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정규화
추억이라면
많았던 어려움도 저마다 흐뭇한데
다시 추억을 만드는 오늘,
산다는 게 고단하구나
눈망울 티 없이 맑은 죄로
남녀노소는 쉽게 알아보지만
넘볼 수 없는 마음
다들 거울 같을까
거울을 통하여 남을 안다는 것은
또한 어렵구나
나의 마음
따로 있을 때
그대들 따로 있었고
말을 트고 술잔을 나누면서도 여전하구나
외로움만은 우리 것임을 알지만
이 세상은 누구의 것임을 모른 채
불혹을 향하여
알게 모르게
떠난 사람, 붙들어 온들
뉘라서 떨어진 꽃잎으로 다시 꽃송이 만들 수 있을까
눈으로 보면
오로움으로 몸을 떠는 여기
세 발자국 앞도 캄캄하구나