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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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된 사람 2
아무도 나에게 비열했던 건 아닙니다. 누군가가 비열했던 건 자기가 아니라 나라고 생각한 그것에게였지 나에게는 아니었습니다. 누가 나를 거부하는 일은 없습니다. 자기가 나라고 생각한 그것을 거부할 뿐이죠. 거꾸로도 일은 없습니다. 누가 나를 받아들이는 일도 없습니다. 깨어날 때까지는 단순히 나에 대한 자기의 상을 받아들이거나 거부하는 겁니다. 나에 대한 어떤 상을 만들어 두도 그것을 거부하거나 받아들이는 거죠. 그런 상에 깊이 빠지는 것이 얼마나 황폐한 결과를 낳는지 보십시오. 그건 좀 너무 제멋대로죠. 그러나 이걸 이해할 때는 사람들을 사랑하기란 얼마나 쉬운 일입니까. 사람들이 나라고 또는 자기들이라고 상상하는 것과 내가 동일화하지 않을 때 누구나를 사랑하기란 얼마나 쉬운 일입니까. 그들을 사랑하기가, 누구나를 사랑하기가 쉬워지는 겁니다.나는 “내 것”을 관찰하되 “내 것”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것”을 생각한다는 건 또한 많은 나쁜 생각을 하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내 것”을 살펴 볼 때 나는 이것이 일종의 반성임을 끊임없이 인식합니다. 실제로 “나”와 “내 것”을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마치 차를 몰고 있는 운전사처럼. 차에 대한 의식을 결코 잃지 않는 거죠. 백일몽을 꾸고 있더라도 자기 주변 사물들에 대한 의식을 잃지 않으면 오케이죠. 언제나 경계하고 있어야 하는 거죠. 마치 아이 곁에서 자고 있는 어머니처럼. 지붕 위에서 나는 비행기 굉음은 안 들려도 아기의 가냘픈 칭얼거림 하나라도 놓치지 않죠. 방심하지 않고 그런 의미에서 깨어 있는 거죠. 깨어있는 상태에 대해 무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행복은 정의될 수 없습니다. 정의될 수 있는 것은 불행입니다. 불행을 떨쳐버리면 알게 됩니다. 사랑은 정의될 수 없습니다. 미움은 정의될 수 있습니다. 미움을 떨쳐 보릴 때, 두려움을 떨쳐 버릴 때 알게 됩니다. 우리는 깨어난 사람이 어떠한 지를 알고자 합니다. 그러나 자신이 거기 이르렀을 때라야 알게 됩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