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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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에 이르는 네 단계 2
셋째 단계는 그 감정과 결코 동일화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것은 “나”와 무관합니다. 여러분의 본질적 자기를 그런 감정에 따라 정의내리지 마십시오. “내가 우울하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그것이 우울이다”고 말한다면 그건 좋습니다. 우울이 저기 있다. 침울함이 저기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좋아요. 그러나 내가 침울하다고 말하는건 안 됩니다. 그건 그 감정에 맞춰서 자신을 정의 내리는 겁니다. 그건 환상입니다. 착오인 겁니다. 바로 지금 저기 우울이 있고 바로 기금 저기 상처받은 감정이 있지만 그대로 내버려 두십시오. 홀로 놓아두십시오. 지나가고 말 겁니다. 모든 것은 지나갑니다. 모든 것이. 우울한 기분들과 찌릿한 감동들은 행복과 무관합니다. 그런 것들은 진자의 왕래 운동에 불과합니다. 신나고 짜릿함을 추구한다면 우울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약물을 원합니까? 중독을 각오해야 합니다. 진자 운동의 한 번 끝은 다음번으로 이어지니까요.
이것은 “나”와 무관합니다. 행복과 무관합니다. “내 것”이죠. 이점을 명념한다면, 일천 번 되뇌인다면, 이 세 단계를 일천 번 거친다면, 목표에 도달할지, 단 세 번도 필요 없을지, 나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법칙은 없어요. 그러나 일천 번이라도 실행하십시오, 그러면 일생일대의 발견을 이룰 것입니다. 알래스카의 황금 광산 따위는 집어치우십시오. 그 황금으로 무얼 하려는 겁니까? 행복하지 않다면 살 수 없습니다. 불행한데도 황금을 발견한들 무슨 소용입니까? 여러분은 왕입니다. 왕비입니다. 여러분은 자유롭습니다. 수용받든 거부당하든 마음 쓰지 않게 되는 겁니다. 이러나저러나 다를 게 없는 겁니다. 심리학자들은 소속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합니다. 실없는 소리! 왜 남에게 소속되려 합니까? 그런 건 이제 중요하지 않습니다.
한 친구에게서 들은 얘긴데, 추방이 극형이 되는 아프리카 부족이있답니다. 누가 뉴욕에서 쫓겨난다 해도 어디 가서 살든 죽지는 않겠죠. 그런데 그 부족에서 추방된 사람이 죽는 건 어찌된 일일까요? 인간성의 공통된 어리석음을 그도 지녔기 때문입니다. 소속되지 않고는 살 수 없다고 생각했던 거죠. 추방된다고 해서 대부분의 사람들과 전혀 달라지는 걸까요? 그는 자기가 소속될 필요가 있다고 확신했던 겁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누구에게도, 어떤 것에도, 어떤 단체에도 소속될 필요가 없습니다. 심지어 사랑받을 필요도 없습니다. 사랑받아야 한다고 누가 그랬습니까? 필요한 것은 자유로워지는 것입니다. 필요한 것은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여러분의 본성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사실상 내게 이야기하고 있는 건 성공하고 싶다, 칭찬받고 싶다는 겁니다. 온갖 하찮은 원숭이들의 추종을 받고 싶다는 겁니다. 삶을 낭비하고 있는 거죠. 깨어나십시오! 그런 건 필요 없습니다. 그런 것 없이도 지극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사회는 이런 말을 듣기 좋아하지 않겠죠. 눈을 뜨고 이것을 이해할 때 무서워질 테니까.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겠어요? 그런 사람은 남들이 필요 없습니다. 남들의 비판에 위협받지 않습니다. 남이 자기를 두고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말하든 상관하지 않습니다. 연줄을 모두 끊어 버립니다. 이미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무서운 사람이죠. 그래서 “그를 제거해야 한다. 그는 진리를 말한다. 그는 두려움이 없어졌다. 그는 인간답기를 그만뒀다” 하는 겁니다. 인간답기를 그만뒀다고! 저런! 이제야 참 인간이 되었는데! 그는 종살이를, 그의 감옥을 뚫고 나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