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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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는?

성서본문 : 누가복음 9:21-27
21 그런데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셔서, 이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명하시고, 22 말씀하셨다. "인자가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장로들과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배척을 받아 죽임을 당하고서, 사흗날에 살아나야 한다." 23 그리고 예수께서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오려는 사람은,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오너라. 24 누구든지 제 목숨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은 잃을 것이요, 누구든지 나를 위하여 제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25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자기를 잃거나 빼앗기면, 무슨 이득이 있겠느냐? 26 누구든지 나와 내 말을 부끄럽게 여기면, 인자도 자기의 영광과 아버지와 거룩한 천사들의 영광에 싸여 올 때에, 그 사람을 부끄럽게 여길 것이다. 27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기에 서 있는 사람 가운데는, 죽기 전에 하나님 나라를 볼 사람들이 있다."

들어가며 : 모든 인류의 아버지가 되셔서 정의를 가르치시고, 모든 생명의 어머니가 되셔서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께서 오늘 이 자리에 함께 모여 하나님 나라를 세우기 위해 헌신하고 예배하는 성도들에게 크신 은혜와 능력을 베푸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은 왕국주일로 지킵니다. 왕국이라고 하니까 무슨 생각이 듭니까? 여호와증인들 모이는 집회장소를 왕국회관이라고 하는데 왕국이라는 느낌이 왠지 뭔가 좀 어색하고 이단적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사실 왕국절, 왕국주일은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책임을 깨닫고 실천하는 목적으로 제정된 기간입니다. 왕국이라는 것은 하나님의 왕국을 의미합니다. Kingdom of God입니다.
하나님의 왕국이란 무엇일까요? 하나님이 왕인 나라이죠. 하나님 나라,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 하나님의 왕국이라고 하면 대부분 천국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될 것입니다. 천국이나 하나님 나라나 같은 개념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우리의 관점에 따라서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하나님의 왕국과 천국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들어가서 : 어느 교회에서 주일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여러분 중에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은 손들어 보세요." 아이들이 모두 손을 들었지만 유독 철수만은 손을 들지 않았습니다. 의아한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아니, 철수야. 너는 천국에 가고 싶지 않니?" 철수가 말했습니다. "가고 싶어요. 근데 엄마가 교회 끝나면 바로 학원가라고 했어요."
불행한 사고로 한국의 고3 학생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잠시 후 천국과 지옥 앞에 있는 문지기 앞에 도착했는데, 문지기가 엉뚱한 질문을 했습니다. “야, 너는 평가가 애매한데, 지금 천국과 지옥 중 어디로 가고 싶어?” 그러자 고3 학생이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어디가 미달인데요?”
왜 교회에 다니고 하나님을 믿느냐고 물으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천국에 가려고’ 교회에 다닌다고 대답합니다. 많은 부흥사들이 하나님을 믿는 것은 천국에 가기 위함이라고 설교합니다. 그러나 과연 천국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중앙교회에서 목회하시는 장인어른이 하신 이야기입니다. 교회에서 수요일 예배를 드리는데 수요일에는 주로 연세 많으신 여 권사님들이 많이 오시죠. 목사님이 천국이 얼마나 좋은 곳인가에 관한 설교를 하시다가 ‘빨리들 천국에 가시고 싶으시죠?’ 하고 물었더니 아무도 아멘을 안 하시더랍니다. 천국이 아무리 좋은 곳이라 하더라도 지금 당장 가고 싶은 곳은 아닙니다. 과연 이 자리에 계신 분들 중에는 지금 당장이라도 천국에 가시고 싶으신 분이 얼마나 될까요? 손 들어 보세요. 제가 지금 바로 보내드릴께요!
천국이 이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는 모습도 사람마다 다 다릅니다. 청소년들은 천국이 마음껏 게임을 할 수 있는 최신형 컴퓨터가 두 대 이상 있고 라면과 과자 등 주전부리가 옆에 잔뜩 쌓여 있으며 아무도 게임 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 없는 그런 고급 게임방 같은 공간이 천국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답니다. 학원에 갔다 와서나 갈 수 있는 곳이 천국이라니 바로 우리의 현 주소입니다. 천국이건 지옥이건 기가 막힌 경쟁에 시달린 고3 학생에게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저 들어가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중에 가면 좋지만 지금은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바로 천국이 아닌가 합니다. 왜 그럴까요? 우리가 생각하는 천국은 이 세상에는 없는, 죽은 이후에 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부터 천국, 하나님 나라를 죽어서나 가는 곳으로 믿어야 할 것을 강요받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인생의 말년을 사는 사람은 천국의 문제가 절박하지만 청소년이나 한참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은 천국에 대해 그리 큰 관심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천국에 가기 위해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믿는다고 했는데, 천국에 별 관심이 없다는 말은 결국 하나님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거나 별로 잘 믿지 않는다는 말이 돼버립니다. 어린 시절에 부른 찬양곡 중에 ‘천국에 들어가는 길은 예수님뿐이지요, 황금집으로 가는 길도 예수님뿐이지요’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천국이 무슨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에 나오는 과자로 만든 집 마냥 황금이나 보석으로 지은 집이 있는 어떤 곳이라는 이야기는, 이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고등교육을 받는 한국사회에서는 유치한 동화같이 들리는 것이 사실입니다. 천국에 대한 우리의 개념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므로 죽은 이후에 가게 될 천국이 신앙의 중심이 되는 것은 매우 잘못된 신앙관입니다. 과연 예수님도 천국을 죽은 후에나 가는 어떤 곳이라고 규정하셨는가 궁금합니다.
예수님은 천국을 이렇다, 저렇다고 하시지는 않으셨습니다. 이런 저런 비유를 들어 애매하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비유들도 천국이 어떤 곳, 어떤 장소라는 의미보다는 어떤 사건이 벌어지는 곳으로 설명하십니다. 예를 들어 아주 작은 겨자씨 한 알이 심겨져 싹이 나고 자라나서 새들이 깃을 들일만한 큰 나무가 되는 사건, 밭을 갈다가 금은보화를 발견하고는 가진 재산을 다 팔아 밭을 사버리는 사건, 농부가 밭에다 씨를 뿌리는 사건 등의 비유를 통해서 천국을 설명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천국은 지금 이 자리, 삶의 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늘에 떠다니는 뜬 구름을 잡는 이야기를 하신 것, 애니메이션 천공의 섬 라퓨타처럼 하늘에 떠다니는 어떤 섬과 같은 무시간적 공간인 천국에 대해 이야기하시기 보다는 지금 여기, 이 자리, 이 땅, 이 삶의 현장 한 가운데를 천국의 주요 무대로 삼으셨다는 것입니다. 기껏해야 함께 십자가에 달린 죄수 중 한 명에게 ‘너는 오늘 나와 함께 낙원에 있을 것이다’는 정도의 말씀, 즉 죽은 이후에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는 별로 하신 말씀이 없다는 것입니다. 분명한 것은 천국에 대한 예수님의 이해은 죽은 다음에 어찌되는 것 보다는 살아 있는 지금, 바로 여기를 더 중요하게 여기셨습니다.
오늘 본문 말씀은 현실적인, 매우 현실적인 상황에 대해 보도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앞으로 얼마나 처절한 고난을 당하게 될 것인지 제자들에게 이야기하고 또 부활에 관해서도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자신을 따르려거든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명하십니다. 이 이야기는 목숨을 거론할 정도로 절절하고 절실하고 비장하고 생생한 현장, 현실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대로라면 ‘이렇게 자기 십자가를 잘 지고 나를 따르면 죽은 후에 천국에 가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셔야 정답일텐데 ‘여기 서 있는 사람 가운데는 죽기 전에 하나님 나라를 볼 사람들 있다’고 합니다. 이 말은 천국이 꼭 죽어서만 보거나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강하게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천국을 지금 여기, 이 자리에서 벌어질 수 있는 어떤 사건, 혹은 어떤 일이 벌어진 시간, 어떤 좋은 일들이 생긴 공간이라고 이해하고 계신 것입니다. 그리고 분명하게 언급하시기를 이 말은 절대 뻥이나 거짓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는 말이라고 밝히십니다.
우리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믿도록 강요받았던 죽은 다음에 가는 어떤 곳을 천국이라고 부른다면 하나님의 왕국은 이보다는 현실, 현재라는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왕국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하나님이 왕이신 나라입니다. 왕국의 특징은 왕의 통치력이 구석구석 편만하게 미치며 왕의 뜻이 그대로 실현됩니다. 왕이 곧 법이고 왕의 뜻이 곧 법입니다. 그리고 그 법은 철저하게 관철되고 이행됩니다.
우리가 매주일 예배를 시작하면서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 이루어지게 하소서’ 하고 공동기도를 하는데 이것은 세상의 모든 종교가 다 없어지고 오직 기독교만 살아 남아 기독교의 독재를 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의 얄팍한 생각, 두터운 탐욕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섭리가 이 세상 가운데에서도 이루어지게 해달라는 기도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의 뜻이 완전하게 구현되고 실현된 나라, 그런 세상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을 진리, 정의, 사랑, 자비, 평화시라고 우리가 고백한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그런 정신들이 구체적으로 구현되고 실현되는 나라입니다. 이 기도는 매우 현실적인 기도이도 매우 구체적이며 또 실천적인 기도입니다. 또 매우 정치적인 기도이기도 합니다.
그동안의 논쟁은 천국이 죽은 후에 가는 어떤 곳이라는 전제를 깔고 천국이 있느냐, 없느냐, 있다면 어디에 있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 중에 그걸 아는 이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은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에 하나님의 뜻이 편만하게 관철되는 하나님 나라가 세워져야 한다는 것을, 세상의 한 가운데로 인간의 모습으로 오신 그의 탄생과 가장 인간적인 삶으로 보여주셨습니다. 오늘날 교회는 이 세상 안에서 죽기 전에 하나님 나라를 보기를 바라기 보다는, 이 세상에서는 안 봐도 좋으니 죽은 다음에나 꼭 가기를 바라고 있으니 어쩌면 예수님의 가르침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죽은 다음에 가는 저 세상, 천국에 대한 믿음은 별로 장려할만 하지도 않지만 신앙과 삶을 심각하게 분열되게 만드는 부작용도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차피 죽은 이후의 세계는 아직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이지요. 뭔지 모르고 믿다가 죽었는데 죽어 보니 ‘바로 이거야’ 하거나 ‘겨우 이거야’ 하거나 둘 중 하나이겠지요. 그런 것을 우리의 신앙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우리의 신앙은 로또 수준으로밖에 안 됩니다. 모르는 것은 모르는 채로 남겨두고 우리가 아는 지금 당장의 삶 속에서 죽기 전에 하나님 나라가 오는 것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누린다면 그것이야 말로 예수님의 약속을 담지하는 은혜입니다.

나가며 : 우리는 매주일 ‘하나님과 교제하고 이웃과 소통하며 좋은 만남을 이루는 시간과 공간이 진정한 하나님의 나라’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여러분의 삶 속에서, 가정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거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체험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그리고 여러분 하나하나가 하나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나타내고 만들고 세우고 이루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 백성이 되시기를 역시 축원합니다. 우리 사는 이곳에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 생명과 진리가 강물같이 흘러넘치는 날,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 시간과 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하나님의 은혜가 항상 우리 모두에게 함께 하실 줄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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