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6월 30일

by 좋은만남 posted Jun 29,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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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립니다!

1. 오늘은 성령강림 후 제3주일입니다. 성령의 인도와 도우심을 경험하는 삶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2. 다음주일 오후에는 묵상과 생활 나눔 기도회로 모이겠습니다. 지난 반년을 정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3. 후반기 공동식사 봉사를 위해 사랑방에 비치된 신청서에 원하는 날짜를 적어주시기 바랍니다.

4. 교회학교 여름성경학교는 8월 3(토)~4일 (주일)에 열립니다. 학부모님들은 미리 일정을 조정해 주시기 바랍니다.

5. 해외 선교 답사여행 및 출장 중이신 목사님들을 기억하시고 기도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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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십수 년 만에 전국적으로 동시에 시작된 장마라고 방송에서 연일 떠들어대던데 정작 우리가 사는 서울에서는 장마가 오긴 온 건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간간이 이슬비 나리는 정도밖에 이 구경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제주도와 남쪽에는 엄청난 비가 내려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걱정이고 미안하고 너무 큰 피해는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가 꿈꾸는 은퇴 후의 모습이 있습니다. 초가집 툇마루에-아마도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시던 여주 삼교리 삼교교회의 초가 사택이 무의식에 각인된 것 같은데, 일자 형의 초가집 앞에 좁은 마루가 쭉 이어져 있었던- 시원한 모시 한복을 대충 걸치고 앉아 쏟아지는 장마철 빗줄기를 보면서 막걸리 한 사발을 들이켜고는 '아하, 거참 시원하게 내린다!'라고 말하는 모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제 은퇴 즈음에는 초가집은 정말 민속촌에나 가야 볼 수 있겠지만 그런 상상을 해봅니다. 그런 날이 오기는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인터넷에서 뉴스를 보니 '마른 장마', '야행성 장마', '가을장마' 등 변덕스러운 장마를 만든 것이 사람이라고 합니다. 2013년 이례적으로 장마가 길었던 것은 북극해 얼음이 녹은 탓이라는데 이로 인해 기류의 흐름이 약해지거나 바뀌게 되었기 때문이고 올해도 비슷한 원리랍니다. 즉 지구온난화 탓, 정확히 말해 인간의 인간중심 소비생활 때문이라는 얘기겠죠. 또 이모작 형태의 농경도 중간기에 일시적 사막화 현상을 만들어 지표면 온도를 올라가게 만들어 지구온난화를 부추긴다고 합니다. 결국 하늘에 기도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이 깨우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무튼 장마가 시작되었습니다. 좀 불편하긴 해도 장마가 있는 것은 감사할 일입니다. 감사하면서 이번 한 주 장마의 운치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은퇴 후 툇마루를 상상하면서 한여름 밤의 꿈을 꿔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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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차별적 다문화가정 자녀 비하 발언을 규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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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전북 익산시의 정헌율 시장은 원광대학교에서 열린 '2019년 다문화가족을 위한 행복나눔운동회'에 참석해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 똑똑하고 예쁜 애들(다문화가정에서 태어난 자녀)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프랑스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하였습니다. 이 발언이 문제가 되자, 정 시장은 한 언론 측에 “‘튀기’들이 얼굴도 예쁘고 똑똑하지만 튀기라는 말을 쓸 수 없어 한 말이다. 다문화가족을 띄워주기 위해 한 말”이라고 해명하여 논란이 확대되었습니다. 이에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13개 단체는 28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다문화가족 자녀 비하 발언한 익산 시장 규탄 및 인권위 진정서 제출 기자회견’을 열고 정 시장을 규탄하였습니다. 

100개 중 2곳이 다문화가정인 한국의 현실을 차치하고라도 인종차별은 범죄이며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대한 심각한 도전입니다.

 

■ 사회 성화를 위한 기도

하나님의 형상 따라 아름답고 자유로운 존재로 창조된 인간을 그 어떤 이유나 조건으로도 차별하거나 비하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하나님에 대한 도전이자 역사를 통해 확립한 정의와 평등의 민주주의 가치에 대한 도발입니다. 상처받은 다문화가정의 부모들을 위로하시고 시장을 부끄럽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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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꽃   | 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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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에 무엇을 셀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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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지금 무얼 세고 있나

세고 있는 것이 나를 규정하는데

 

길을 가다 가로수를 세고

산책하며 애기똥풀꽃을 세지

푸른 하늘 뭉게구름을 세고

밤하늘의 흩어진 별을 센다

 

아직은 셀 돈이 적어 다행이다

                             [지리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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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울에 오신 예수님의 유쾌하고도 묵직한 도발

 

교우들과 함께 볼만한 영화가 없을까 생각하던 차에 익숙한 이름 '예수'가 들어간 제목의 영화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전체 제목을 보니 익숙하기보단 낯섭니다. "예수보다 낯선"이라는 도발적이면서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제목에 일단 마음이 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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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2018년에 제작하였고 2019년 4월에 개봉하였고 제작 비용의 일부는 영화 티켓과 면가방 등을 제공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마련하였다고 합니다. 첫 상영은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2018년)에서 하였고 누적관객수는 극장 기준으로 865명이라고 하니 상업적으로는 본전도 뽑지 못한 처참한 실적입니다. 

주연배우 여균동과 조복래 외에도 출연진의 경력이 화려합니다. 시나리오 작가이자 심산스쿨 대표인 심산이 깡패 성칠 역, 연극연출가이자 극단 떼아뜨르봄날 대표인 이수인이 제작자 역, 시사평론가이자 벙커교회 담임목사인 김용민이 투자본부장 역, 서울시립과학관 이정모 관장이 튀김집 쉐프 역, 소규모아카시아밴드 보컬 송은지가 주희 역을 맡아 출연을 하였습니다. 주연배우 두 명을 제외한 모든 출연자가 특별출연으로 돼 있는 것을 보니 출연료는 거의 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감독이자 주연을 맡은 여균동은 매우 독특한 이력을 가졌습니다. 서울대 철학과를 중퇴하고 극단 생활을 하다가 영화판에 뛰어들어 배우로도 활동하고 감독도 하는데 나름대로 특징 있는 영화를 많이 만듭니다. 또 책도 몇 권 쓴 작가이기도 합니다. "예수보다 낯선"이라는 영화를 만든 것도 여 감독의 독특하고 엉뚱한 면이 작용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평점을 10점 만점에 7.8점을 주었더군요. 어떤 관객은 이 영화가 '완벽한 기독교 홍보영화, 예수를 까는 영화가 아니라 예수 우상화 영화'라고 혹평을 하며 1점을 주었고 또 어떤 사람은 '도대체 왜 이딴 걸 만드는데 시간과 돈을 낭비하느냐'며 0점을 주기도 하였습니다만 대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하였습니다. '감독이 관객을 조복래를 통해 가르치려고 한다는 느낌만 빼면 꽤 재미있는 영화'라고 하거나 '카리스마 있는 근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예수가 아닌 홀라당 옷을 벗고 바다에 빠지고 천당과 지옥이 내 맘에 있다고 말한 그가 진짜 예수 아닐까? 그릇된 믿음과 맹목적 신앙에 대한 여균동식 재밌는 수다에 공감한다'고 적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면서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홉 명의 메인 스탭이 추운 겨울에 하루 찍고 하루 쉬면서 만든 "예수보다 낯선"은 사실 종교영화가 아니라 영화를 만드는 행위가 무엇인가 말하고자 하는 영화라고 합니다. 그러나 제작자나 감독의 의도와 관계없이 관객은 자기의 관점으로 보게 되니... 저는 신앙의 대상인 예수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면서 보았습니다.

"예수보다 낯선"은 영화감독이 새로운 시나리오를 받아 들고 배우를 찾아다니는 일종의 로드무비입니다. 자신이 예수라는 한 젊은이가 감독을 찾아오고 둘은 다른 배우들을 섭외하거나 투자자를 만나러 함께 다니면서 깡패, 경찰, 음식 배달원, 발레파킹맨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눕니다. "만약 당신이 예수를 만나면 뭘 물어보고 싶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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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이 태어나고 살다가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후(부활 승천 후) 지난 2천 년에 비해 최근 2백 년의 변화 속도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납니다. 최근의 30년은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해 오히려 무서울 정도인 속도감입니다. 인간이 세상을 알아가는 경험 방식은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대체되고 있으며 다양한 상상력이 기술력과 결합하여 없지만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그 안에서 관계를 맺고 거래를 합니다. 몇 년이 지난 뒤에는 또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지 상상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여전히 오직 한 가지의 방법과 관점으로만 예수님을 바라보고 이해해야 한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그것이 진리라며! 

예수님 자신은 누가 뭐라 해도 하나님의 아들이고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바라보는 관점과 방법은 다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보다 낯선"은 그런 우리의 시선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 시대에 공감하고 동의할 수 있는 예수님의 상(像)으로 도전을 주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특히 기적에 대한 주제가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극중 카페에서 감독이 예수에게 물을 포도주로 바꿀 수 있느냐고 묻습니다. 그러자 예수는 웨이터에게 물을 포도주로 바꿔 달라고 주문합니다. 이 장면에서 관객들은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하다가 실소를 터뜨립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물과 포도주를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오늘날의 환경이 바로 기적이 아닐까요? 예수는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이게 진짜 기적!'이라고 합니다.  20190630_06.jpg

'하늘에 떠도는 수많은 소리들을 전하고 GPS로 원하는 장소로 딱 안내하고...' 과학의 발전을 신의 아들이 만든 기적과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신의 아들이 아니라 과학에 더 많은 기적을 기대하고 열광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 그것을 기적으로 봐야 할까요, 기적으로 봐서는 안 될까요?

 

계시를 받았다며 길게 기른 수염에 니트 통옷, 맨발에 후광까지 만들어 달고 나타나 자신이 예수 역을 맡아야 한다고 우기는 배우의 열광적인 모습이 우스꽝스럽긴 하지만, 주인공 예수보다 우리가 믿는 예수와 더 비슷하다는 생각에 씁쓰름했고 모두가 남자인 세상에서 여자는 왜 예수 역을 맡으면 안 되느냐는 주희의 항변은 이 시대이기에 있을 법한 도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아무튼 2019년 서울에 나타난 예수라는 설정이 우리 신앙에 대해 정면도전하는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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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이 말씀하시기를, 잘 물었다 수보리여. 그대가 말한 대로 여래는 모든 보살을 잘 보살피고 모든 보살을 잘 붙들어 주니, 그대는 자세히 들어라. 그대를 위하여 말하겠다. 선남자 선여인이 아누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거든 마땅히 이와 같이 머물고 이와 같이 그 마음을 무릎 꿇려야 한다. 그러합니다, 세존이시여. 바라건대 기쁘게 듣고자 합니다. 

 

佛이 言하기를 善哉로다. 須菩提여. 女汝所說대로 如來가 善護念諸菩薩하나니 汝今諦聽하라. 當爲汝說하리라. 善男子善女人이 發阿耨多羅 三藐三菩提心하였거든 應如是住하고 如是降伏基心하렷다. 唯然이외다, 世尊이시여. 願樂欲聞이로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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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가 물었다. 스승이 대답을 약속한다. 이제 남은 것은 온몸이 귀가 되어 한 마디 놓치지 않고 듣는 일이다.

 

오, 행복한 순간이여!

 

“세상 사람들은 진기한 보물을 중하게 여기지만 나는 찰나의 고요함을 귀하게 여긴다. 금金이 많으면 사람 마음이 어지러워지고 고요하면 진여眞如의 성性을 본다.”(龐居士)

 

“보통 사람 마음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어둡다. 성인聖人의 마음은 고요하고 밝다. 또 이르기를, 보통 사람의 마음 경계(心境)가 맑고 깨끗하면 이는 불국정토佛國淨土요, 흐리고 어지러우면 이는 마국예토魔國穢土라 했다.”(逍遙翁)

 

마음으로 마음을 본다. 마음으로 마음을 무릎 끓게 한다. 마음밖에는 아무것도 없다. 반자反者 도지동道之動이라, 돌아가는 것이 도道의 움직임이라 했거늘, 어떻게 하면 어지러이 돌아다니는 내 흐린 마음을 붙잡아 고요하고 밝은 본디 마음으로 돌아가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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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에서 앨리스가 이상한 나라에 빠져 길을 찾아 헤매게 된다. 

이쪽 길을 선택했지만 몇 시간을 돌아와 보니 처음 출발했던 곳에 와 있었다. 

다시 다른 길을 선택했지만 또 처음 출발했던 자리에 와 있었다. 

지쳐 쓰러진 상황에서 앨리스는 체셔 고양이를 만나게 되었다. 

앨리스가 고양이에게 물었다. 

‘내가 길을 잃었는데 어디로 가면 좋을까?’ 

그러자 고양이가 말했다. 

‘너 어디 가는데?’ 

앨리스가 대답했다. 

‘어디 가는지 모르지, 알면 물어보겠냐? 빨리 길이나 가르쳐다오.’ 

이때 고양이가 심각하게 말했다. 

‘너 어디 가는지 모르면 아무데도 못가!’  

 

어디를 향해 그렇게 빨리 가십니까? 가야 할 곳은 알고 있는지요?

화장장, 공원묘원, 납골당. 그곳이 끝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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