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달리고 있습니다 / 빌립보서 3:12-14

by 좋은만남 posted Aug 30,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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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아직도 달리고 있습니다.

성서본문 ; 빌립보서 3,12-14
12 나는 이것을 이미 얻은 것도 아니며, 이미 목표점에 다다른 것도 아닙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나를 사로잡으셨으므로, 나는 그것을 붙들려고 좇아가고 있습니다. 13 형제자매 여러분, 나는 아직 그것을 붙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오직 한 가지입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을 향하여 몸을 내밀면서, 14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께서 위로부터 부르신 그 부르심의 상을 받으려고, 목표점을 바라보고 달려가고 있습니다.


들어가며 : 어떤 아랍 사람이 사막에서 길을 잃었습니다. 가지고 있던 식량도 다 떨어졌습니다. 이틀간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고 결사적으로 걸었습니다. 그는 마침내 사막 가운데의 한 작은 샘터를 발견하고 거기에 이르렀습니다. 급히 물을 마시고 보니 얼마 전에 거기에 천막을 쳤던 흔적이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는 혹시 천막을 치고 머물렀던 사람들이 아무런 음식 조각이라도 떨어뜨린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자세히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다가 놀랍게도 어떤 주머니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얼른 그것을 만져보니 손에 떡처럼 단단한 것이 만져졌습니다. 그 사람은 미친듯이 주머니를 헤쳐서 열었습니다. 그리고 주머니에 손을 넣고 속에 있는 것을 한운쿰 움켜서 꺼내 보니까 그것들은 아주 좋고 큰 진주알이었습니다. 그러자 그 사람은 손에 한 움큼 쥐었던 진주들을 사방에 던져 뿌리며 외쳤습니다. “겨우 진주였단 말인가?” 그리고 그 아랍 사람은 사막에 누워서 죽어 갔습니다.
‘겨우 진주였단 말인가’ 하는 음성이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도 메아리치기를 바랍니다. 생명을 주지 못하는 것에 우리의 인생을 매고 허비하지 마시고 오직 참된 생명을 얻는 일에 우리 자신을 바치시기를 바랍니다. 생명 평화 하나님의 크신 은혜와 자비가 오늘 이 자리에 충만하게 임하시기를 하나님과 예수님, 성령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들어가서 ; 오늘은 조금 특별하게 말씀 선포시간을 진행하고자 합니다. 이른바 공동설교입니다. 설교가 성서연구를 통해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삶에서 만난 하나님 체험을 통해서도 선포될 수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들이 삶에서 말씀을 통해, 말씀으로 인도된 하나님 체험, 예수님 체험, 그리고 여러분의 신앙여정에 대해서도 충분히 말씀을 선포할 수 있습니다. 성서가 그렇게 쓰여진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큰 맘 먹고 강단을 양보하기로 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최소한 분기별로 한 번 정도씩은 성도님들이 저와 함께 신앙여정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그러니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시간을 미리부터 준비하시면서 사시기 바랍니다. 즉 여러분에게 나타나시는 하나님, 예수님 체험, 여러분의 신앙여정에 민감하게 반응하시면서 사시라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임미화 집사님이 저와 함께 설교를 진행합니다. 여러분들에게 많은 은혜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설교는 무언가 분명한 명제, 원리, 교리를 제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만 우리의 신앙이 성장하고 성숙하게 되기 위해서 매우 의미심장한 고민꺼리를 던지는 것이기도 합니다. 받아 먹기에만 익숙한 사람은 그냥 1, 2, 3하고 짚어서 해주는 설교가 좋을 것입니다만 그건 어린이 수준입니다. 최소한 청소년 수준이 되면 고민을 하게 되고 질문을 하게 되고 자기의 대답을 만들어 가게 됩니다. 이때부터 비로소 사람 구실하면서 살게 되는 것처럼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므로 보다 수준 높은 설교는 먹여주는 설교가 아니라 스스로 고민하고 답을 찾아내게 하는 설교입니다. 우리교회 성도님들은 수준 높은 목사로부터 10년간 설교를 들어 수준이 많이 높아지셨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수준 높은 신앙생활을 하실 자격이 있고 또 능력이 있는 줄로 믿습니다.
제가 10년 전에 설교를 하면서 ‘10년 동안 있겠으니 그 전에는 나가라고 해도 안 나갈 것이다, 10년 정도 하면 뭐가 되도 되지 않겠느냐, 만약 10년이 되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면 나도 목회 그만 해야 할 것이다, 10년 뒤에 더 있으라고 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제 10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떠날 것인지 아니면 더 있을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지점에 서 있습니다. 말하자면 일종의 재계약 시즌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나를 부르는 곳이 없어서 갈 곳이 없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신중하게 잘, 깊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내일부터 약 한 달간의 안식년 휴가를 가게 됩니다. 이 휴가는 말이 휴가지 사실은 영적 순례이고 미래에 대한 고민을 위한 시간입니다. 휴가가 다가올수록 설레기보다는 영 부담스러워지는 것이 바로 이때문인가봅니다. 10년이라는 시간을 통해서 소위 이정도의 목회적 성과를 거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물론 좋은 조건으로 시작하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대단한 결실을 거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저의 모습에서 매너리즘을 발견합니다. 나태하고 게으르며 또 제멋대로인 적도 많습니다. 교만해지고 있다는 증거일 것입니다. 그래서 제 자리를 점검해보고 하나님이 나에게 요구하시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묻고 그 해답을 찾는 과정이 될 것입니다. 단순하게 제가 더 좋은만남교회에 남아 있게 될지 아니면 전혀 새로운 길을 가게 될지 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과연 무엇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며 어떤 길을 하야 할 것인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요청하시는 것은 무어신가 하는 것입니다. 이번 신앙여정을 통해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또 여러분에게도 부탁을 드립니다. 서로의 존재에 대해서, 의미에 대해서, 또한 요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고 어떻게 10년을 만들어가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 보십시오. 그동안은 딱 붙어 있어서 서로의 존재에 대해 솔직하게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제 잠시 떠나 있으면서 서로의 존재감을 긍정적으로나 부정적으로나 확인해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저의 휴가기간은 저에게도 시험의 시간이지만 역시 여러분들에게도 시험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런 제 요청이 제 겉멋 때문만은 아닙니다. 신앙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여행하는 것이고 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여행하셨습니다. 성령님도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여행하셨습니다. 그래서 신앙여정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무튼! 사도 바울은 빌립보서, 오늘 말씀에서 그 역시도 아직 목표점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자신은 아직도 달려가고 있다고 고백합니다. 사도 바울과 같은 사람도 역시 자신은 아직 도달하지 못했고 도달하기 위해 달려가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는 지금 모든 것을 다 이룬 듯이 머물러 있거나 멈춰 있거나 달리기를 중지한 것은 아닌가 진지하게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혹시 제가 좋은만남이라는 정류장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여러분이 방현섭이라는 정류장에 머물러 있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는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니면 좋은만남교회와 방현섭이 여전히 함께 여행을 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님을 만나기 위해,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 계속 달리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 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현재를 완결된 상황으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이게 전부라고 고집해서도 안 됩니다. 이거 아니면 안 된다는 속단도 하지 마십시오. 지금 별 볼일 없고 신앙도 부족하다고 절망하거나 포기해서도 안 됩니다. 신앙 좋다는 소리 많이 듣는다고 신앙의 최고봉에 올랐다고 자신하지도 마십시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고, 새로운 상황이 더 많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며, 또한 더 많은 열매가 우리에게 주어질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모습에 절망하고 좌절하여 포기한다면 우리를 위해 예비된 목표점을 결코 맛보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 새로운 미래, 우리를 통해 역사하실 하나님의 계획을 믿고 미래를 향해 우리 자신을 열어 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니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만나기 위한 여정을 멈추지 마십시오. 멈춘 듯이 보이면 깜짝 놀라며 다시 달리기를 시작하십시오. 그러면 반드시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을 배우게 될 줄로 믿습니다. 그것이 믿음 있는 사람의 선택이고 믿음 있는 증거입니다. 이런 믿음으로 우리 자신을 돌아보고 우리를 통해 이루시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으며 또 그런 삶을 사는 단계로까지 나가시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나가며 : 이제 임미화 집사님의 공동설교말씀을 듣겠습니다. 맨 처음이 항상 가장 어려운 법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진지하고 솔직한 고백입니다. 그리고 스스로가 기나긴 신앙여정의 어느 지점에 있다는 것을 인정하시고 하나님에 대한 증언을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도 많은 은혜를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