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 지음 / 살림출판사
그의 노래... 그가 쓴 글이 내 영혼을 울린다.
홍순관 -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가수
신앙인으로서 그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1233-0812
게으른 새
뉴저지에 있는 세븐레이크(일곱 개 호수) 중
한 군데를 가보면
멀리 캐나다에서 날아온 철새들을 만납니다.
호숫가에서 하루 종일 코를 박고 사는 그 새들은
어리석은 포식으로 몸이 불어 둔한 새가 되었습니다.
오직 먹기에만 전념하여 어색한 평화를 만듭니다.
먹을 것이 많으니 고향으로 돌아갈 이유도 멀어지고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도 모르게 되었습니다.
날지도 못하는 새. 거북하고 뚱뚱한 새.
철새가 텃새가 되었습니다. 변질이지요.
호숫가서 내내 꾸물대던 그 새들은 평화로움이 아니라
끔찍한 정지였습니다.
제 몸 먹이려다 날개도 접은 새.
식탐이 낳은 형벌이었습니다.
날지 못하니 새가 아닙니다.
고향을 모르니 뿌리도 모릅니다.
제 몸 무거우니 제 길 가지도 못합니다.
새는 날아야 평화입니다.
가벼운 삶이 평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