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우리와 함께하심을 믿습니다.
성서본문 : 이사야 41,8-13
8 "그러나 나의 종 너 이스라엘아, 내가 선택한 야곱아, 나의 친구 아브라함의 자손아! 9 내가 땅 끝에서부터 너를 데리고 왔으며, 세상의 가장 먼 곳으로부터 너를 불러냈다. 그리고 내가 너에게 말하였다. 너는 나의 종이니, 내가 너를 선택하였고, 버리지 않았다고 하였다. 10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의 하나님이니, 떨지 말아라. 내가 너를 강하게 하겠다. 내가 너를 도와주고, 내 승리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겠다. 11 너에게 화를 낸 모든 자들이 수치를 당하며 당황할 것이다. 너와 다투는 자들이 아무것도 아닌 자들처럼 되어서 멸망할 것이다. 12 네가 아무리 찾아보아도 너에게 대적하는 자들은 만나지 못할 것이며, 너와 싸우는 자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이, 허무한 것 같이 될 것이다. 13 나는 주 너의 하나님이다. 내가 너의 오른손을 붙잡고 있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내가 너를 돕겠다."
들어가며 : 지난 25년 동안 좋은 만남교회를 향하여 크신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세워지고 사랑으로 오늘날까지 이 교회가 인도하심을 받았음을 믿습니다. 하나님이 맡겨주신 사역을 제대로 감당하고 그 생명을 다하는 날까지 이 교회와 성도들을 지켜주시고 돌보시며 또 힘과 능력을 부어주셔서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매일매일을 살아가는 기적을 체험하도록 도우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 드립니다.
들어가서 : 지난 2005년에 우리교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사람으로 따지면 20세 성년이 되는 셈인데 우리 모습이 너무 미약하고 미성숙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교회가 성년이 되는 해에 성인의 모습을 갖출 수 있도록 하자고 함께 기도하는 중에 이렇게 예배당 부지를 마련하고 건축까지 하여 정말 성인의 모습으로 변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또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스물 다섯, 남자라고 치면 군대에 다녀왔을 나이이고 여자로 치며 학교 졸업하고 직장생활 시작하였을 나이입니다. 즉 가장 혈기 왕성하게 활동하고 이런저런 이슈에 관심을 갖고 많은 관계를 새롭게 맺어갈 나이이지요. 다행히 우리교회가 지금 그런 모습이라고 판단됩니다. 이관택 전도사님의 젊고 뜨거운 피가 수혈돼서 우리교회가 확 젊어졌습니다. 젊을 때 젊고 화끈하게 일 잘해서 또다른 5년 10년, 서른 살, 마흔 살을 준비하는 우리 좋은만남교회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우리교회 신앙고백과 관련하여 또 25주년을 맞는 좋은만남교회의 진로와 관련하여 오늘 말씀을 전합니다. 수많은 교회가 세워지고 또 문을 닫습니다. 교회의 성장이 멈추고 퇴보하기 시작한 이 즈음에 적지 않은 교회가 개척을 하지만 근근이 이름만 유지할 뿐 자리를 잡지 못하고 힘겹게 지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오늘까지 이렇게 이어온 것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성장하고 자라는 교회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기장교회에 김경호 목사님이라고, 예수살기운동 열심히 하시는 목사님이 계십니다. 향린교회에서 분가하여 강남향린교회를 개척하고 10년만에 건물도 사고 교인도 200여명 가까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다시 강남향린교회에서 분가해 나와 들꽃향린교회를 개척하였는데 3년만에 100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김 목사님은 성장지향목회를 하시는 분이 아니고 사회참여적 목회를 하시는 분이신데도 그렇게 모입니다. 그래서 그게 궁금해서 ‘목사님, 성장주의 교회도 아닌데 그렇게 성장하는 비법 좀 알려주세요’ 했더니 뭐라고 대답하시는 줄 압니까? 안 가르쳐주더라고요. 그런데 이제 보니까 저도 정답이 뭔지 좀 알겠습니다.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대답해 보십시오. 어렵게 생각하실 필요 없습니다. 무슨 대단한 비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하셔서 그렇습니다. 우리교회도 지난 25년 동안 하나님이 함께 해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회에서 쓰는 단어와 용어들이 다 애매모호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 성령이 임재하신다, 예수님이 동행하신다 등등. 그러나 어느 것 하나 명쾌하게 가시적인 것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신앙이 다 추상적이 되고 우리 삶에 구체적인 실천과 이해가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 어느날, 그러니까 제 작은 아들이 여섯 살 정도 되었을 때입니다. 방안에서 혁이 소리가 들리는데 분명히 혼자 있는데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상하다 하고 가만히 들여다보니까 혁이가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누구였을까요? 혁이가 사랑하는 인형이었습니다. 이름까지 지어줬는데 이름이 ‘인형이’입니다. 또 어떤 날은 잠자리에 들었고 형 빈이는 잠이 들었는데 아직 잠에 들지 않은 혁이가 또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만히 들어보니 혁이가 사랑해서 늘 들고 다니던 이불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너무 사랑해서 이름까지 지어줬는데 이름이? ‘이불이’입니다. 우리 눈에는 안 보이지만 혁이는 이불이와 인형이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아홉 살인데 비밀을 말씀드리면 요즘도 가끔 인형이와 이불이와 대화를 나누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고백할 때 이런 느낌, 이런 개념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어떤 존재가 마치 유령처럼 혹은 수호신처럼 나를 따라다니면서 나를 돌보기도 하고 나와 대화를 나누기도 하는 어떤 존재가 하나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그런데 열 살 미만 아이들에만!
우리교회가 스물다섯 살인데 만약 스물다섯 살짜리가 이불이나 인형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본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야, 참 순수한 사람이고 맑은 영혼을 가진 사람이구나’ 하시겠습니까? 아닙니다. ‘약간... 상태가...’ /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고 길거리 가면서 하나님과 대화 나누고 길거리 가다 말고 기도하고 하겠습니까? 아닙니다. 사람들이 보면 ‘환자...!’ 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물 다섯에 맞게 ‘하나님이 함께 계신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수십년 동안 믿어온 신앙의 경력에 맞게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느껴야 합니다.
우선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현대인들이 가장 심각하게 느끼는 스트레스가 ‘혼자 있다’는 외로움이라고 합니다. 아내가 있고 남편이 있고 자식이 있고 부모가 있고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고 스승이 있고 다 있지만 갑자기 아무도 주위에 함께 하는 이가 없이 혼자 내팽개쳐지고 버려진 것 같은 느낌으로 절망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모처럼 시간이 남아 누굴 만나볼까 하는데 정작 만날 만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 허탈해지는 경험도 있으실 것입니다. 가장 큰 위기와 어려움에 봉착했는데 나를 위로해주고 나를 지지해주며 나를 격려해줄 이가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도 있으실 것입니다.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고 분노하고 무책임하게 행동하게 됩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목숨을 끊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럴 때 우리에게 힘을 주시고 우리에게 위로를 주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힘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성서는 지속적으로 하나님이 우리를 외면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확증하고 있습니다. 민족들이 이스라엘을 떠돌이 따라지로 함부로 대할 때도 하나님은 이스라엘과 함께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으로 이스라엘은 대이스라엘 제국으로까지 자라나게 되는 자의식을 갖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함께 하심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우연한 도움과 만남, 생각지 못했던 이들의 격려, 소리 없이 지켜봐주는 친구, 잊고 있었지만 늘 곁에 있는 이들... 그 모습이 어떤 모습이든지 간에 우리는 그것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는 하나님이 돌보시는 서로 돕고 서로 의지하는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고아처럼 내팽개쳐진 존재가 아니라, 혼자가 아니라, 하나님이 함께 하시고 하나님이 부모님으로 존재하시며 우리 안에 계신다는 고백을 할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며 쉽게 포기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는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때 우리 삶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당당함과 자신감과 여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계에 대한 책임감 또한 느끼고 이웃에 대한 배려감을 갖게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말은 또 한편으로는 항상 준엄하신 눈으로 우리를 지켜보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삐가 풀린 망아지는 온 밭을 다 망가뜨립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켜보신다는 두려운 생각을 하지 않는 이들은 온 세상을 어지럽힙니다. 존경하는 스승님이 옆에 계시다면 우리의 행동은 한결 조심스러워질 것입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보는 앞이라면 역시 함부로 행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이들 앞에 선다면 어른으로써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하나님 앞에 있다는 것, 하나님이 지금도 함께 계신다는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은 항상 그의 삶이 정결하고 진지하고 경건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은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하나님 앞에 서있는 것처럼 우리 삶을 진리와 정의, 사랑과 자비, 자유와 평화의 가치를 따르는 삶을 사는 것을 의미합니다.
하나님 없이,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세상을 망칩니다. 돈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황폐화시킵니다. 권력이 최고라고 믿는 이들은 하나님 형상 따라 지음 받은 존재들을 억압합니다. 하나님은 이 모든 불신과 불경건을 심판하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엄연한 진리를 깨닫지 못하고 제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는 믿음 없는 이들은 결국 스스로 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항상 함께 하신다고 고백하는 이들은 매 순간을 신실하고 진실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바로 우리에게 주신 말씀으로 받아야 합니다.
나가며 : 지난 25년 동안 그래왔듯이 하나님이 우리 좋은만남교회와 함께 하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그동안 하나님이 함께 하신다는 것을 추상적으로 혹은 개념적으로만 이해하고 종교적인 틀 안에서만 생각했지만 이제는 우리 삶에서 하나님의 함께 하심을 느끼고 또 그 의미를 되살리며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하나님이 여러분과 함께 하십니다. 여러분 존재의 소중함을 깨닫고 또 언제 어디서나 경건한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시기를 바랍니다. 이것이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의 모든 율법을 이루는 신앙입니다. 하나님이 우리 모두와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