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 지음 / 살림출판사
그의 노래... 그가 쓴 글이 내 영혼을 울린다.
홍순관 -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가수
신앙인으로서 그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1235-0826
이런 것들을 못 해 보았다면
구름처럼 느린 완행열차를 타고 여행을 떠나봅니다.
산꼭대기를 올라갑니다. 어느 날엔 이른 아침에
어느 날엔 해질녘에.
모래톱에 누워 별을 헵니다.
동네를 걸어서 한 바퀴 돌아봅니다.
이웃 나라 사람들을 위해 오랫동안 기도합니다.
식구들을 위해 밥을 지어봅니다.
뜰에 듬뿍 물을 줍니다.
결혼식에서 축가를 부릅니다.
조조영화를 봅니다.
벼루를 내어 먹을 갈아봅니다.
들판을 뛰어봅니다.
노을이 사라질 때까지 바라봅니다.
낙엽을 쓸어봅니다.
눈사람을 만듭니다.
한 해 동안 이런 것들을 하지 못했다면요.
새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해가 그렇게 해 보라고
우리에게 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