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드 멜로 지음 / 김상준 옮김 / 분도출판사
이 시대 잊혀진 영성을 회복하기 위하여 깨달음의 영성을 소개합니다. 깨어있는 성도도 성숙하기 위하여 연재하는 이 글을 통해 영성의 세계로 나아가십시오.
1128-0710
초연함 2
잠시 이런 조그만 실습을 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애착하는 무언가 또는 누군가를 생각해 보십시오. 달리 말해서, 없다면 행복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그런 무엇이나 누구를 생각해 보십시오. 일ㆍ출세ㆍ직업ㆍ친구ㆍ돈 ? 뭐든지 좋겠죠. 그런 다음 그 대상이나 그 사람에게 말해 보십시오. “내가 행복하기 위해 정말 네가 필요하지는 않아. 네가 없으면 내가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신념으로 내가 나 자신을 속이고 있을 뿐이야. 실은 내 행복을 위해 네가 필요치 않아. 너 없어도 나는 행복할 수 있어. 네가 나의 행복은 아니야. 네가 나의 기쁨은 아니야.” 애착의 대상이 사람이면 이 말이 썩 기분 좋지 않겠지만 어쨌든 그렇게 말하십시오. 마음속으로 은밀히 말할 수도 있겠죠. 어느 경우든 여러분은 진실과 접촉하고 있을 것입니다. 환상을 깨뜨리고 있을 것입니다. 행복은 환상이 없는, 환상을 떨쳐 버린 상태입니다.
달리 실습해 볼 수도 있겠습니다. 비탄에 잠겨서 다시는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때를 상기해 보십시오. 남편이 죽었다, 아내가 죽었다, 절친한 친구에게 버림받았다, 돈을 잃었다 등등. 무슨 일이 일어났습니까? 시간이 흘렀고 그래서 또 다른 애착을, 매력을 느끼는 다른 사람이나 다른 대상을 찾아내게 되었다면, 옛 애착은 어떻게 되었습니까? 행복하기 위해 정말 그게 필요했던 건 아니잖아요? 여기서 교훈을 얻어야 했던 겁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걸 배우는 일이 없는 겁니다. 우리는 설계되어 있습니다. 조건지어져 있습니다. 정서적으로 아무것에도 의지하지 않는다는 건 얼마나 홀가분한 일입니까. 단 일초만이라도 그런 체험을 얻을 수 있다면 그때는 감옥을 부수고 문득 하늘을 보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 어쩌면 날기까지 할 것입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