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 지음 / 살림출판사
그의 노래... 그가 쓴 글이 내 영혼을 울린다.
홍순관 -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가수
신앙인으로서 그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1238-0916
바람에 휘리릭
나뭇잎 하나 떨어졌습니다.
바람에 휘리릭 나뭇잎 하나 떨어졌습니다.
곧고, 강한 대나무입니다.
대나무 잎 하나 떼어보려고
억지로 흔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바람에 휘리릭 대나무 잎 하나 떨어졌습니다.
센 바람도 아닙니다. 그냥 지나가던 바람이었습니다.
억지로 떼기도 어려운 대나무 잎은 지나가던 바람에
그냥 떨어졌습니다. 힘겹게 떨어진 것도 아니요,
억지로 버티다 떨어진 것도 아닙니다.
살려고 애를 쓰면 삶도 힘들어집니다.
그냥 지나가는 바람처럼
댓잎도 이때다, 싶어
그냥 제 몸을 떠난 것입니다.
바람에 대나무 잎 하나 바람처럼 떨어졌습니다.
이 세상 있어지고 없어지는 모든 게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억지가 아니라 순리입니다.
휘어진 꽃줄기도 사람의 힘으로는 세울 수 없으나
다음 날, 깨어나는 만물과 함께
제 몸을 일으킵니다.
성경 속에 흐르는 수많은 기다림과 역설과 기적도
하늘의 눈으로 보면 절로 흐르는 순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