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감리교회"
한 사회가 안정되게 유지되기 위해서 반드시 질서가 잡혀야 합니다. 그런데 그 질서를 규정 짓는 것은 법입니다. 법은 한 사회에서 공유된 보편적인 가치로써 존중 받지 못하면 그 사회는 무질서가 초래되며 결국 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법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법은 반드시 한 사회의 보편적이고 공통적인 수준과 동의를 전제해야 할 것이며 만약 그렇게 규정된 법이라면 모두가 존중함으로 그 권위를 인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법이 준수되는가의 여부가 건강하고 수준 높은 공동체를 재는 잣대가 됩니다.
부끄럽게도 요즘 감리교회는 매우 심각한 상태입니다. 감리라는 말은 '규칙'이라는 말입니다. 감리교인은 규칙을 엄격하게 준수하는 이(methodist)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그런데 한국의 감리교회는 그 스스로 정하였고 질서의 기준으로 삼아 마땅한 헌법인 '교리와 장정'을 따르지 않고 무시하고 있습니다.
현재 감리교회 선거관리위원회는 감독선거를 준비중입니다. 최근에 감독 및 감독회장 후보자 등록을 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법과 법을 해석한 위원회의 결정에 정면으로 거부하는 선관위의 처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행 '교리와 장정'은 감독(회장)으로 입후보한 이의 자격을 교회법이나 사회법으로 처벌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제한하고 있습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선관위는 경찰서에서 발행한 범죄경력조회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 조회서가 일반용과 공직자출마용이 있다고 합니다. 일반용은 최근 2년에 해당하는 내용만 있지만 공직자용(이에 준하는 조회서)은 실효된 처벌내용이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정유권해석위원회가 실효된 처벌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조회서라고 이미 선언하였음에도 선관위는 이를 무시하고 공직자용을 가져온 후보를 반려하고 오히려 일반용으로 다시 접수하라고 했답니다.
이와 같은 선관위의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처사는 어느 특정한 후보를 지지하고 당선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이런 시대착오적인 행정처리를 하는지 부끄럽고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감리교회 본부는 이번 선거를 잘 관리하고 적법한 절차와 원칙을 따라 한 점의 의혹도 없게 집행하기를 촉구합니다.
방현섭 목사(좋은만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