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 때에 베드로가 예수께 말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여기에 있는 것이 좋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여기에다가 초막을 셋 지어서, 하나에는 선생님을, 하나에는 모세를, 하나에는 엘리야를 모시도록 하겠습니다."
베드로와 몇몇 제자들은 변화산에서 신비로운 체험을 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위인들이 지금 자기 눈앞에서 예수님과 말씀을 나누고 있으니 얼마나 대단하고 놀라운 일입니까! 베드로는 생각했을 것입니다. 식민지배와 독재, 종교적 억압이 판치는 산 아래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여기서 신비한 체험 가운데 황홀경에 빠져 지내는 것이 더 낫다고 말입니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많은 성도들이 신비롭고 놀라운 영적 체험을 하면 그 황홀한 느낌에 더욱 깊이 빠져드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으로 눈을 돌려봤자 정치 경제 사회 종교 등등이 어지럽고 혼란스럽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냐 결국은 그 산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습니다. 삶과 신앙의 터전은 신비로운 체험이 있는 산이 아니라 세상 한 가운데입니다. 예수님도 하늘 보좌를 버리고 번잡한 세상 한가운데로 성육하셨습니다. 우리 신앙의 지향점은 바로 지금 여기입니다.
† 사람을 보며 세상을 보면 만족함이 없지만 종교적 신비체험은 황홀하고 감격스럽습니다. 그러나 황홀한 체험 안에만 머물러 있을 수는 없겠지요. 그 신비한 체험을 내면에 간직하고 예수님이 오신 세상 한가운데로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