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만남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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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109-0227

구체화 3

 

사물을 개념을 통하지 않고 본다면 결코 싫증 나는 일이 없습니다. 저마다 독특하죠. 참새마다 비슷하면서도 똑같지는 않죠. 유사성이란 크게 유익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추상을 할 수 있고, 그래서 우리가 개념을 가질 수 있죠. 의사소통이나 교육이나 과학의 관점에서는 큰 도움이 되죠. 그렇지만 또한 구체적 개인을 보는 데는 매우 오도하는 큰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체험하는 전부가 개념이라면 현실을 체험하는 게 아닙니다. 현실은 구체적이니까요. 개념은 현실로 인도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현실에 도달할 때는 현실을 직관하거나 직접 체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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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념의 둘째 성질은 유동적임에 반해 개념은 정태적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나이아가라 폭포라는 같은 이름을 사용하지만 그 물은 줄곧 변하죠. “강”이라는 단어가 있지만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죠. “몸”이라는 낱말이 있지만 몸의 세포들은 계속 재생되죠. 예컨대, 밖에서 세찬 바람이 불고 있는데 내가 우리 고향 사람들에게 미국의 강풍이나 허리케인이 어떤 건지 가르쳐 주고 싶다고 합시다. 그래서 밖에 나가 담뱃갑에다 그 바람을 담아 두었다가 고향에 돌아와서는 “이걸 봐” 한다고 합시다. 물론 이미 강풍은 아니잖아요? 단번에 갇혀 버린 거죠. 혹은 강의 흐름이 어떤 건지 느낌을 전하고 싶어서 물통에 강물을 담아 온다고 합시다. 담는 순간 흐름은 멈춘 겁니다. 사물을 개념에 담는 순간 흐름이 멈춥니다. 정체됩니다. 죽은 겁니다. 얼어붙은 파도는 파도가 아닙니다. 파도는 본질적으로 운동입니다. 활동입니다. 얼리면 파도가 아니죠. 개념들은 항상 동결되어 있습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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