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그리스도인의 특권
성서본문 : 마가복음 8:34-38
34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3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38 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들어가며 :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령의 은총이 여러분들의 삶에 충만하게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기세로 맹추위가 몰려왔는데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이번 겨울의 맹추위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이라니 걱정이 되면서 하나님이 아름답게 창조하신 이 세계를 지켜야 하는 우리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덧 1월의 마지막 날을 맞았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한 달을 보냈습니다. 이관택 전도사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그래도 나았는데 전도사님이 안 계시니까 그 빈자리가 엄청 크게 느껴집니다. 2010년의 첫 달을 지냈는데 여전히 빠른 시간에 쫓기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쫓기듯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분일초를 우리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고 누릴 수 있는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내가 사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0년을 신앙으로 잘 시작하는 성도들이 되십시오.
들어가서 : 한 싱글 골퍼가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하늘나라로 온 그를 보고 입구를 지키던 수문장이 난감해 했습니다. 아무리 명부를 살펴봐도 천당행인지 지옥행인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망설이던 수문장은 그에게 말했습니다. “착하게 살아온 것이 분명하니 특별히 천당과 지옥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지옥 구경을 온 골퍼를 보고 사탄은 골프광이었던 그를 유혹해서 지옥으로 끌어오기 위해 그를 지옥의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안내했습니다. 융단 같은 페어웨이와 아름드리 나무가 어우러진 맑은 호수, 기막히게 설계된 홀들…. 특히 황금 카트와 보석으로 장식된 최고급 골프채를 보자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였습니다. 한번 라운드를 해보겠다는 그에게 사탄은 지옥에 남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에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지옥 골프장은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설명과 함께. 골프광은 수문장에게 뛰어가 천당은 가볼 것도 없고 지옥으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탄과 함께 황금 카트를 타고 첫 홀로 향하는 그의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티 박스에서 휘황찬란한 드라이버로 연습 스윙을 마친 뒤 황금으로 된 티를 정성스레 꽂은 그는 사탄에게 공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탄이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공은 천당에만 있어. 여긴 지옥이라니까.” 골프공은 천국에 사는 사람들만의 특권인 것입니다.
인간의 삶은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특권을 얻고 누리기 위한 투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알지 못하고, 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것을 알고, 하고, 누리는 것이 소위 특권입니다. 그리고 이 특권을 얼마나 많은 범위에서 누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가 규정되는 것입니다. 또 당연히 재물, 부와도 연관이 있고요. 진보진영의 인사가 국회의원이 되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이 돼보니까 엄청난 특권을 누리게 되는 것에 놀랐다. 한 500가지는 되는 것 같다. 면책권만이 아니라 비서관이 몇 명이 생기고 자가용에, 무료로 국유의 철도·선박과 항공기 승용권 등 보도 못한 특권들이 있었다. 아, 이 맛에들 그렇게 금배지를 달고 싶어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되고자, 더 많은 물질을 벌어들이는 사람이 되고자, 더 많은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되고자 땀을 흘리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신앙도 이 특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솔직해지자면 많은 이들이 천국이라는 특권 때문에 신앙을 갖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천국의 특권은 대충 영원한 평안과 안식의 삶, 그런 것들입니다. 조금 기복적인 신앙을 가지신 분들은 하나님을 믿으면 모든 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약간은 과도한 특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나오면 자식들이 다 서울대 가고, 차에 치어도 안 다치고, 복권을 사면 다 당첨되고, 하는 사업도 다 잘되고 등등의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단지 믿음이 없거나 부족해서 그런 특권을 다 누리지는 못한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 예배당 있던 건물 일층에 장사가 잘 되는 치킨호프집이 있었는데 그 주인은 여자분으로 두 아들과 함께 그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리교회에 다니시던 분이었는데 교회 다닌 지 얼마 안 되어 남편이 교회에 가던 중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교회에 다니면 오히려 안전을 보장 받는 특권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라면 무엇하러 교회에 나가느냐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그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과연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특권을 누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보기에 하나님을 믿고 교회공동체에 함께 하는 것에는 분명히 특권이 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를 지는 특권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상의 눈으로만 보면 이것은 특권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거슬러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땅히 이것을 특권이라고 확신하고 믿는 줄로 믿습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도 많이 왜곡된 것이 사실입니다. 초대교회에 십자가는 명백하게 죽음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들이 십자가라는 말을 할 때는 죽음을 각오하는 비장한 결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죽음은 빠지고 부활만이 십자가의 상징이 돼버렸지요. 그래서 교회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특권이 세상이 말하는 특권과 비슷한 것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교회 나가면 부자 된다, 복 받는다, 다 잘된다, 할렐루야! 하는 애기가 정설처럼 떠돕니다. 아무튼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십자가를 지는 특권이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영국 성공회의 주교였던 존 로빈슨은 ‘신에게 솔직히’라는 책에서 예수님을 ‘전적으로 남을 위한 인간’이었다고 규정하였습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전적으로 남을 위한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시기를 ‘친구, 동포, 이웃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단언하십니다. 그리고 그 자신이 몸소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그 사랑을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시고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특권입니다. 세상의 특권은 전적으로 자기를 향한 권리입니다. 자기가 누리고 자기가 먹고 마시고 자기가 즐기는 그런 내향적이고 자기지향적인 군림형 특권인 반면 그리스도인의 특권은 자기가 아니라 남을 위한 외향적인 섬김형이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은 제한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쪽에서 많은 것을 소유, 소비하면 반드시 다른 한편은 결핍과 부족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특권이라는 것은 반드시 누군가의 부족과 결핍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자기지향적인 특권의 정체입니다. 내가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하여 타인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 때문에 얼마나 많은 다툼과 상처, 아픔과 분쟁이 있었던가를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특권을 누린다는 거대재벌건설사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확장하기 위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던 것이 바로 용산참사의 원인이었습니다. 지금도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명목으로 서민들의 삶터를 밀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의 특권은 정 반대입니다. 내 것을 기꺼이 포기하고 내 것을 기꺼이 타인에게 양보하고 나누어줌으로 내가 비록 작은 결핍과 부족을 경험하지만 그보다 더 크고 귀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경험은 우리가 실제로 포기한 것보다도 훨씬 크고 위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모두가 함께 충만해지는 체험입니다. 요즘 북한에 우유를 보내는 일로 바쁩니다. 이 일을 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은 기업인, 부자라고 해서 다 악착같이 돈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초대형 기업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벌은 수익을 기꺼이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내놓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SODA, 란세티 등의 브랜드 신발을 파는 DFD 패션그룹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건당 1천 원씩을 북한 어린이에게 우유 보내는 일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의 박근식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입니다. 그에게 있어 나눔은 의무이자 기쁨입니다.
이런 경우가 그리스도인의 특권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특권이 세상을 바꾸고 내 삶을 바꾸고 사람들을 바꿔내는 힘이 됩니다. 혼자만 누리는 특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그러나 그 자신이 더욱 풍성하게 누리는 특권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그리고 그 힘이 이천 년 전에 죽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오늘날도 회상하게 하는 힘입니다.
나가며 : 그리스도인은 남을 위해 살고 타인에게 봉사하고 배려할 줄 아는 특권을 부여 받았습니다. 이 특권이 세상을 바꿔내고 하나님 나라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하나의 단체를 창립하고 하나의 교회를 개척할 때도 창립멤버들이 중요합니다. 먼 훗날에도 이들을 기억하고 그 공로를 돌리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창립하는 귀한 임무를 위해 하나님께 특권을 받은 존재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군림이 아니라 섬김, 자기지향이 아니라 이웃지향, 독점적 소유가 아니라 나눔과 포기의 특권을 가진 이들입니다. 이 특권이 세상을 바꾸고 하나님 나라를 세운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서 이 특권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세상적 기준으로는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믿음의 눈으로 볼 때는 당연한 일입니다. 함께 참여하셔서 기쁨과 기적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성서본문 : 마가복음 8:34-38
34 그리고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무리를 불러 놓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고 하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35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와 복음을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구할 것이다. 3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37 사람이 제 목숨을 되찾는 대가로 무엇을 내놓겠느냐? 38 음란하고 죄가 많은 이 세대에서,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거룩한 천사들을 거느리고 올 때에, 그를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들어가며 : 하나님의 사랑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성령의 은총이 여러분들의 삶에 충만하게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기세로 맹추위가 몰려왔는데 하나님의 섭리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가 봅니다. 이번 겨울의 맹추위가 지구온난화로 인한 것이라니 걱정이 되면서 하나님이 아름답게 창조하신 이 세계를 지켜야 하는 우리의 사명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덧 1월의 마지막 날을 맞았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저에게는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한 달을 보냈습니다. 이관택 전도사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그래도 나았는데 전도사님이 안 계시니까 그 빈자리가 엄청 크게 느껴집니다. 2010년의 첫 달을 지냈는데 여전히 빠른 시간에 쫓기면서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쫓기듯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일분일초를 우리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고 누릴 수 있는 삶을 사시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시간을 나의 시간으로 내가 사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2010년을 신앙으로 잘 시작하는 성도들이 되십시오.
들어가서 : 한 싱글 골퍼가 어느날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말았습니다. 갑자기 하늘나라로 온 그를 보고 입구를 지키던 수문장이 난감해 했습니다. 아무리 명부를 살펴봐도 천당행인지 지옥행인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망설이던 수문장은 그에게 말했습니다. “착하게 살아온 것이 분명하니 특별히 천당과 지옥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지옥 구경을 온 골퍼를 보고 사탄은 골프광이었던 그를 유혹해서 지옥으로 끌어오기 위해 그를 지옥의 아름다운 골프장으로 안내했습니다. 융단 같은 페어웨이와 아름드리 나무가 어우러진 맑은 호수, 기막히게 설계된 홀들…. 특히 황금 카트와 보석으로 장식된 최고급 골프채를 보자 정신이 아찔해질 정도였습니다. 한번 라운드를 해보겠다는 그에게 사탄은 지옥에 남겠다는 약속을 하기 전에는 절대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지옥 골프장은 철저한 회원제로 운영된다는 설명과 함께. 골프광은 수문장에게 뛰어가 천당은 가볼 것도 없고 지옥으로 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사탄과 함께 황금 카트를 타고 첫 홀로 향하는 그의 기분은 날아갈 것 같았습니다. 티 박스에서 휘황찬란한 드라이버로 연습 스윙을 마친 뒤 황금으로 된 티를 정성스레 꽂은 그는 사탄에게 공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사탄이 음침한 미소를 지었다. “공은 천당에만 있어. 여긴 지옥이라니까.” 골프공은 천국에 사는 사람들만의 특권인 것입니다.
인간의 삶은 다른 사람과 차별되는 특권을 얻고 누리기 위한 투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들이 알지 못하고, 하지 못하고, 누리지 못하는 것을 알고, 하고, 누리는 것이 소위 특권입니다. 그리고 이 특권을 얼마나 많은 범위에서 누리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지위가 규정되는 것입니다. 또 당연히 재물, 부와도 연관이 있고요. 진보진영의 인사가 국회의원이 되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국회의원이 돼보니까 엄청난 특권을 누리게 되는 것에 놀랐다. 한 500가지는 되는 것 같다. 면책권만이 아니라 비서관이 몇 명이 생기고 자가용에, 무료로 국유의 철도·선박과 항공기 승용권 등 보도 못한 특권들이 있었다. 아, 이 맛에들 그렇게 금배지를 달고 싶어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늘도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되고자, 더 많은 물질을 벌어들이는 사람이 되고자, 더 많은 특권을 누리는 사람이 되고자 땀을 흘리며 여기저기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의 신앙도 이 특권과 관련이 있습니다. 솔직해지자면 많은 이들이 천국이라는 특권 때문에 신앙을 갖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천국의 특권은 대충 영원한 평안과 안식의 삶, 그런 것들입니다. 조금 기복적인 신앙을 가지신 분들은 하나님을 믿으면 모든 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약간은 과도한 특권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교회에 나오면 자식들이 다 서울대 가고, 차에 치어도 안 다치고, 복권을 사면 다 당첨되고, 하는 사업도 다 잘되고 등등의 특권을 누린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단지 믿음이 없거나 부족해서 그런 특권을 다 누리지는 못한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전에 예배당 있던 건물 일층에 장사가 잘 되는 치킨호프집이 있었는데 그 주인은 여자분으로 두 아들과 함께 그 장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감리교회에 다니시던 분이었는데 교회 다닌 지 얼마 안 되어 남편이 교회에 가던 중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교회에 다니면 오히려 안전을 보장 받는 특권이 있어야 하는데 오히려 생명을 잃게 되는 것이라면 무엇하러 교회에 나가느냐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니 그 말에도 일리는 있습니다.
과연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이 특권을 누리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보기에 하나님을 믿고 교회공동체에 함께 하는 것에는 분명히 특권이 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를 지는 특권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상의 눈으로만 보면 이것은 특권이 아니라 저주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세상을 거슬러 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마땅히 이것을 특권이라고 확신하고 믿는 줄로 믿습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도 많이 왜곡된 것이 사실입니다. 초대교회에 십자가는 명백하게 죽음을 의미하였습니다. 그들이 십자가라는 말을 할 때는 죽음을 각오하는 비장한 결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죽음은 빠지고 부활만이 십자가의 상징이 돼버렸지요. 그래서 교회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특권이 세상이 말하는 특권과 비슷한 것이 돼버렸습니다. 그래서 교회 나가면 부자 된다, 복 받는다, 다 잘된다, 할렐루야! 하는 애기가 정설처럼 떠돕니다. 아무튼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십자가를 지는 특권이 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영국 성공회의 주교였던 존 로빈슨은 ‘신에게 솔직히’라는 책에서 예수님을 ‘전적으로 남을 위한 인간’이었다고 규정하였습니다. 십자가를 진다는 것은 예수님처럼 전적으로 남을 위한 인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요한복음을 통해서 말씀하시기를 ‘친구, 동포, 이웃을 위해 목숨을 버리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단언하십니다. 그리고 그 자신이 몸소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그 사랑을 우리에게 나타내 보이시고 증명해 보이셨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의 특권입니다. 세상의 특권은 전적으로 자기를 향한 권리입니다. 자기가 누리고 자기가 먹고 마시고 자기가 즐기는 그런 내향적이고 자기지향적인 군림형 특권인 반면 그리스도인의 특권은 자기가 아니라 남을 위한 외향적인 섬김형이라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세상에서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재화와 용역은 제한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쪽에서 많은 것을 소유, 소비하면 반드시 다른 한편은 결핍과 부족을 경험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특권이라는 것은 반드시 누군가의 부족과 결핍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세상의 자기지향적인 특권의 정체입니다. 내가 더 많은 것을 누리기 위하여 타인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방식 때문에 얼마나 많은 다툼과 상처, 아픔과 분쟁이 있었던가를 함께 기억해야 합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특권을 누린다는 거대재벌건설사들이 자신들의 특권을 확장하기 위해 서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었던 것이 바로 용산참사의 원인이었습니다. 지금도 재개발, 재건축이라는 명목으로 서민들의 삶터를 밀어버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의 특권은 정 반대입니다. 내 것을 기꺼이 포기하고 내 것을 기꺼이 타인에게 양보하고 나누어줌으로 내가 비록 작은 결핍과 부족을 경험하지만 그보다 더 크고 귀하고 아름다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그 경험은 우리가 실제로 포기한 것보다도 훨씬 크고 위대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모두가 함께 충만해지는 체험입니다. 요즘 북한에 우유를 보내는 일로 바쁩니다. 이 일을 하면서 새롭게 깨달은 것은 기업인, 부자라고 해서 다 악착같이 돈에만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초대형 기업은 아니지만 성실하게 일하고 벌은 수익을 기꺼이 가난한 이웃을 위해 내놓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SODA, 란세티 등의 브랜드 신발을 파는 DFD 패션그룹은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건당 1천 원씩을 북한 어린이에게 우유 보내는 일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이 그룹의 박근식 회장은 독실한 기독교인입니다. 그에게 있어 나눔은 의무이자 기쁨입니다.
이런 경우가 그리스도인의 특권을 누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특권이 세상을 바꾸고 내 삶을 바꾸고 사람들을 바꿔내는 힘이 됩니다. 혼자만 누리는 특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그러나 그 자신이 더욱 풍성하게 누리는 특권이 바로 그리스도인들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그리고 그 힘이 이천 년 전에 죽은 한 남자의 이야기를 오늘날도 회상하게 하는 힘입니다.
나가며 : 그리스도인은 남을 위해 살고 타인에게 봉사하고 배려할 줄 아는 특권을 부여 받았습니다. 이 특권이 세상을 바꿔내고 하나님 나라를 만들게 될 것입니다. 하나의 단체를 창립하고 하나의 교회를 개척할 때도 창립멤버들이 중요합니다. 먼 훗날에도 이들을 기억하고 그 공로를 돌리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창립하는 귀한 임무를 위해 하나님께 특권을 받은 존재임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군림이 아니라 섬김, 자기지향이 아니라 이웃지향, 독점적 소유가 아니라 나눔과 포기의 특권을 가진 이들입니다. 이 특권이 세상을 바꾸고 하나님 나라를 세운다는 사실을 기억하시면서 이 특권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세상적 기준으로는 도무지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믿음의 눈으로 볼 때는 당연한 일입니다. 함께 참여하셔서 기쁨과 기적을 맛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에게 하나님의 특별하신 사랑이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