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숙한 교회의 섬김이가 되어 주십시오.
성서 : 마태복음 20:20-27
20 그 때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가 아들들과 함께 예수께 다가와서 절하며, 무엇인가를 청하였다. 21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의 이 두 아들을 선생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선생님의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22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겠느냐?" 그들이 대답하였다. "마실 수 있습니다." 23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정말로 너희는 나의 잔을 마실 것이다. 그러나 나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히는 그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자리는 내 아버지께서 정해 놓으신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24 열 제자가 이 말을 듣고, 그 두 형제에게 분개하였다. 25 예수께서는 그들을 곁에 불러 놓고 말씀하셨다. "너희가 아는 대로, 이방 민족들의 통치자들은 백성을 마구 내리누르고, 고관들은 백성에게 세도를 부린다. 26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27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28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으며, 많은 사람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몸값으로 치러 주려고 왔다."
들어가며 : 우리를 건강하고 건전한 자녀로 성숙하도록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사랑과 자비가, 인생의 참된 의미를 가르치시는 부르심에 응답하여 기쁨으로 예배하는 좋은만남 공동체의 성도들에게 가득히 임하시기를 성어버이,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혹시라도 이미 집사 취임을 하신 분들은 좀 섭섭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나 취임할 때는 저렇게 안 해줬는데!’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이미 임원 되신 분들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우리교회의 진보를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뭔가 좀 달라지고 새로워져야 하니까요. 아멘이시죠?
들어가서 : 오늘 예배를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였습니다. 우선 예배의 이름! 집사임직예배 혹은 임원 취임예배라는 표현을 보통 쓰는데 이런 딱딱한 이름의 예배가 우리 삶에 어떤 생동감을 줄 것이며 오늘 집사로 취임하는 이들에게 어떤 도전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말입니다. 게다가 집사로 취임하는 것은 일생에 딱 한 번뿐입니다. 세례는 서너 번 받는 사람도 있다지만 한번 집사가 되면 다시 집사 취임을 하지는 않습니다. 인생에 있어 이런 시간을 정말 유의미한 순간으로 만들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생각을 많이 해서 이름도 ‘세우심과 나섬예배’로 정했습니다. 하나님과 교우들이 집사로 세우고 그 자신들도 스스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들로 세상 가운데 나서는 결단을 한다는 의미를 담은 이름입니다. 예배 이름 그대로 오늘 이 예배가 교우들은 집사 세 분을 교회 가운데 든든히 세워 드리고 또 세 분은 기쁨으로 그 세우심에 응답하여 힘차게 나서는 시간이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사실 정지수 집사님은 마음이 졸 불편했을 것입니다. 사모가 왜 집사가 되느냐는 이야기를 적지 않게 들었습니다. 신학대학교를 나온 사람은 이미 충분한 교육을 받았으므로 집사는 건너 뛰고 바로 권사로 가는 것이 맞다고 선배 목사님들이 말씀하십니다. 저도 왜 사모가 집사가 되어야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모는 교회의 정식 직분이 아니죠. 교회의 정식 직분을 따라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 섬기는 것도 중요하겠고 교우들과 그렇게 똑같이 과정을 밟아 나가면서 화합하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이번에 집사가 되기로 한 것입니다. 이런 저런 잔소리에 의연하게 대처해 주어서 감사합니다.
다른 두 분, 함희옥 집사님, 박순용 집사님은 진작 집사가 되셨어야 하는 분들이 아직도 집사가 되지 못하고 우리 교회에서 집사로 세우심을 받는 것은 뭔가 하나님의 뜻이 있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함 집사님은 70년대에 세례를 받으셨다지요. 요즘은 교회가 좀 쉬워져서 세례는 교회에 나오기만 해도 주고 집사는 조금만 잘 나오면 그냥 준다고 합니다. 시험이나 교육이나 그런 것도 없고 그냥 막 줍니다. 교회 몇 년 다녔는데도 집사가 못 되면 바보라고까지 하나봅니다. 그런데 그런 집사가 안 되시고 굳이 우리교회에 오셔서 집사가 되셨으니 이게 얼마나 큰 의미이자 하나님의 계획입니까! 믿으십니까?
그렇다고 우리교회가 집사 쉽게 주는거 아니라는 것은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집사의 믿음이 있는 분들에게만 집사 직분을 드립니다. 믿으십니까? 요즘은 어떤 사람이나 어떤 모임 등을 매우 좋아해서 그 편이 된 사람을 ‘빠’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고 노무현 전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은 ‘노빠’, 이명박 대통령을 좋아하는 사람은(설교의 질을 떨어뜨리는 예라서 죄송합니다) ‘명빠’라고 하지요. 오늘 집사로 세우심을 받고 나서는 세 분은 좋은만남빠들이십니다. 다른 분들도 참고하세요. 좋은만남빠 정도 되어야 좋은만남교회 집사가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집사가 되시는 세 분은 앞으로도 이 교회를 위해서 열심히 헌신하시고 또 교회와 교우, 이웃을 섬겨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오늘 이 예배를 집사 세움예배가 아니라 섬김이 세움예배로 규정하였습니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집사가 교회 안에서 계급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님을 밝히기 위함입니다. 교회에 무슨 계급이 있나요?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교회에 계급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도 노스페이스 패딩점퍼를 입는 것에 따라서 계급이 나누어 지는데 왜 교회라고 계급이 없겠습니까! 교회에서 누가 제일 대장, 높습니까? 하나님, 예수님이죠. 그 다음은? 직분을 아직 받지 못한 교인들입니다. 그 다음은? 집사, 그다음은 권사, 그 다음은 장로, 제일 계급이 낮은 찌질이는 목사입니다. 맞습니까?
사람들은 교회에서 받는 직분을 참 이상하게 오해합니다. 집사가 되면 높아지고, 권사가 되면 더 높아지고, 장로가 되면 제일 높아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집사는 권사에게 굽신굽신, 권사는 장로에게 굽신굽신하고, 장로는 평신도 최고의 직분으로 목사와 평등한 관계라고 생각하고 잔소리를 해댑니다. 목사가 더 높습니까, 장로가 더 높습니까? 웃기는 질문을 드려서 죄송합니다. 목사나 장로나 교회에서 가장 낮은 계급, 그래서 가장 많이 가장 많은 사람을 섬겨야 하는 직분입니다. 교회는 세상과 반대 방향으로 달려가는 모임입니다. 세상이 승진을 좋아한다면 교회는 강등을 좋아해야 합니다. 더 높아지는 것을 좋아할 것이 아니라 더 낮아지는 것을 좋아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집사가 권사가 되면 목에 힘이 들어갈 것이 아니라 더욱 고개가 숙여져야 합니다. 권사가 장로가 되면 무릎으로 기어야 합니다. 목사는 더 말할 것도 없지요! 그동안 제가 목이 좀 뻣뻣한 것을 이 자리를 빌어서 사죄드립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줄기차게 가르치시고 말씀하십니다. 높아지려고 하면 낮아져라, 어린 아이 같은 사람이 천국에서는 가장 큰 자다, 첫째가 꼴찌 되고 꼴찌가 첫째 된다,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자기 자신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고자, 죽기까지 섬기고자 이 땅에 오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도 어리석은 제자들은 그저 자기가 좌의정, 우의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꿈을 꾸고 예수님을 따라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은 점점 더 낮은 계급이 되는 것인데 그들은 점점 더 높은 계급이 되는 것을 생각하였습니다. 예수님은 복음은 그런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본문말씀 어렵게 이런저런 얘기 드릴 필요가 없을 겁니다. 명백하고 단호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는 섬겨야 하고 더 많이 섬기는 것이 더 높아지는 것이다! 오늘 이 말씀이 집사로 세우심을 받는 세 분과 교우 여러분의 가슴에 큰 의미와 가르침으로 남으시기를 바랍니다.
나가며 : 교회가 세상의 못된 것을 배워와서 집사가 되고 권사가 되고 장로가 되면 계급이 높아진 줄로 착각합니다. 뭔가 자기 맘에 안 드는 말을 들으면 ‘어쭈, 이놈 봐라’ 합니다. ‘어쭈 이놈 봐라’가 아니라 내가 집사, 권사, 장로, 목사로서 뭔가 잘못 됐으니 이런 소리를 듣는게 아닌가 반성해야 하는 것, ‘혹시 내가 뭘 잘못한 것, 제대로 섬기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것이 더 맞는 것이지요. 교회의 직분은 점점 더 낮아지는 직분입니다. 더욱 더 많이 섬겨야 하고 봉사해야 하고 충성해야 하고 헌신해야 합니다. 사순절이 시작되는 이 때에 집사로 세우심을 받고 또 교회와 세상을 향해 나선다는 것이 더욱 큰 의미가 있다고 여겨집니다. 예수님이 섬김을 위해 십자가의 길로 나아가셨듯이 오늘 우리 성도들도 섬김의 길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내딛는 것이지요.
오늘 예수님의 말씀,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을 마음에 품고 온전한 섬김이로 세우심을 받고 그 말씀에 따라 세상과 교회로 나서는 세 분과 교우 여러분께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 지도와 인도가 항상 함께 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