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동포에 대한 고뇌"
엊그제 밤에 우연하게 텔레비전에서 북한의 실상에 대해 보도하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소위 '고난의 행군' 이후 가장 힘들게 보낸 시기가 바로 올해 2008년도였다고 합니다. 연이은 홍수피해에 국제적 식량원조가 중단되면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가정이 무너지고 있는 실상이 보도되는 것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올해 농사가 유례없는 대풍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 아니랄 수 없겠습니다만 워낙 골 깊게 지속된 식량난이기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참 생각이 많습니다. 동족 간에 전쟁을 치른 당사자에 명백한 일당 혹은 일인독재체제, 사회주의체제의 붕괴조짐, 미국을 위시한 서방으로부터의 단절과 금수조치, 전쟁위협에 대한 공포심과 그에 따른 군비증강, 그리고 그 결과로 나타난 경제기반의 심각한 불균형… 분명히 사랑할 수 없는 존재이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러면서도 미워할 수도 없는 존재라는 아이러니에 빠지게 되는 것이 북한과 동포에 대한 고뇌입니다.
요즘 북한이 남한 정부를 상대로 강경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통미봉남이라는 단어로 표현합니다만 그 속내는 잘 모르겠습니다. 금강산관광에 이어 개성관광도 중지시키고 개성공단의 인력들을 쫓아내고 있습니다. 단단히 화가 났나봅니다. 하긴 그럴 만도 합니다. 심각한 식량난에 허덕이는 북한을 바라보는 남한의 태도가 '배고프면 항복해라, 제깟 것들이 배 곪는데 별 수 있어'하면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상호주의 원칙만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남과 북 모두가 별로 좋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는 우려가 듭니다. 지난 십 년의 성과가 물거품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형제자매는 이익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배려하는 것으로써 관계를 갖습니다. 상대방을 잘 알기에 그 마음과 비위를 맞춰주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소통하게 되고 가족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관계가 됩니다. 남과 북이 한 형제자매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그 어떤 이론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정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익이나 체면, 자존심이 아니라 서로를 가족으로써 용납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소통하려고 하고 소통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배워간다면 남북관계에서 천국을 볼 것입니다.
방현섭 목사(좋은만남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