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나십시오] - 세상이 문제는 아니다

by 좋은만남 posted Jun 07,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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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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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문제는 아니다

여러분이 깨어날 때, 여러분이 이해할 때, 여러분이 깨달을 때 세상은 올바르게 됩니다. 우리는 언제나 악의 문제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설득력 있는 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강둑을 따라 걷고 있던 한 꼬마 소년이 보니 악어가 한 마리 그물에 걸려 있습니다. “날 가엾이 여겨서 풀어 줄 수 있겠니? 내가 추하게 보이겠지만 알다시피 그건 내 잘못이 아니란다. 원래 이렇게 생겼거든. 외모야 어떻든 난 엄마의 마음을 가졌단다. 오늘 아침 어린 새끼들에게 줄 먹이를 찾아 나왔다가 덫에 걸린 거란다!” “싫어, 풀어주면 날 잡아먹겠지.” “날 해방시켜 준 은인에게 내가 그런 짓을 하리라고 생각하니?” 그래서 소년은 망설이다가 풀어 주었고, 악어는 소년을 덥석 물어 버립니다. 악어 입에 물린 채 소년이 말합니다. “이게 내 선행에 대한 보답이로구나.” “얘야, 네 나름으로 생각하지 말렴. 세상이 그런 거란다. 이게 삶의 법칙이란다.” 소년이 따리고 들자 악어가 말합니다. “그런가 안 그런가 누구한테 물어볼래?” 새 한 마리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걸 보고 소년이 묻습니다. “새야, 악어 말이 맞니?” “악어 말이 맞아. 나를 보렴. 어느 날 내가 새끼들 줄 먹이를 물고 둥지로 돌아오다가 보니 끔찍하게도 뱀 한 마리가 나무를 기어올라 곧장 둥지로 향하고 있더란다. 난 어쩔 줄을 몰랐지. 뱀은 내 새끼들을 차례차례 삼켜 버렸어. 난 고함을 질러 댓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고, 악어 말이 맞아. 그게 삶의 법칙이야. 세상이 그래.” “거봐”라고 악어가 말합니다. 그러자 소년은 “다른 누구에게 물어보자”고 합니다. “그래, 물어봐.” 마침 늙은 당나귀 한 마리가 강둑 위를 지나갑니다. “당나귀야, 악어가 이렇게 말했는데 옳은 말이니?” “썩 옳지. 나를 봐. 난 주인을 위해 평생 종살이를 했는데 주인은 먹을 것조차 변변히 주지 않더니, 이제 내가 늙고 쓸모가 없어지니까 풀어 주었어. 그래서 난 아무 야수라도 날 덮쳐서 내 목숨을 끝내 주기를 기다리며 여기 정글 속을 서성거리고 있단다. 악어 말이 맞아. 그게 삶의 법칙이야. 세상이 그래.” “거봐.” 악어가 말합니다. “한 번 더!” 소년이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다른 누구한테 또 물어보자. 내가 너에게 얼마나 좋은 일을 했는지 기억하고 있겠지?” “좋아, 마지막 기회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