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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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원근 각처에 있는 열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4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평화롭게 살 것이다.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살 것이다. 이것은 만군의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5 다른 모든 민족은 각기 자기 신들을 섬기고 순종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언제까지나, 주 우리의 하나님만을 섬기고, 그분에게만 순종할 것이다. (미가서 4,3-5)

들어가며 : 우리의 영혼과 육신을 창조하시고 채우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크신 사랑과 은혜가 오늘 아름다운 대자연 안에서 생명을 가꾸는 일에 잠시나마 동참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기 원하는 성도들에게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오늘은 감리교회가 정한 농촌선교주일입니다. 2006년에 열린 총회에서 도시교회의 모태인 농촌교회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과 우리의 먹거리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 상생의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도록 추석이후 첫 주일을 농촌선교주일로 지키기로 하였습니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농촌선교주일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 우리도 강원도 인제 방 장로님 댁으로 농촌봉사활동을 나왔습니다. 오늘 이 시간이 농촌을 체험하는 시간을 넘어 우리의 생명을 가꾸기 위해 땀방울 흘리는 농민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우리 생명이 힘 넘치게 되는 먹꺼리를 만드는 일에 관심 갖고 기도하는 결단의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들어가서 ; 어제 김영순 권사님과 아내가 통화를 했나본데 요즘 피망 가격이 급락해서 한 상자에 3,500원이랍니다. 얼마 전에는 40상자를 넘게 출하했는데 10만원인가가 입금됐다고 하시더랍니다. 그래서 나는 아무 생각 없이 ‘그런 줄 모르고 농촌으로 오셨나’하고 무뚝뚝하게 대꾸했습니다. 나의 대꾸에 아내의 심기가 상했는지 어떻게든 농사 잘 지어서 소득 좀 올려보시려는 분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가 있느냐고 내게 쏘아붙였습니다. 하긴 이 얘기뿐만이 아니라 자난 주에 들은 대로 축산농가의 이야기도 비슷합니다. 산지 소값은 떨어져서 축산농가가 울상을 짓지만 소비자들이 사먹는 한우 소고기값은 너무 비싸다는 이야기도 지난주에 들었습니다.

서울 사는 사람도 어린 시절부터 들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농자천하지대본’ 물론 옛날 농사짓는 일밖에 없을 때는 그렇게 말할 수 있었겠습니다. 그러나 공업입국이라는 말이 더욱 친근하게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는 공업, 중공업으로 먹고 사는 나라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날 돌아보니 우리가 먹고 사는 것은 중공업이나 석유화학공업을 통해 만들어진 쇳덩이나 플라스틱, 석유가 아니라 쌀이고 밀이고 보리고 콩이고 고추고 배추고이더라는 것입니다.

공업이 아무리 발달했다 해도 쇳덩어리 삼키고 살 것 아니면 결국 농업이 우리의 직접적인 먹꺼리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먹고 살 물질을 만들어내는 농촌이 공동화되고 있습니다.

언론기사를 보겟습니다. [2000년 403만1065명이던 농가인구는 2007년 327만4091명으로 70만명 넘게 줄었다. 전체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도 8.6%에서 6.8%로 떨어졌다. 농촌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1994년 788만5천원이던 농가부채는 2003년 2661만으로 7년새 3배 넘게 늘었다. 2005년도 2721만원이다. 2006년말 농가부채 총규모는 같은 해 농업 총생산액 35조원을 훨씬 웃도는 48조원에 달한다. 1994년 도시근로자가구와 거의 비슷했던 농가소득은 2004년 77.6% 수준으로 떨어졌다. 1970년대 중반 농촌 소득이 도시보다 앞섰다고 하는데 이제는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모든 게 떨어지는 가운데 농촌에서 유일하게 늘어난 게 있다.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다. 2005년 39.3%인 60세 이상 비율은 2010년 46.5%로 크게 뛴 뒤, 2020년이면 62.8%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오늘 주보에 실은 내용입니다. [식량이 무기가 돼버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식량위기에 직면한 나라가 37개국이나 된다고 합니다. 2006년부터 급등하기 시작한 밀 콩 옥수수 쌀 등 주요 곡물 가격은 2∼3배로 뛰어 사상 최고수준이 됐고 필리핀, 인도네시아, 이집트, 카메룬, 모잠비크, 세네갈에서는 식량난으로 인한 폭동과 소요사태가 일어났습니다. '식량 전쟁'이 벌어질지도 모릅니다. 우리 사정은 자급률 95.8%를 기록하고 있는 쌀을 제외하면 밀(자급률 0.2%), 옥수수(0.7%) 등 주요 곡물은 해외시장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이에 따라 전체 식량 자급률은 27.2%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9개 회원국 중 최하위권(26위) 수준입니다. 곡물 메이저의 영향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처지입니다.]

쌀이나마 그래도 자급하는 수준인데 값싼 미국산 쌀을 수입하고 그 수입량을 자꾸 늘려간다니 쌀농사마저도 그 미래가 불투명합니다. 결국 가격경쟁에서 지고 쌀농사가 전적으로 포기되었을 때 쌀가격은 당연히 폭등하게 돼있습니다. 그것이 자본의 논리입니다. 수십 년 전에 우리나라는 잠업국가, 실크생산국이었지만 값싼 중국산에 밀려 잠업이 포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알다시피 지금 중국이나 외국에서 들여오는 실크는 서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고가의 품목이 돼버렸습니다.

한미FTA가 진행되면 더 큰일입니다. 자동차 더 많이 팔아먹기 위해 희생제물이 필요한데 그것이 바로 농업입니다. 농업이야 어차피 돈도 안 되고 부채만 늘고 젊은 사람들도 안 하려고 하는 거 굳이 붙잡고 있으면 뭘 하나 하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자동차산업과 농업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해서 죽게 될 이들에게 자동차산업으로 벌어들인 돈을 나눠주거나 잃은 것을 보상해줄 것인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냥 빼앗아버리고 죽으라는 말입니다. 어차피 농촌에 있는 이들이야 노인네들이고 곧 죽을 사람들인데 지금 죽나, 좀 더 있다 죽나 매한가지라는 발칙한 발상이 숨어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크게 오산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농촌이 죽으면 단순하게 한 나라의 한 분야의 산업이 죽는 것이 아니라 그 국민들이 죽는 것이란 사실입니다. 이미 몇 차례 말했습니다. 결국 사람이 먹는 것은 농업소산물이라는 것입니다. 곡물가격이 치솟습니다. 곡물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식량이 아니라 무기가 됐습니다. 농업이 다 죽으면 나중에는 우리 살을 베고 뼈를 고아다가 곡식을 사먹어야 한다는 것을 왜 모릅니까? 국제시장에 옥수수가 천지였는데 이제 바이오디젤을 만든다니까 다 바이오디젤 만드는데다 갖다 팔아버려 사료값이 올랐습니다. 이제 분명하게 안 것입니다. 곡물, 농업도 돈이 되고 힘이 되는구나! 자동차는 없어도 살지만 곡식이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이런 당연한 이치를 모르는 이들이 정치를 하고 있으니 큰일입니다. 우리가 정성을 들여 생산하는 제품들, 육성하는 산업은 인간 생존에 있어서 꼭 있어야 하는 필수품목이 아닙니다. 자동차 없어도 불편하지만 살 수는 있고 컴퓨터, 반도체 없어도 아쉬운대로 살아가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그러나 식량이 없다면 인간은 생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옵션품목에만 열을 올리고 필수품목은 외면하고 있으니 어찌 답답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은 평화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약속입니다. 그 약속은 더 이상 전쟁연습을 하지 않으며 무기를 농기구로 만드는 혁명적인 전환을 말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시는 것이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에서 앉아서 평화롭게 살 것이라는 말입니다. 전쟁을 안 하는 것은 큰 평화요 복이라는 생각이 든다만 자기 포도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언뜻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을 놓고 생각해봅시다.

첫째, 밭과 논, 과수원이 있다는 것이 바로 복이라는 말입니다. 식량전쟁의 시대에, 농업 포기하고 자동차 산업 하겠다는 세상에서 참된 복은 바로 먹거리 만들어내는 논과 밭, 과수원이 있다는 것을 하나님은 우리에게 알려주시는 것입니다. 논과 밭은 쓸데 없는 땅이 아닙니다. 먹꺼리도 나옵니다. 그리고 생명이 자라는 것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학습장이기도 합니다. 우리 땀방울의 소중함도 알려줍니다. 우리의 육신과 영혼, 그리고 감성과 지성이 자라나는 곳이 바로 농촌입니다.

둘째, 자기 밭과 논, 자기 과수원이 있다는 것은 자기가 가꾼 것을 자기가 먹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게 무슨 복이냐고요? 오늘날 자기가 일한 것을 자기가 먹는 사람이 얼마나 됩니까? 산에서 자연산 송이를 캐온다지만 그것 자기가 먹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다 내다 팝니다. 바닷가에 가봤지만 잡은 고기 자기가 먹는 사람 별로 못 봤습니다. 영덕대게니 가리비니 하는 것들도 전량 다 외국에 수출하더군요. 농사 열심히 지어서 소작물 자기가 먹는 것 못 봤습니다. 좋은 것은 내다 판다 쳐도 후진 거라도 마음껏 먹는 것 별로 못 봤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빼앗기게 되는 판에 자기가 가꾼 것을 자기가 먹는다는 것이야말로 복이 아니겠습니까? 비싼 돈주고 사다 먹지 않아도 되고, 자기가 열심히 가꾸어 놓은 것, 엄한 놈이 와서 가져가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참된 복이고 은혜인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지금 우리의 현실은 이 두 가지의 복을 아무 것도 누리지 못할 판이 되었습니다. 농사를 지을 땅도 빼앗기고 소산도 빼앗기거나 아예 거둘 수 없게 될 때 우리는 노예가 됩니다. 땀흘려 수고해도, 아무리 먹어도 허기를 채우지 못하고 배고파하는 민족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성경은 분명하게 경고합니다. 아무리 열심히 일하여 먹어도 허기가 채워지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은 하나님의 크신 은혜이고 이 세계를, 이 민족을 살리기 위한 결단을 촉구하는 엄중한 자리에 서 있다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제목이 바뀌어야 합니다. 돈 많이 벌게 해달라고, 승진하고 성공하게 해달라고, 사업 잘 되고 인생 잘 풀리게 해달라고 아무리 빌어봐야 먹을 꺼리가 없다면 고생한 것, 성공한 것, 인생 잘 풀린 것이 다 목구멍에 풀칠하는 일에 쏟아 붓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하나님, 약속하신 평화의 세상, 농업이 잘 되고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가 나무 아래에 앉아서 기뻐하는 세상 만들어 주세요. 이 땅의 잘못된 가치관을 고쳐주시고 이왕이면 농촌에서 먹을만한 좋은 먹꺼리들을 많이 생산해낼 수 있게 해주세요. 이 땅 백성들의 의식이 바뀌게 하시고 정치인들이 농촌의 소중함과 고귀함을 알게 눈을 뜨게 해주세요’ 하고 기도하십시오.

 

나가며 :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에 앉아서 기쁨으로 인생을 노래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민족이 되게 하시고 그런 일을 위해 기도하고 지원하며 머리를 짜내는 성도들이 되게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생명을 먹이는 일을 하는 고귀한 소명, 농촌과 농부들에게 감사이 마음을 갖고 그들에게 도시에 사는 우리가 가진 물질적 부를 나누고 지원하고 응원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할 줄 아는 실천적 신앙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이 시간 하나님이 우리에게 세상이 줄 수 없는 귀한 것으로 가르치시고 채우신 줄로 믿으며 우리 생각과 삶이 변하는 귀한 시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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