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4일(화) | 마태복음 13:31-33 / 누가복음 13:18-21

by 좋은만남 posted Sep 26,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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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은 마치(2)

 

31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들어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심었다. 32 겨자씨는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것이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 더 커져서 나무가 된다. 그리하여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33 예수께서 또 다른 비유를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가루 서 말 속에 살짝 섞어 넣으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올랐다."(마13:31-33)

 

18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하나님 나라는 무엇과 같은가? 그것을 무엇에다가 비길까? 19 그것은 겨자씨의 다음 경우와 같다. 어떤 사람이 겨자씨를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20 예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하나님 나라를 무엇에다가 비길까? 21 그것은 누룩의 다음 경우와 같다. 어떤 여자가 누룩을 가져다가, 가루 서 말 속에 섞어 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올랐다."(눅13:18-21)

 

예수께서는 ‘천국’에 대하여 제자들에게 설명할 때 주로 비유를 사용하셨습니다. 복음서에 따라 ‘하늘 나라’ 또는 ‘하나님 나라’로 표현되었지만 이는 모두 ‘천국’을 가리킵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공히 기록되어 있는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는 우리에게 천국에 관한 여러 가지 단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단 겨자씨와 누룩의 특징은 가장 일상적인 소재라는 것이다. 겨자씨는 당시 남성들이 노동하는 밭에서, 누룩은 여성들이 노동하는 부엌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갈릴리의 평범한 사람들은 ‘천국’이란 단어만 들어도 정신이 아득해지고 마치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생각했을 텐데 예수님의 입에서 ‘겨자씨’, ‘누룩’이란 말이 나오니 귀가 솔깃해졌을 겁니다. 그러면서 천국의 이야기에 더욱 귀를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겨자씨와 누룩은 공통점이 있습니다. 3단계의 과정인데 “작음 - 성장/변화 - 나눔” 단계를 밟아나갑니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보잘 것 없는 것이었다가 그것이 자랐을 때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랗게 변화하고, 그리고 그 커다란 성장은 주변의 생명들에게 풍성한 쉼과 먹거리를 제공해줍니다. 

겨자씨는 새들이 그 가지에서 쉼을 누릴 정도로 큰 나무가 된다고 합니다. 실상 겨자는 1.5~3m쯤 자라긴 하지만 나무가 아니라 풀의 형태입니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비유를 통해 좀 더 과장해서 말씀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어떤 씨보다 더 작은 겨자씨가 변화하고 성장해서 결국 뭇생명들을 품고, 그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이 바로 천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입니다. 

누룩도 마찬가지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누룩을 가루 서 말에 넣었더니 온통 부풀었다고 표현됩니다. 얼마나 부풀었을까요? 상상해보는데, 여기서 가루 서말은 100명이 족히 먹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이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누룩으로 인하여 100명이 넘는 엄청난 사람이 풍성하게 나눌 수 먹거리가 생겨나는 것. 이것이 천국이라는 겁니다. 나아가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은 ‘가루 서 말’은 창세기 18장에 하나님께서 이삭의 탄생을 예언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여기서 나그네 차림의 세 천사를 대접하는 아브라함과 사라가 생각나는 표현이라는 겁니다. 그 때 아브라함은 세 나그네를 보고 사라에게 ‘가루 서 말로 빵을 만들어 대접하자’라고 이야기 합니다. 아마도 예수님께 이야기를 듣던 당시의 사람들은 ‘가루 서 말’이라는 표현 속에서 민족의 조상인 아브라함이 나그네를 하나님처럼 섬겼던 그 이야기를 떠올리며 누룩과 천국의 의미를 더욱 명확하게 연결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오늘 누가복음에서는 겨자씨의 ‘경우’ 그리고 누룩의 ‘경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경우’라는 것은 존재가 아니라 과정과 사건 전체를 가리킵니다. 작고 보잘 것 없는 겨자씨와 누룩이 변화하고 성장하여 다른 생명들을 품고, 먹이고, 살리는 이 과정 전체가 바로 천국이라는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겨자씨, 누룩과 같은 천국을 오늘 우리 삶에 품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