발달하고 상업과 금융업이 발달한다 해도, 한국이 자동차와 반도체, 핸드폰 제조와 수출에 강점이 있다 해도 사람이 기계를, 자동차를, 반도체와 휴대폰을 씹어 먹고 살 수는 없다. 게다가 지구는 온난화 돼 식량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식량을 무기화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쌀 한 가마니가 자동차 한 대 값으로 팔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한 유전자 조작 농산물과 같은 인체에 유해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먹거리들이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농업이 천덕꾸러기 같이 여겨지고 노인들이나 하는 산업으로 밀쳐지고 있으니 참으로 걱정스러운 일이 아니다. 농업은 생명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산업이고 농업이 죽으면 생명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농업은 생명산업이고 농촌은 생명의 요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회가 농업, 농촌에 관심을 갖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나누는 일에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야 한다. 도시 교회가 농촌의 교회와 실질적인 교류를 하면서 농업 감수성, 생명 감수성을 예민하게 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갖는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합예배는 큰 의미가 있다. 연합예배를 통해 시작된 이 교류가 서로를 건강하게 하고 서로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며 공감하는 아름다운 교류의 첫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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