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 믿음입니다 / 로마서 8:26-28 - 방현섭 목사

by 방현섭 posted Oct 3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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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 믿음입니다.

성서본문
: 로마서 8:26-28

26이와 같이, 성령께서도 우리의 약함을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도 알지 못하지만, 성령께서 친히 이루 다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여 주십니다. 27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시는 하나님께서는, 성령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도를 대신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28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

 

들어가며 :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좋은만남교회, 교우들, 그리고 오늘 특별히 귀한 말씀을 우리에게 해주신 김경수 성도님께 충만하게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

오늘은 국가적으로 보면 개천절입니다. 우리 민족국가의 기원이 바로 수천년 전 오늘에 있다고 하지요. 게다가 왕국절이 시작되는 주일입니다. 왕국절은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게, 그리하여 하나님의 왕국이 성취되기를 기도하며 헌신하는 약7-8주간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모든 교회들이 오늘만큼은 한 마음이 되어서 한 하나님을 섬기듯이 함께 성찬을 받자고 제안하여 제정된 세계성찬주일입니다. 우리교회는 세계 교회가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성만찬 예식을 따라 매주 성만찬을 하고 있는데 오늘은 그처럼 특별한 의미가 더해지는 날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무엇일까요? 김경수 성도님의 말씀 증언을 해주셨다는 것입니다. 오늘 좋은 말씀을 솔직담백하게 해주시면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진지하게 자문하고 고민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하고 숙제를 내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이 뜻깊은 날 뜻깊은 공동설교를 해주신 김경수 성도님께 감사드립니다.

 

들어가서 : 예수님은 서기 약 30-35년 사이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로부터 약 10년 뒤에 바울이라는 사람이 나타나 예수의 이름과 그리스도로써의 능력을 비이스라엘인들을 중심으로 하여 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바울은 예수를 생전에 만난 적도 없었고 예수의 추종자들을 억압하고 심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기가 막히는 것은 바울이 유대인에서 예수교인으로 개종을 하고 난 후 서기 50년대 중반에 기록한 로마서가 기독교 교리의 토대를 놓은 책으로 해석된 것입니다. 바울이 고린도에서 갖가지 도전들과 교리적 논쟁들을 겪고 그 모든 것을 해석할 기준을 마련한 경험이 바로 이 로마서에 묻어 있다는 것입니다. 기가 막히다고 한 것은 예수를 만난 적도 없고 예수에게 직접 공부를 하지도 않았던 바울이 가장 예수교, 기독교를 잘 설명하였다고나 기독교 교리의 기초를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어딘가 좀 2% 부족한 느낌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예수보다는 지금 현재 우리 기독교회를 가장 잘 설명하고 교회의 이상적인 모습을 제안하고 있으니 우리가 중요하게 이 말씀을 받아야 할 것입니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적이 없기는 하지만 예수님의 가르침에 충실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가 상대하는 사람들은 자기 동포, 그래서 사상이나 생각, 삶의 방식과 규범 등이 비슷한 사람들이 아니라 전혀 다른 외국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무리 없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면서도 근본적인 교리는 살려 전도할 수 있을까 참으로 많은 고심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당시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예루살렘교회에 기본적인 몇 가지만 지킨다면 외국인 신자들에게 유대인의 풍습을 강요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하여 관철시키기도 하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수님의 삶을 따라 살고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것이 구원이라고 확신하는 것이지, 어떤 규범들을 지키냐 지키지 않느냐가 아니라는 것을 사도 바울은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잘 아는 말씀인 하나님의 뜻대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협력해서 선을 이룬다는 말씀을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이 모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믿습니까?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면 여러분 자신은 그렇게 부르심을 받아 이 자리에 있다고 믿습니까? 그렇습니다. 내가 이 자리에 있다면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뭣 때문에 이 자리에 불려 나왔는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부르셨기 때문에 나왔다는 것입니다. 나 뿐만이 아니라 내 옆에 앉은 이도 말입니다. 악수하며 인사합시다. ‘, 부르심 받고 나오셨군요? 난 또 왠일인가 했습니다!’

이렇게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일이 합력하여 선을 이룹니다. 그것을 아는 것이 믿음입니다. 사도바울이 외국인들을 전도하여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했던 거점인 고린토는 국제도시였습니다. 온갖 나라 사람들이 다 모여든 곳이었습니다. 그 사람들을 일일이 다 만족시킬 수 있으려면 어떻게 했겠습니까? 그들을 하나로 억지로 묶어내려고 하기보다 다 존중하고 각각의 개성을 인정해 주었겠지요. 공항을 생각하면 됩니다. 온갖 나라 사람들이 다 모인 곳에서 오직 한 나라 언어로만 방송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혼란이 일어나고 저항이 생기겠죠! 그렇기 때문에 바울은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것이 신앙에서 매우 중요한, 성령께서도 간구하실만한 일이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다 다른 배경과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서로 다른 모습,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어떤 하나의 생각과 교리로 억지로 묶으려고 한다면 결코 합력하여 선이 이루어지는 기적의 역사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성령님이 하시는 일입니다. 그런 이들을 한 마음으로 묶어 주시는 것이 바로 성령의 역사입니다. 오늘날 교회는 이상하게 변질되었습니다. 모두가 다 똑같이 하나의 교리적 신앙고백만을 해야 합니다. 모두가 다 획일적인 신앙생활을 해야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그들의 신앙에는 창의성도 없고 변화도 없습니다. 그저 일상적인 은혜만을 경험할 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개성이 인정 받지 못하면 참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이 교회를 박차고 나가는 것입니다. 나만 맞다고 우기고 확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고백도 소중하게 여기고 우리가 마음으로 나누어야 한다는 열린 믿음, 합력해서 선을 이루시는 성령의 역사에 동참하는 믿음이 바로 신앙의 본질이며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바임을 아시기를 바랍니다.

 

나가며 : 넓게 보고 너른 경험을 하는 사람에게는 그 은혜의 양도 많습니다. 그러나 한정된 시간과 공간으로 우리에게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교우들을 통해 주시는 고백과 깨달음, 간접적인 체험들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때 우리 신앙의 여백도 늘어나게 될 줄로 믿습니다. 합력할 수 있도록 마음을 열어주세요. 그럴 수도 있다, 하나님이 그렇게 일하시고 그렇게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믿으실 때 우리 신앙도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힘을 갖게 될 줄로 믿습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이 함께 하실 줄로 믿고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