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감사'의 달]
2019년도 끝자락에서 우리는 어떤 삶의 결실을 맺었는지 결산을 해야 합니다. 돌아 보면 기쁘고 즐겁기보다는 힘들고 어려웠던 일들이 더 많았던 한 해인 것 같지만 또 한편 모든 순간마다 우리를 이끄신 하나님의 은혜를 느낍니다. 어려운 중에도 감사의 조건을 찾고 기뻐하는 성도의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 알립니다!
1. 오늘은 왕국주일 및 성령강림 후 마지막주일입니다. 사랑과 정의의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가 이루어지기 위하여 기도하고 실천하며 삽시다.
2. 오늘 오후활동은 없습니다만 목회자들은 공동식사 후 2020년 목회계획 수립을 위한 회의를 하니 참석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예배 후에 ‘나에게 예수님이란?’ 인터뷰와 영상촬영을 하겠습니다. 모든 교우들이 다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4. 다음주일(12월 1일)은 임수현 전도사님이 공동설교를 해주시겠고 오후에는 성탄목 장식과 묵상과 생활 나눔 기도회를 하겠습니다.
5. 정백광 성도님이 넘어지면서 왼쪽 발가락 골절상을 입으셨습니다. 속히 쾌유하시기를 바랍니다.
6. 예배영성위원회는 12월 8일(주일)에 작은교회 연합 행사 '지저스 페스티벌'에서 '이 시대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하실까?'라는 주제의 5분 '말씀 필리버스터'를 하실 분을 2명 선정해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이모저모
토마토학교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우리교회에서 은평 토마토학교의 첫 학기를 시작한 게 2010년 9월이었으니 벌써 9년이 되었네요. 이관택 목사님이 간사로 활동하시던 한국기독청년연합회(한기연)가 은평지역의 발달장애, 지적장애 아동들과 함께하는 '토요일마다 토탁토닥' 학교를 열면서 우리교회에 도움을 요청하였지요. 그래서 여건이 되는 교회 청년들도 함께하고 장소도 기꺼이 제공하기로 하고 시작하였습니다. 첫 학기에는 열네 명의 장애아동들이 참여하였는데 이제 다들 청년이 되었겠습니다. 채보란 청년과 한기연 청년들, 이제는 목사님이 된 박준수 청년도 열심히 했던 기억,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지난 봄학기를 끝으로 잠정 중단되었습니다. 청년 교사들 모집에 어려움을 겪었고 그동안 헌신적으로 참여했던 간사들도 취업 등 현실적 문제에 맞닥뜨려서 더 이상 참여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참 많이 아쉽고 안타깝지만 눈물을 머금고 중단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 가장 아쉬워하시는 것은 장애아동들과 학부모들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주일에는 그동안 대표간사로 섬겼던 김아람, 조훈기 청년교사들과 한기연 김민아 간사님이 교회에 감사의 인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여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청년교사들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데도 인사를 드린다고 일부러 예배 시간에 맞춰서 와주었습니다. 김민아 간사님은 '그동안 교회의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곧 다시 토마토학교를 재개하여 다시 만나겠다'고 인사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우리교회의 사회봉사 프로그램으로 채택하여 한기연과 연대하여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시작하였으나 나중에는 그냥 장소 제공만 하고 한기연에서 전적으로 운영하고 교회는 매년 30만 원 가량의 할동비 정도만 지급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미안하고 아쉽고 섭섭한 마음이 크지만 그동안 꾸준하게 활동해 온 은평 토마토 학교 관계자 여러분과 한기연, 그리고 봉사하며 교회를 오갔던 수많은 청년교사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김 간사님 말씀대로 토마토학교가 머지않은 미래에 꼭 다시 열리게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남기평 목사님 댁 이사 심방을 하였습니다.
남기평 목사님 가정이 지난 8월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동안 사시던 집이 건물 통째로 매매가 되어 부득이하게 이사를 하시게 되었습니다. 길 건너 쪽 빌라로 이사를 하셨는데 이제야 교우들과 심방을 하였습니다. 전에 살던 집은 방수가 잘 안 되어 많이 불편하였다고 하는데 새로 이사 간 집은 아주 넓고 깨끗해 보여 좋았고 누구보다도 규현이와 호현이가 제일 신난 것 같았습니다. 교우들도 다 자기 집 같이 기뻐하셨고요.
심방 기도회를 하면서 제가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독자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고 했던 것처럼 극단적으로 보이는 선택을 해야 하는 목회자의 어려운 삶, 특히 물질적으로 어려운 삶을 사는 것이 안타깝지만 하나님께서 이삭 대신 바칠 양을 준비하신 것처럼 여호와이레의 채워주심이 있을 것이라고 격려하는 말씀을 전하였는데 딱 그 말씀이 이루어진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무쪼록 새로 이사하신 집에서 가족 모두 행복하시고 규현이 호현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참, 기도회 마치고 맛있는 과자와 차로 대접을 잘 해 주신 민지애 사모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행복하세요!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을 환영합니다.
국회가 19일 본회의를 열고 전국 소방관의 국가직 전환을 내용으로 하는 소방공무원법 개정안을 처리하여 내년 4월부터 전환됩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주기에 가장 많은 존경을 받지만 가장 위험하며 재해율도 가장 높은 직군이 바로 소방관입니다. 1973년 지방공무원법이 제정된 이후 2014년부터 논의가 시작되어 5년 만에 개정안이 처리되었으니 47년만에 소방관들의 염원이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동안 소방관은 지방직 공무원으로서 지자체의 재정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의 대우를 받아왔습니다. 재정이 넉넉한 곳도 있지만 대부분 지방은 화재진압을 위한 개인장비는 물론 화재진압 자동차 등 중장비도 제때 교체를 하지 못하여 위험한 상황이라는 소식이 많이 알려졌습니다. 전체 법 제정으로 전체 소방공무원 54,875명(8월 기준) 중 98.7%(54,188명)인 지방직 소방관들이 전환될 예정입니다.
■ 사회 성화를 위한 기도
자기 목숨이 위협 받는 상황에서도 기꺼이 불길 속으로 뛰어들어 이웃의 인명을 구하고 화마와 싸우는 소방관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이들의 희생과 헌신이 온전한 보상과 대우를 받도록 법이 개정된 것에 감사하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이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인간 불평등의 기원론
1
어떤 토지에 울타리를 두르고 “이것은 내 땅이다”하고 선언할 생각을 가졌고, 또한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믿을 만큼 단순하다는 사실을 발견한 최초의 사람은 시민 사회의 진정한 창립자였다. 그 말뚝을 뽑아 버리거나 도랑을 메우면서, “그런 사기꾼의 말을 듣지 마시오. 이 땅에서 나는 온갖 곡식과 과일들은 모두 만인의 것이며 대지는 어느 누구의 소유물도 아니라는 사실을 잊어버리면, 여러분은 신세를 망치게 됩니다”하고 동포들을 향해 외친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얼마나 많은 범죄와 전쟁과 살인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참상과 공포로부터 인류를 구제해 주었을 것인가?
- 장 자크 루소, 「인간불평등의 기원론」, 『사회계약론(외)』, 이태일·최현 옮김(범우사, 1994), 253쪽.
장 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는 스위스 출신, 프랑스의 정치가, 철학자, 교육자입니다. 『에밀』에서 인위적 교육에 대한 비판, 그리고 자연법에 따르는 그의 교육관을 볼 수 있다면, 『사회계약론』에서는 주인의식을 가진 시민들에 의한 직접민주주의라는 실제적 정치체제에 대한 정치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인간불평등의 기원론』입니다.
위 인용은 “인간사회의 불평등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궁금함을 지닌 이들을 향한 루소의 대답으로 자주 발췌되는 부분입니다. 그는 인간사회의 불평등은 “이것은 내 땅이다.”라는 선언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유재산입니다. 그것이 유지되는 이유는 통치자에게 소중한 권리를 양도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275쪽). 그리고 이미 정답입니다. ‘그런 사기꾼의 말’을 듣지 말아야 한다고 합니다. 범죄, 살인, 전쟁과 같은 문제는 스스로 생각하고 묻지 않고 ‘그런 사기꾼의 말’을 듣고 있기 때문입니다.
2
1988년 장애인등급제가 도입되었습니다. 장애인 복지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1-6등급까지 나누는 장애인 등급을 받아야 하며 이 등급에 따라 복지 서비스의 내용이 달라집니다.
장애등급제의 문제점은 장애인의 교육, 고용, 소득, 의료, 주거 등 다양한 복지 영역의 욕구를 장애등급 한 가지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인권의 문제로 사람을 함부로 분류하여 등급을 매기는 것, 그 자체가 반인권적입니다. 그리고 다행인 점은 2019년 7월부터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습니다.
아이의 등에선 체육 시간의 시큼한 단내가 스며있습니다.
“너 고3 맞아? 참나. 일단 여기 앉아. 가만있어 보자.”
오른손의 검지가 마우스의 스크롤 휠을 아래로 당길 때마다 모니터에 표 안의 글자들이 뿌려집니다. 그 중 유심히 숫자들에 집중합니다.
“2초는 해야 인서울이야. 세종대까지. 알지?”
“넌 음 3말. 인서울은 힘들겠다.”
웃음기 사라진 아이의 눈은 삼선 슬리퍼 사이로 삐죽이 나온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있습니다.
2004년 노무현 참여 정부, 교육부는 내신 9등급제를 발표합니다. 고교성적의 산출 방법에 있어 ‘수우미양가’로 표기했던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을 원점수를 과목평균 및 표준 편차와 함께 표시하고 석차는 9등급으로 나누는 ‘석차등급제’를 도입했습니다. 각급 학교의 내신 부풀리기를 방지, 학교생활기록부의 신뢰도를 높이고 학교 공교육 정상화를 취지였습니다. 아이들을 석차 백분율에 따라 9단계 등급으로 학생들의 순위를 매기는 것입니다. 1등급은 ~4%, 2등급은 ~11%, 3등급은 ~23%, 등, 이렇게.
아이의 이름은 자주 1말, 2중, 3말입니다. 어떤 학교는 고교입시설명회에서 공공연하게 말합니다. “우리 학교는 4등급 아이들까지 생활기록부를 신경 써줍니다.” 그리고 요 밑의 아이들은 아이러니하게 이름이 있기도 합니다.
근본적 질문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성적을 기준으로 등급을 매기는 것이 옳은가? 대학은 성적으로 가야 하나? 아니 꼭 대학에 가야 하나?
3
“뿐만 아니라 그 욕구가 얼마나 사람들을 서로 경쟁하게 하고 대항하게 하는지, 아니면 차라리 그들을 적대시켜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언제나 같은 투기장鬪技場을 달리게 함으로써 날마다 얼마나 많은 실패와 성공, 그리고 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
- 장 자크 루소, 「인간불평등의 기원론」, 286쪽.
루소는 ‘그 욕구’, 사적 소유를 위해 서로 대항하게 하는, 사적 소유라는 언제나 같은 것을 향해 ‘투기장’의 동물처럼 살아가는 세계에 대해 비판합니다. 그것으로 인한 인간불평등이 발생하는 재앙을 지적합니다.
아이들이 대학이라는 하나를 향해 투기장으로 몰아넣는 오늘에 대해 물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 아이들의 등급을 매겨 차별하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등급의 바닥을 깔아 주는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을 현실적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해서는 안 됩니다.
‘인간을 한 가지로 평가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으며 그것은 반인륜적이다.’ 명제는 의심되어선 안 됩니다. 아이는 저마다의 끼와 재능에 따라 자라나야 한다는 생각이 교육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이들의 점수는 올려야 하고 등급 도장은 찍어야 하고, 그래 난이도에 따라 문제를 2.2점, 1.7점 짜리로 나누어야 하는 선생님은 괴롭고, 그 한 문제로 낙인된 분홍 글씨, 등급으로 인생의 실패와 성공을 가늠해야 하는 학생은 두렵습니다. 그래 사기꾼의 말을 거부해야 합니다.
수보리여, 그대 생각은 어떠한가? 사다함이 생각하기를, 내가 사다함과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왜 그런가 하면 사다함을 일컬어 한 번 갔다가 온다고 합니다만 실은 가고 옴이 없는 것이오 이를 이름하여 사다함이라고 했기 때문입니다.
須菩提여 於意云何오. 斯陀含이 能作是念하되 我得斯陀含果不아. 須菩提言하기를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斯陀含을 名一往來나 而實無往來요 是名斯陀含이니이다.
------------------------------------------
사다함斯陀含은 산스크리트어 사크르다가민sakrdagamin의 음역. 한문으로는 일래一來라 한다.
“일왕래一往來란 한 번 하늘에 갔따가 한 번 인간으로 돌아와서는 두 번 다시 사람으로 나지 않는 것이다.”(陳雄)
“한 번 왕래하는 자는 다만 색신色身으로 한 번 하늘과 인간 세상을 오고 가는 것이지 그 진성眞性은 허공 세계에 가득 차 있다. 그러니 어찌 오고 감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색신의 왕래는 진실眞實이 아니고 다만 그렇게 이름을 붙인 것일 뿐이다.”(王日休)
같은 얘기다. ‘수다원’ 대신 ‘사다함’을 넣어 동일한 내용을 되풀이한다.
◆
수보리여, 그대 생각은 어떠한가?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고 할 수 있겠느냐? 수보리가 아뢰기를,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 왜 그런가 하면 실제로 아라한도라 이름 붙일 만한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아라한이 생각하기를, 내가 아라한도를 얻었다고 한다면 그것은 나와 사람과 중생과 수명(壽)에 붙잡혀 있는 것입니다.
須菩提여 於意云何오. 阿羅漢이 能作是念하되 我得阿羅漢道不아. 須菩提言하기를 不也니이다, 世尊이시여. 何以故오. 實無有法名阿羅漢이니이다, 世尊이시여. 若阿羅漢이 作是念하여 我得阿羅漢道면 卽爲着我人衆生壽者니이다.
------------------------------------------
아라한阿羅漢은 산스크리트어 아라한arahan의 음역, 한문으로는 무쟁無諍 또는 응공應供으로 옮긴다.
“아라한은 중국말로 무쟁이다. 무쟁은 끊어야 할 번뇌가 없고 여읠 탐진貪瞋(욕심내고 성을 냄)이 없고 어기거나 좋을 정情이 없어서 마음과 경계가 함께 공空하고 안팎이 언제나 고요한 사람을 말한다.”(六祖)
인천人天의 공양을 마땅히 받을 만한 사람이라고 해서 응공應供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여기까지 같은 내용이 네 번, 주인공 이름만 바뀌어 되풀이된다. 요컨대 깨달음을 얻은 자는 자기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생각하거나 말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우리는 깨달음을 얻고자 명상하지 않는다. 깨달음이 이미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곳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다. 목적도 목표도 없다. 어떤 높은 경지에 오르고자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무위無爲에서 우리는,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이루고 싶은 것을 이미 이루었음을 본다. 그리하여 애쓰기를 멈추게 된다.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창문을 통해 쏟아지는 햇살을 보거나 빗소리를 들으면서 평안하다. 무엇을 좇아서 달리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매 순간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은 열반에 들어가는 것을 말하지만 우리는 이미 거기에 있다.”(틱낫한, The Heart of the Buddha’s Teaching)
옳은 말이다. 그러나 이는 깨달음을 얻은 자의 경지를 말한 것이다. 아라한만이, 나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고 말하지 않을 자격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다.
아직 가지지 못한 자는 가져야겠다고 말하고, 이미 가진 자는 가지지 않았다고 말한다. 깨달음이란 없는 눈을 누군가로부터 얻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제 눈을 뜨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침내 사람으로 되었다. 사람이 된 것인가 아닌가?
어느 시골 교회에 키가 자그만 한 할머니 권사님이 자녀들이 효도 관광을 보내주어서 그동안 말로만 듣던 그 유럽 관광을 마치고 돌아 오셨다.
속회 식구들이 권사님께 유럽에 가서 무얼 보고 오셨느냐고 또 무엇이 가장 아름답더냐고 여쭈어 보았다. 그러자 권사님이 배시시 웃으며 대답하셨다. “뭐 유럽이라고 대단한 줄 알았는데, 가보니 별것 아니던데요. 어디 가나 노란 깃발만 펄럭이던데요!” 그 말을 들은 속장님이 물었다. “유럽 관광하고 오셨는데 노란 깃발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그러자 권사님 말씀이 출발하기 전에 공항에서 부터 관광 가이드가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에서 가이드를 놓치면 큰일이라고 하면서 과거에 길을 잃어버려 험악한 고생을 했던 한 노인의 이야기를 들려주고는 노란 깃발을 보여주면서 “이것만 잘 보세요. 이것 놓지면 그 노인처럼 큰 일 납니다”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가뜩이나 키가 작은 권사님인지라 그 많은 관광명소를 지나오면서 3주간동이나 가이드를 놓칠세라 줄 곧 저 앞에 서가는 가이드의 노랑 깃발만 쳐다보고 따라다녔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 돌아와서 생각하니 유럽여행에 가서 구경한 것이라고는 노랑 깃발 밖에 없더라는 것이다.
보아야 할 것은 보지 못하고 노란 깃발만 보고 따라 다닌 권사님이나 정작 살아야 할 인생은 살지 못하면 목사의 설교 말씀만 듣고 그것이 신앙이라고 고집하는 사람들이나 무엇이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설교자는 가이드일 뿐입니다. 정작 말씀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본인인 것입니다. 설교 말씀 듣는 것이 신앙이 아니고 말씀대로 사는 것이 신앙입니다.
[페이스북 예화공작소&희망충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