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관 지음 / 살림출판사
그의 노래... 그가 쓴 글이 내 영혼을 울린다.
홍순관 - 평화와 생명을 노래하는 가수
신앙인으로서 그의 고백에 귀 기울여 보자.
1251-1216
나무가 됩니다.
나무는 존재 자체가 사랑입니다.
가만히 있음으로 그늘을 만듭니다.
뜨거운 태양을 먹고 시원한 그늘을 낳습니다.
가만히 있다는 것은 그친 것이 아닙니다.
묵묵하다는 것은 죽은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견디는 것입니다.
속으로부터 끝없는 생명 춤을 추는 것입니다.
녹색의 절정이 있어도, 그 춤은 요란하지 않습니다.
그저 지나가는 바람에게 대답해 주는
자상함일 뿐입니다.
그런 고요한 삶이 그늘을 만드는 것입니다..
아침에도, 한낮에도, 혼자 있는 밤중에도
나무는 철저히 세월을 삽니다.
견디는 시간이 둥근 나이를 만듭니다.
속으로 여무는 나이는 그만큼 둥글고 단단합니다.
느리게 자라는 만큼 오래갑니다.
떠든다고 교회 아닙니다. 떠든다고
신자 아닙니다.
존재 자체가 사랑이어야 합니다. 가만히 있어도
향이 흐르고, 춤이 되고, 노래 절로 나오는
자유의 샘이어야 합니다.
나는 기도할 때 나무가 됩니다.
그늘 되어 쉬게 하는 나무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